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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_ 3월 3일자
 
몇 년 전에 필자에게 새로운 취미가 하나 찾아왔었다. 책을 읽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거의 손에 놓았던 책을 다시 집게 된 것은 사실 스스로에 대한 매조짐 같은 것이었는데, 처음 시작과는 달리 이것에 제법 취미가 생겼다. 집에 있으면 늘 보던 티브이 보다 책 읽는 것이 더 재미있어졌다.
집 근처에 도서관들 있고 거기서 많은 한국 책을 만날 수 있었다. 한 권 한 권 읽다 보니 그 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어느새 다 읽어서 다른 도서관으로 옮기곤 하는데, 이러다 보니 스스로 ‘도장 깨기’가 연상이 되는 ‘도서관 깨기’ 같은 도전의식이 생겨났다.
그러던 며칠 전 얼마 전에 입고된 것으로 보이는 ‘조국의 시간’이란 제목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침 세상읽기 칼럼을 다시 쓰기로 했던 터라 얼른 집어 들었다. 단숨에 읽고 나니 체한 것처럼 속이 답답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가슴 속에 큰 돌멩이 하나가 묵직하게 똬리를 틀고 앉은 기분이었다.
‘내로 남불’이라고 모두 자기가 옳고 잘났다며 사는 세상이니 조국 교수의 억울함에도 분명 비난의 소지는 존재하므로 그런 책 출간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견해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럼에도, 피의자에 대한 ‘본 건’ 범죄 증거를 못 찾으니 어떤 형태로든 처벌하기 위해 가족을 건드리는 ‘별건 수사’ 행태는 좀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요즘 이재명을 보면 자꾸 조국과 오버랩이 된다. 죄가 나올 때까지 계속 칼질을 하는 것이 검찰이라고 검찰 내부고발자로 악명(?)이 높은 임은정 검사가 쓴 소리를 했는데, 한번 물면 놓치 않는 도베르만의 사냥감은 이미 정해진 듯 하다.
검찰이 청구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예상대로 국회에서 부결됐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부결된 것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민주당 의석 수로 보면 안심할 수준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당내 이탈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구속시켜야 한다는 당내 분위기가 만만치 않음을 반증한 것이다.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데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
사실 여권에서는 이 대표를 치워야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산 있다는 식의 연기를 계속 피웠던 것이 사실이다. 검찰은 이미 이 대표에 대한 여러 건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재차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민주당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향후 이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아들 학폭 때문에 임명된 지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이야기는 며칠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경찰을 대표하는 국가수사본부장 직의 임명인데 대통령실과 경찰청 모두 인선 검증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이쯤 되니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인 ‘더 글로리’의 현실판이란 이야기부터 아들의 서울대 입학에 문제 있다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표결이 이뤄지던 날 국회에서는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법이 하나 통과됐다. 재외동포청을 신설하는 개정안인데 해외에 사는 동포들이 숙원사업처럼 기다렸던 것이어서 반가운 마음이다. 해외교포들에게 좀 더 원활한 한국 정부의 지원이 기대된다. 그 동안 선거 때만 되면 7백만 명이 넘는 해외동포 표심을 노리고 다들 동포청 설립을 약속했지만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던 것을 기억하면 늦게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수개월 전이긴 한데 재외동포청이 신설된다는 정부 방침이 나온 뒤 월간조선에 올랐던 칼럼이 기억난다. 이 기자는 해외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을 한민족이란 이유로 정부 예산을 써가며 행정 지원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란다.
해외에 살면 그 나라 사람이고 지원한다면 그쪽 정부에서 지원해야지 왜 한국 정부가 지원하냐는 취지다. ‘국뽕’인가? 아니면 어그로(aggro)를 끌려는 속셈이었나? 아무튼 이런 스탠스로 초지일관하는 사람들이 조선일보에 자주 눈에 띄는 것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세계 뉴스로는 특이한 일이 없었기에 캐나다로 눈길을 돌려보면, 먼저 연방정부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대해 사용 금지 결정을 내린 것이 관심을 끈다. 그 동안 개인 보안 문제로 정부에서 조사 중이었는데 틱톡의 데이터 수집 방식이 사이버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28일부터 연방정부에서 발급한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틱톡을 삭제하고 차단했다.
틱톡은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바이트댄스라는 회사가 개발했는데 10년 만에 중국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 바이트댄스는 틱톡과 같은 플랫홈을 통해 전 세계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통신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이를 중국 정부나 기업에 제공해 국가 안보나 경제 활동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이 되어 왔었다. 이에 따라 앞서 유럽이나 미국의 많은 주들이 정부 발급 휴대폰에 이 앱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앨버타주 정부의 올 예산이 화요일에 공식 발표됐다. 원래 이렇게 큰 뉴스는 발표 전까지 엠바고가 걸리는데 3개월 남은 총선을 의식해서인지 통합민주당 인사들이 이런저런 예산이 편성되었다고 여저저기서 자랑을 하고 다니는 모양이다. 기자 입장에서는 씁쓸하다.
앨버타주의 유례없는 재정흑자 규모 때문에 전국에서는 과연 주정부가 이 많은 돈을 어떻게 쓸까에 주목했는데 의료와 교육분야에 예산을 집중 편성했다. 본지 기사나 온라인에 올린 영상을 참고하면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로열티와 기타 관련 수수료로 인해 앨버타주 정부의 수입이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 말 총 28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1초당 892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주정부 수입을 주민들에게 나눠준다면 1인당 약 6천2백 달러씩 나눠 갖게 된다.
앨버타주는 과거 19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도 유가가 천정부지로 솟는 바람에 횡재를 한 적이 있었다.
지난주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13년 만에 칼럼을 다시 쓰게 된 것도 능력에 부치는데 CN드림 온라인 사이트에 한 주간의 소식을 모아 영상도 만들어 올렸다. 주름이 자글한 이 나이에 무슨 화면발이 받는다고 영상까지 찍었느냐 나무래도 할 말이 없다. 요즘 추세가 영상 시대라는 발행인의 열의에, 되지 않는 투지까지 생겼다. 물론 전문가다운 솜씨하고는 거리가 멀다. 아무래도 지면이 한계가 있으니까 조곤조곤 이런저런 이야기할 여유가 있어 보여 칼럼과는 조금 다른 내용으로 뉴스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너도나도 유튜브를 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그런 시류에 올라타 한몫 챙기려는 마음은 언감생심이다.
김민식 발행인이 여러 가지 탐방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데 옆에서 지켜보면 어지간한 인내와 사명이 없으면 하지 못할 일이란 생각이 든다. 뿌연 안개에 싸여 눈에 잡히지 않지만 목적지가 있는 곳을 향해 뚜벅뚜벅 한걸음씩 내딛는 모습에 종종 감탄한다. (본지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03-03
Avalon | 2023-03-04 1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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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나도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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