美 국경순찰대의 '역방향' 검문…캐나다 방문자 급감에 국경도시 '비상' - 수배자 체포와 밀수품 차단 목적…BC 차량 미 입국 51% 감소
Yahoo News Canada : Peace Arch 국경 검문소
(안영민 기자)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대에서 미국 국경순찰대가 캐나다로 향하는 차량을 검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메트로 밴쿠버 인근 피스아치(Peace Arch)와 퍼시픽 하이웨이(Pacific Highway) 국경에서는 미국 영토를 떠나 캐나다로 입국하는 차량들이 미국측에서 반복적으로 검문을 받고 있어, 통과에 수 시간이 걸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이 같은 '역방향 검문'에 대해 미 국토안보부는 “수배자 체포와 밀수품 차단을 위한 국가 안보 조치”라고 밝혔지만, 지역 주민과 상인들 사이에서는 방문객 감소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B.C. 차량 51% 급감…블레인 시장 “서비스 유지도 위태”
블레인(Blaine)의 메리 루 스튜어드 시장은 “지난 주말 검문 현장을 직접 확인했는데, 대략 네 번째 차량마다 정차시켜 트렁크와 뒷좌석을 점검한 뒤 통과시켰다”며 “누군가 체포되거나 하는 상황은 보지 못했지만, 이유를 물어도 국경 관리들로부터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에서 출국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아웃바운드 점검'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국경을 자주 넘는 캐나다 주민들에 따르면, 일부 검문소에는 탐지견까지 동원되고 있으며, 미 국경순찰대가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매일같이 검문을 실시하는 건 드문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4월 한 달간 브리티시컬럼비아 차량의 미국 입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1% 급감했다. 일부 캐나다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캐나다 51번째 주’ 언급 등에 대한 반감으로 미국 방문을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 지역 경제 ‘직격탄’…상점·시 정부 모두 ‘긴장’
블레인에서 이민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인 렌 손더스는 “이러한 검문은 원래 아동 유괴나 도주범 수배 등 위급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이뤄지던 것”이라며 “지금처럼 매일 시행되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인들이 몇 시간씩 걸리는 검문을 피하려 할 경우, 미국 쪽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블레인을 비롯한 국경 도시들은 캐나다 쇼핑객의 소비로 지역 경제가 지탱되는 구조다. 특히 블레인 시 정부는 매출세를 주요 재정 자원으로 삼고 있다. 스튜어드 시장은 “방문자 급감이 계속되면, 시의 공공서비스 제공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국가 안보 임무의 일환으로, 출국 차량에 대한 정기 점검을 통해 수배자 검거 및 밀수품 압수를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과 상인들은 “이런 조치가 캐-미 경제 갈등 속에 사실상 ‘무역전쟁의 볼모’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하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