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민 기자) 캐나다와 미국이 정치가 아닌 스포츠로 20일 밤 보스턴에서 충돌한다. 무대는 캐나다, 미국, 핀란드, 스웨덴의 NHL 최고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 아이스하키 국가대항전인 4개국 페이스 오프의 챔피언 결정전이다.

캐나다는 17일 핀란드를 5-3으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보스턴 TD 가든에서 캐나다 국가가 연주될 때 미국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앞서 미국은 15일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해 일찌감치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 경기는 몬트리올에서 열렸는데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캐나다 관중들이 야유를 보냈다. 이어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양 팀 선수들은 난투극을 벌였다. 장갑을 벗어던지고 맞붙어 주먹싸움을 벌였는데 경기 시작 9초 동안 3번의 격투를 벌여 이 부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NHL 국가대항전에서 가장 빨리 벌어진 격투 기록은 1996년 20초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며 압박하고 캐나다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데 따른 캐나다인들의 반미 감정은 극도로 치솟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아이스하키 링크와 농구장 등에서 미국이 경기할 때마다 캐나다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캐나다와 미국의 주요 스포츠 관련 언론들은 20일 밤 펼쳐지는 양국 간 경기에서 관중의 야유는 물론 선수들의 격렬한 ‘혈투’를 예상하며 캐나다와 미국이 정치와 스포츠로 충돌하는 모습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로저스의 새로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결은 단순한 하키 경기 그 이상으로 평가된다. 캐나다인의 4분의 3 이상(78%)이 하키가 캐나다의 국가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며, 75%는 캐나다의 국가적 자부심이 하키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를 알고 있는 캐나다인의 약 60%는 캐나다의 경제와 경제 주권에 대한 위협을 고려할 때 캐나다의 승리가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10명 중 4명은 캐나다의 승리가 캐나다에 대한 자부심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Truth Social 게시물에서 캐나다가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는 제안을 반복하면서 미국 하키 팀에 행운을 빌었다.

그는 "오늘 아침 우리의 위대한 미국 하키 팀에 전화해서 오늘 밤 캐나다를 상대로 한 승리를 위해 격려할 것"이라고 말하며 워싱턴에서 주지사들과의 회의 때문에 경기에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단장 빌 게린은 트럼프가 경기에 참석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우리는 자랑스러운 미국 선수, 코치, 스태프로 가득하고 최선을 다해 국가를 대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선수들이 정치적 불길을 ‘영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와 미국의 챔피언 결정전은 오후 8시(동부 표준시)에 보스턴의 TD 가든에서 열린다. 미국에서는 ESPN, 캐나다에서는 Sportsnet에서 생중계된다. 케이블이 없는 캐나다인을 위해 Sportsnet+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을 제공할 예정이다.

운영팀 | 2025-02-21 07: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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