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시사 칼럼) 다가오는 선거철과 게리멘더링
의사당 뜰에 군락을 이룬 코스모스가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 그 가을과 함께 선거철이 다가왔다. 출근길에 줄줄이 꽂힌 후보들의 팻말을 보며 민주주의를 실감한다. 국가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위임해주는 선거는 민주주의 체제가 갖는 축제다. 독재체제에서는 선거가 없으니까. 선거가 있다 해도 국민의사와는 관계없는 체육관 선거 아닌가?

내가 살고 있는 시의 일꾼을 뽑는 선거는 10월18일이다. 시장, 시의원, 교육청 관재인을 선출하는 선거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일꾼을 뽑는 선거로 시민들은 반드시 참여하여 내 권리를 위임할 후보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

시 선거와 함께 에드몬톤 한인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도 다가왔다. 지난번 선거 때는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고 남들 다 집에서 쉬면서 떡국 먹는 신년 1월1일 회장 취임식을 해 어떤 노인회원은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회장은 떡국회장”이라고 정곡을 찔러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번 회장 선거는 그런 빈정거림을 듣는 후보가 당선 되어서는 안 된다. 떡국 회장은 한 번으로 족하다.

2주전 선거관리위원장 명의로 선거공고가 있었다. 선거공고에는 투표인 자격이 명시되었는데 2년 연속 회비를 낸 회원이 투표권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인회에서 금과옥조로 여기는 영문회칙, 정부에 등록된 회칙에는 당해년도 회비, 즉 선거가 있는 해 회비를 낸 회원이면 투표권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난 주에는 선거공고 취소와 함께 총회소집한다는 소집공고가 났다.
이 문제에 대해 선관위원 모씨는 “2년 연속 회비를 낸 회원이 투표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은 총회를 통과한 것인데 회칙을 정부에 등록할 때 투표인 자격 조항이 빠졌다. 그래서 총회를 다시 열어 투표인 자격 조항에 대해 총회 의견을 물어 정부에 회칙 등록을 하고 선거를 해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 째는 선관위원장을 비롯해 선관위원이나 누구도 회칙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회칙을 한 번만 읽어봤어도 투표인 자격 때문에 선거공고 취소하는 코메디는 연출하지 않아도 됐다.

둘 째는 이번 선거가 일부 특정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떡국회장을 능가하는 코메디회장이 선출될 가능성이다. 두 말할 필요없이 선거는 공정하게 치뤄야한다. 선관위원장도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공명선거를 천명했다. 그러나 선거공고 취소 소식을 듣고 순간적으로 필자의 머리에 떠오른 것은 공명선거가 아니라 “게리멘더링”이다.

메사츄세츠 주지사였던 엘브리지 게리(Elbridge Gerry)는 자기가 소속된 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분할했는데 분할된 선거구의 지도가 도롱룡(salamander)처럼 생겼다 해서 Gerry와 Salamander를 합해 Gerrymandering 이란 합성어가 생겼다. 그 후 Gerrymandering은 자당 후보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나누는 불공명선거의 대명사가 되었다.

선거를 코 앞에 두고 회칙개정을 위해 총회를 소집하는 것은 전형적인 게리멘더링이다.
2년 연속 회비를 낸 회원만 투표권이 있다면 어떤 특정후보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은 한인회에 약간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현 한인회 집행부에 대한 회의와 불신 때문에 올해는 회비 안낸 사람들이 많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회비 낸 회원들의 대다수는 현 집행부 지지자들이다.

그러니 2년 연속 회비낸 회원들에게만 투표권 준다면 현 회장이 재출마 하거나 현 집행부가 지지하는 후보가 출마해 압도적 차이로 당선되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 불 보듯 뻔한)한 사실이다. 아마 공산당 서기장 선거나 유신 시절 체육관 선거처럼 90 몇%정도 찬성으로 당선 될 것이다.

더구나 지난번 회장선거와 관련해 소송을 했던 이사진 포함 15명의 회원을 제명 시킨다는데 선거를 앞두고 반대파를 제명한다는 것은 목적이 어디 있는지 뻔한 것이다.

반대파가 있다는 것은 시끄럽고 비능률적이고 거추장스럽고 반대파에게 약점 잡히지 않으려고 노력도 몇 배 더 해야 하고 설득도 해야 되고 귀찮은 일이다. 반대파가 없으면 하고 싶은 일 일사천리로, 효율적으로, 화기애애하고 화합과 하나되는 분위기 속에서 평화롭게 할 것 같지만 비판과 견제가 없으면 결국 부패하고 부패는 자멸의 길로 이끄는 것이다.

80년대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이 몰락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가지가 비판, 견제하는 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공산주의라는 경제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속성상 공산당이 일당독재를 해야 하는데 비판, 견제 없는 일당독재는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걸었다.

필자는 비판적 편파적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 말에 대해 지면을 빌어 사르트르의 말을 해주고 싶다. “지성인이란 자기 일이 아닌 남의 일에 뛰어드는 자로서 정의와 자유, 선과 진실, 즉 인간사회 보편적 가치를 위해 헌신하고 투쟁하는 자”라고 했다.

프랑스의 문호 알버트 까뮤는 소설 ‘이방인, ‘흑사병’을 쓴 작가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그는 2차대전이 끝나고 나치에 협력했던 반역자를 처벌할 때 ‘대가리에 먹물 든 자’들은 가중처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료 문인 프랑수아 모리악이 “그리스도의 자비로 용서하자”고 했으나 문인이나 언론인 등 소위 먹물 든자들은 먹물 값을 해야 되는데 먹물을 조국 반역에 썼으니 가중처벌 해야 한다고 주장해 동료들은 가중처벌했다.

(cndreamedmonton@gmail.com)

기사 등록일: 2010-09-30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소득세법 개정… 고소득자..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웨스트젯 캘거리 직항 대한항공서..
  성매매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 한..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5
  주정부,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
  캘거리 고급주택 진입 가격 10..
  미 달러 강세로 원화 환율 7%..
  해외근로자, 내년부터 고용주 바..
댓글 달린 뉴스
  버스타고 밴프 가자 - 레이크 .. +5
  캘거리 초미의 관심사, 존 Zo.. +1
  캘거리 존 Zone 개편 공청회.. +1
  오일러스 플레이오프 진출에 비즈.. +1
  로또 사기로 6명 기소 - 앨버.. +4
  캘거리 의사, 허위 청구서로 2..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