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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격양가를 불렀으면
- 격양가 -

해가 뜨면 일하고 일출이작(日出而作)
해가 지면 쉬고 일입이식(日入而息)
우물 파서 마시고 착정이음(鑿井而飮)
밭을 갈아 먹으니 경전이식(耕田而食)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랴 제력우아하유재(帝力于我何有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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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세계 각지에 있는 한인회를 검색해 살펴 보노라면 일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에드몬톤 한인회도 내홍을 겪고 있다.

한인회가 법과 상식 테두리에서 운영된다면 별다른 큰 문제가 없을 것인데 법과 상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법과 상식이 무시되는데 모든 문제가 있다.

며칠 전 지인(知人)이 웬 인쇄물을 갖고 와 이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그 인쇄물은 10월6일 에드몬톤 한인회 홍보1팀 명의로 나온 것인데 하단에는 법원의 영문 판결문이 읽기도 힘든 작은 글씨로 실려 있었다.



오랜만에 John이 전화를 했다. John Kim이 아니니 오해 없기 바란다. John은 한 때 같이 일한 적이 있는데 노조 간부를 맡고 있다. 이번 18일 시 선거에 노조에서 지지하는 후보 선거운동에 손이 필요하다며 시간을 내달라고 하길래 거절 못하는 성격에 그렇자고 대답을 했다.
그는 고맙다며 캐나다인들의 정치 무관심을 탓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캐나다인들은 대개 정치에 무관심하다. 이번 시 선거도 투표율이 높을 것 같지 않다. 캐나다뿐 아니라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일수록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추세다. 스위스 같은 나라는 대통령 이름은커녕 대통령 중심제인지 내각중심제인지 조차도 모르는 국민들이 허다하다.

캐나다인들의 정치 무관심을 보노라면 요순시대 농부가 불렀다는 격양가(擊壤歌) 생각이 난다. 요순시대는 태평성대의 상징이다. 격양가는 후세에 누군가 지은 노래이겠지만 이 노래의 의미는 정치의 고마움을 알게 하는 정치보다 정치가 무언지조차 느끼지 못하게 하는 정치가 정말 백성을 위하는 정치라는 뜻이다. 이는 장자(莊子)가 말한 다스림의 최고의 경지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위정자들의 이상이다.

또한 유럽의 선진국들이나 캐나다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해도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이미 100년 200년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민주주의의 기틀을 닦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경우가 다르다. 해방과 동시에 국토는 반으로 갈라졌다.

미국은 가난했던 우리에게 무상원조를 제공했다. 물자 무상원조뿐 아니라 민주주의도 무상원조 했다. 미국이 무상원조해준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살려니 민주주의가 뭔지 자유가 뭔지 그 개념조차 제대로 모르고 살고 있다.

Easy come, easy go라는 서양 속담도 있지만 모든 것에는 정당한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무상원조 된 민주주의를 살면서 우리는 무상원조의 대가를 치루고 있다. 해방 된지 65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것은 국내에서뿐 아니라 고국을 등지고 머나먼 해외에 이민 와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에게도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본다면 한인들이 나가 살고 있는 모든 국가에 있는 한인회를 들 수 있다. 인터넷에서 세계 각지에 있는 한인회를 검색해 살펴 보노라면 일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에드몬톤 한인회도 내홍을 겪고 있다.

한인회가 법과 상식 테두리에서 운영된다면 별다른 큰 문제가 없을 것인데 법과 상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법과 상식이 무시되는데 모든 문제가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며칠 전 지인(知人)이 웬 인쇄물을 갖고 와 이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그 인쇄물은 10월6일 에드몬톤 한인회 홍보1팀 명의로 나온 것인데 하단에는 법원의 영문 판결문이 읽기도 힘든 작은 글씨로 실려 있었다.

판결문 첫 장에는 Plaindiffs(원고, 고소인)에 7명의 이름과 the Edmonton Korean Canadian Association(에드몬톤 한인회의 영어 명칭인 듯) 과 Defendants(피고) J.S.Kim(Bran) and J.H.Kim(John)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상단 한글에는 2008년 11월 한인회장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에드몬톤 한인회를 고소했던 소송이 이미 일년 전, 이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법원 판결문에는 에드몬톤 한인회가 고소인으로 나와있는데 에드몬톤 한인회를 고소했다니 무슨 소리인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원고를 고소하다니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속담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했다. 이 인쇄물 한가지만 보더라도 에드몬톤 한인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민사소송의 가장 기본적 사실관계인 원고 피고 조차 왜곡해놓고 교민들에게 무슨 판단을 하란 말인가?

스위스 국민들이 대통령 이름조차 몰라도 스위스가 제대로 굴러가듯 요순시대 백성들이 임금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격양가를 부르며 태평성대를 구가하듯 한인회도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교민들 친목도모하고 교민을 위해 봉사한다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한인회 일 것이다.

그럴 수 있는 날이 빨리 와서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격양가는 부르는 것은 그만 두더라도 본업인 음악칼럼이나 문학이야기 쓰면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대로 음악칼럼이나 문학이야기 쓸 때는 비록 졸필이나마 가끔 격려의 전화도 받곤 우쭐할 때도 있었다.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독자와 함께 커피 향에 취해 문학과 음악을 이야기 하며 떨어지는 낙엽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가을이 내년에는 찾아 오려는지. 아니면 25시에나 되려는지.

기사 등록일: 201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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