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카길 코로나19 집단감염 대응 실패 지적 - 앨버타주 정부의 근로자 보호 실패 주장, 2020년 950명 감염·2명 사망
사진 출처: St. Albert Gazette
(이남경 기자) 새로운 학술 보고서가 2020년 캘거리 남쪽 카길 소고기 가공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코로나19 집단감염 당시 앨버타주 정부가 근로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것을 재앙적인 실패라고 지적했다.
하이리버 인근 도축장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초기 몇 달 동안 발생했다. 2020년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약 95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직원 2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약 2,000명의 직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이 집단감염은 북미에서 발생한 산업 현장 코로나19 집단감염 가운데 최악의 사례 중 하나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필수적이면서도 소모 가능한 인력: 앨버타주의 코로나19 대응이 카길 근로자들에게 실패한 과정’이라는 제목의 128쪽짜리 보고서는 28일 앨버타대학교 문과대학 산하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파크랜드 연구소가 발표했다. 연구소는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정부 이메일 수백 건을 확보한 뒤 카길 집단감염에 대한 첫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0년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사망한 카길 직원 부이 티 힙과 베니토 케사다에게 헌정됐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이자 리자이나대학교 산업보건 및 안전학 교수인 숀 터커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카길과 앨버타주 정부의 우선순위가 근로자들을 신종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것보다 생산을 계속 유지하는 데 있었다고 주장했다. 터커는 “카길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불가피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해야 할 일을 할 용기가 부족했던 지도자들과 시스템의 실패가 원인이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농업시설 및 육류 가공공장과 마찬가지로 카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필수 서비스로 분류돼 운영을 계속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초기 카길 경영진은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을 보이고 있더라도 계속 출근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한 차례 500달러의 출근 보너스와 시간당 2달러의 임금 인상을 도입했다.
많은 근로자들은 다른 수입원이 부족했고, 필수 근로자로 분류돼 연방정부의 캐나다 긴급 대응 혜택(CERB)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보너스와 임금 인상을 받아들였다.
보고서는 “3월 말이 되면서 캐나다 최대 소고기 가공공장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조건이 갖춰졌다.”라고 밝혔다. 터커는 육류 가공공장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동안 대응에 관여한 정부 부처와 기관 전반에서도 문제들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된 이메일을 통해 앨버타 산업안전보건(OHS) 규제기관이 앨버타 보건서비스(AHS)에 업무를 넘기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HS는 카길에 직원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권고를 제시했지만, 해당 권고가 실제로 이행됐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당시 주정부 관계자들이 집단감염의 원인을 카길 직원들이 비좁은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고 차량을 함께 이용해 출퇴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터커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감염이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추정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라며, “선출직 공무원들이 집단감염이 주로 가정 내 전파로 발생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카길 근로자와 그 가족에 대한 낙인이 더욱 커지고 지역사회 차원의 인종차별을 부추겼다.”라고 밝혔다.
앨버타주 고용·경제·무역·이민부와 카길 측 대변인은 28일 파크랜드 연구소 보고서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보고서의 찾아낸 부분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카길 측은 성명을 통해 “동료들을 잃은 것과 코로나19 대유행이 그들의 가족, 친구, 그리고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깊이 슬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카길은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회사의 최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카길 측은 “우리가 취한 조치의 범위가 보고서에 모두 반영돼 있지는 않지만, 우리의 행동은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고 올바른 일을 한다는 가치와 전례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에 따라 이뤄졌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