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강풍에 앨버타 ‘마비’…캘거리 공항 운항 중단 - 캘거리와 에어드리 2번 고속도로 100대 연쇄 추돌 사고로 도로 폐쇄
경찰 “모든 도로 이동 자제”... 시속 100km 돌풍 앨버타 클리퍼 강타
수요일에 앨버타주 대부분 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인해 눈보라와 강풍이 몰아치면서 캐나다 환경청은 황색 단계의 겨울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사진출처=CBC)
(안영민 기자) 앨버타주 전역에 강력한 겨울 폭풍이 몰아치면서 항공과 육로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 블리자드에 가까운 기상 상황으로 캘거리 국제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일시 중단됐고, 연방경찰(RCMP)은 주 전역의 모든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이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17일 캘거리 국제공항은 폭설과 강풍으로 인해 항공기 이착륙을 잠정 중단했다. 공항 측은 오후에 운항을 재개했지만, 프레리 지역 전반에 걸친 악천후로 지연과 결항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공항 대변인은 “임시 운항 중단과 주변 공항들의 제설 대응 여파로 잔여 혼잡이 불가피하다”며 승객들에게 항공사 확인을 당부했다.
이번 폭풍은 이른바 ‘앨버타 클리퍼’로 불리는 겨울 저기압으로, 강한 눈보라와 최대 시속 100㎞에 달하는 돌풍을 동반했다.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는 앨버타 중부와 남부에 노란색(주의) 겨울폭풍 경보를 발령하며 “눈과 날리는 눈으로 시야가 극히 나빠지고 강풍이 동반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로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캘거리 북쪽과 남쪽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속출하자 RCMP는 오후 1시께 앨버타 전역에서 불필요한 이동을 삼가라는 긴급 권고를 내렸다. 특히 캘거리와 에어드리를 잇는 2번 고속도로는 양방향 모두 통제됐고, 레드디어 남쪽 구간도 폐쇄됐다. RCMP에 따르면 캘거리–에어드리 구간에서는 차량 80~100대가 연루된 대형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에어드리와 록키뷰 카운티, 크로스필드, 비세이커, 디즈버리 등 인근 농촌 지역에서도 사고가 잇따랐다. 에어드리에는 발이 묶인 주민들을 위한 임시 온열 쉼터가 설치됐고, 버스를 이용한 이송이 이뤄지고 있다. 캘거리 시내에서도 디어풋 트레일 북행선 일부 구간이 다중 사고로 통제됐다.
교육과 대중교통도 직격탄을 맞았다. 캘거리 교육청은 스쿨버스와 대중교통 전반에 큰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방과 후 모든 비교과 활동과 고등학교 체육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앨버타 남서부 지역에는 한 단계 높은 주황색(심각) 강풍 경보가 내려졌다. 레스브리지, 크로스네스트 패스, 카드스턴, 쿠츠 일대에서는 시속 130㎞에 이르는 강풍이 예보돼 정전 가능성과 대형 차량 전복 위험이 제기됐다. 로키산맥의 아이스필즈 파크웨이는 재스퍼 인근부터 레이크 루이스까지 구간이 폐쇄됐다.
기상 당국은 이번 폭설이 수요일 오후부터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점차 약화되겠지만, 이후 북극 한기가 남하해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레리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체감온도 영하 45도에 달하는 한파 경보도 발령됐다. 서부 캐나다가 이례적으로 온화한 날씨를 누린 직후 닥친 급변에 당국은 “겨울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캐나다의 겨울은 공식적으로 이번 일요일인 21일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