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비축유 1억 배럴 방출 합의…국제유가 하락
경유 가격 급등에 대응…20일 내 대규모 방출 시작해 4개월간 공급
10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G7 정상들과 화상 회의를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G7 정상들은 최근 미국 내 연료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대응책을 조율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 앞서 미국은 유럽에 전략 비축유 방출을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산 디젤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사진출처=Reuters)
캐나다 경유 가격도 리터당 2.63달러…트럭 운송업계·농가 부담 가중
(안영민 기자) 주요 7개국(G7)이 급등하는 경유와 원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비축유 1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비축유 방출 소식에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G7은 2일 화상회의를 마친 뒤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협력해 앞으로 4개월에 걸쳐 원유와 석유제품 1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유는 향후 20일 안에 상당한 물량을 먼저 방출하는 ‘선제적 대규모 방출’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유 방출이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제유가는 비축유 방출 소식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0.06% 내린 배럴당 10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90% 하락한 배럴당 91.11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경유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경유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가격 안정을 요구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경유 가격 상승으로 운송업계와 농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일 기준 캐나다의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2.63달러였으며, 밴쿠버에서는 약 2.71달러까지 올랐다. 경유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트럭 운송업체와 농민들은 연료비 상승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G7은 이번 비축유 방출과 함께 회원국 간 에너지 수출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G7 국가들은 에너지와 에너지 제품의 상호 수출 제한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모든 산유국에도 시장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는 수출 금지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경유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유 수출 제한이 오히려 이미 공급이 부족한 국제 연료시장에 부담을 주고 세계적인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IEA 회원국들이 국제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원유와 석유제품 4억26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한 데 이은 추가 대응이다.
한편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은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주요 해상 통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의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 상승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 전쟁과 무역정책으로 물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유가와 경유 가격을 얼마나 안정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경제 정책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