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지원금 삭감에 새 이민자들 무료 영어교육 받기 어려워 - 비영리 단체들 줄줄이 영어수업 중단…이미 대기자 많아 1년 더 기다릴 수도
CBC
(박미경 기자) 캘거리에 정착한 신규 이민자들이 무료 영어 수업을 들으려면 최대 1년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자 대상으로 영어 수업을 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들은 연방 정부의 지원금 삭감에 따라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이민 난민 및 시민권국(IRCC)은 오타와가 이민자 축소 계획을 진행하면서 신규 이민자를 위해 언어 교육(LINC)을 제공하고 있는 일부 단체에 지원금을 삭감했다. LINC 수업은 신규 이민자들이 영어로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연방 정부에서 전액 지원하는 수업이다.
이번 지원금 변경에 따라 신규 이민자 센터는 약 900명의 대기자가 있지만 LINC 수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신규 이민자 센터의 임시 CEO인 찰리 왕은 지난 주 'This Is Calgary' 에피소드에서 CBC 진행자 제니 하우에게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언어 프로그램 대기자 명단이 상당히 길어졌다”면서 "지원금 삭감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우 밸리 컬리지, 메이플 리프 아카데미, 레스브리지 폴리테크닉도 인기 있는 LINC 수업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4월 2일 현재, 신규 캘거리 주민 6,199명이 LINC 수업을 대기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 영어 교사였던 마리테 로하스는 2년 전 캘거리로 이주한 학생으로 언어 수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1년 정도를 기다려 LINC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하우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돈을 내야만 하는 다른 학교를 찾아보고 있지만,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면 뭐든 고립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의사에게 가더라도 의사의 말을 이해할 수 없고, 은행 계좌도 개설할 수 없으며, 계약서를 읽을 수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로하스는 일부 LINC 수업을 통과했으며, 고등 교육 기관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영어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4월 초까지 메이플 리프 아카데미는 무료로 수업을 제공했지만,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서 학교는 LINC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캘거리 다운타운에 있는 메이플 리프 아카데미의 강사이자 e-러닝 전문가인 케빈 심슨은 "학교는 텅 비고, 교사도 줄고, 학생 수는 훨씬 적다."면서 “처참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서 심슨은 “캐나다에서 새 삶을 살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으로 이 수업을 듣기 위해 캘거리에 온 학생들도 있다”며 "이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언어 능력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새 이민자들은 한 달 전만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던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2024-25년 신규 이민자 정착 지원을 위한 지원금이 이전 회계연도보다 4.2% 증가했다. LINC 수업처럼 지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예상되는 신규 이민자 수에 따라 달라진다.
IRCC 대변인은 "이민 수준 계획에 따르면, 2025~2027년에 신규 이민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에 맞춰 가용 자원이 줄어들었고, 서비스 제공업체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주권을 발급받는 연간 신규 이민자 수가 내년에는 50만 명에서 39만 5천 명, 2026년에는 38만 명, 2027년에는 36만 5천 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캘거리의 이민자 교육 협회는 무료 영어 수업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2월에 45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받았다. 이는 5개의 추가 수업과 125명의 추가 학생을 수용하는데 소요되는 금액이다.
협회는 “이 지원금은 캘거리의 다른 LINC 프로그램이 없어지면서 생긴 격차를 메우기 위한 것”이지만 "긴 대기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민자 교육 협회에는 신규 캘거리 주민 약 2,500명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와 있다. 수업을 들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