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민 기자) 캐나다 연방정부가 가정의 난방비 부담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기 위해 20억달러 규모의 히트펌프 교체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앞으로 8년간 최대 82만 가구가 지원받을 수 있다.
마크 카니 총리는 8일 퀘벡주 셔브룩에서 새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기존 난방 시스템이 고장났거나 교체 시기가 다가온 가구가 히트펌프로 바꿀 경우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원금은 가구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거주 주의 중위 세후소득보다 소득이 낮은 가구는 최대 1만달러, 이를 초과하는 가구는 최대 20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각 주정부가 제공하는 히트펌프 보조금과도 중복해 받을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의 난방유 보일러에만 초점을 맞췄던 지원책과 달리 천연가스, 프로판, 디젤, 전기 등 다양한 난방 시스템의 교체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여전히 700만 가구 이상이 석유, 프로판, 디젤, 전기 베이스보드(electric baseboards) 또는 노후한 난방로(furnace)를 사용해 난방을 하고 있다. 정부는 히트 펌프가 석유 및 전기 난방로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안전하다고 설명하며, 현재 석유나 전기 베이스보드로 난방하는 가구의 경우 히트 펌프를 사용하면 연간 평균 1,400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캐나다에서 매년 약 100만 가구가 난방 시스템을 교체하며, 이 가운데 약 80%가 기존 시스템의 고장 때문에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기존과 같은 방식의 난방 시스템을 다시 설치하는 만큼, 정부는 난방 시스템이 고장난 시점에 히트펌프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대상 히트펌프는 캐나다 기후에 적합한 제품으로 정부의 ‘적격 제품 목록(Eligible Products List)’에 포함돼야 한다. 정부는 다양한 가격과 사양을 갖춘 10만개 이상의 제품이 등록돼 있다고 밝혔다.
신청은 온라인 정부 포털을 통해 설치 전에 할 수 있으며, 24시간 이내에 지원 자격과 예상 리베이트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히트펌프를 구입·설치한 뒤 영수증을 다시 제출하면 약 5일 이내 승인을 거쳐 지원금이 신청자의 은행계좌로 직접 입금된다.
정부는 신청 과정에서 사전 또는 사후 주택 에너지 감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1인당 한 차례만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어, 임대주택에 히트펌프를 설치한 집주인이 자신의 주택에 다시 설치해 추가 지원을 받을 수는 없다.
연방정부는 이와 함께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와 협력해 아파트 건물 소유주에게 저금리 금융을 제공하고, 향후 8년간 28만 가구 이상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관련 시설 개선이 모두 이뤄질 경우 캐나다 가정의 에너지 비용이 매년 10억달러 이상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업·공공시설과 중·고층 공동주택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지원하는 심층 개조 가속화 사업(Deep Retrofit Accelerator Initiative)에도 2027~28 회계연도부터 3년간 1억1000만달러를 추가 투입한다.
새 리베이트 프로그램은 2027년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정부는 실제 시행에 앞서 업계와 협의하고 설치업체들이 충분한 히트펌프 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 기간을 둘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