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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캐나다 ‘준회원국’ 구상 접었다…독일·프랑스 반대에 한발 물러서 - 정상회의 공동선언 초안서 관련 문구 삭제…‘더욱 긴밀한 연계’로 절충

카니 “명칭보다 실질적 성과가 중요”…무역·에너지·안보 협력은 확대 추진

지난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마크 카니 총리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가 캐나다를 위한 준회원국 지위 추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유럽연합(EU)이 캐나다를 첫 ‘준회원국(associate member)’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구상에서 한발 물러섰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회원국이 EU 내에 법적 근거나 전례가 없는 준회원국 지위에 반대하면서다. 양측은 대신 ‘더욱 긴밀한 연계(ever closer association)’라는 표현을 통해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28일 CBC와 글로브앤드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주 열리는 캐나다·EU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초안에서 ‘준회원국’이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대신 양측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발전시키겠다는 문구가 담겼다. EU 회원국들이 새 문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캐나다 측이 추가 수정을 요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되는 방안을 제안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EU 내에서 준회원국이라는 지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회원국도 이 구상에 반대했으며, 독일은 준회원국이라는 표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 총리는 관계를 규정하는 명칭보다 실제 협력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27일 내각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특정한 명칭이나 용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이번 관계 강화가 캐나다 국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가 더욱 독립적이고 주권적인 국가로 발전해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8일 몬트리올에 도착한 뒤에도 소셜미디어에 캐나다를 EU의 준회원국으로 더 가까이 끌어들이겠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대서양이 유럽과 캐나다를 갈라놓고 있지만, 우리는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느낀다”며 “캐나다를 EU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만드는 새로운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공식 공동선언문에서 해당 용어가 빠지더라도 EU 집행위원장 차원에서는 관계 강화 구상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과 관세 압박 속에서 캐나다가 미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고 무역·투자 상대를 다변화하려는 가운데 열린다. 양측은 경제 협력뿐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공동선언문 초안에는 예측 가능한 무역 환경 조성, 북극 지역 협력 확대, 외국의 허위정보 유포와 정보 조작·개입 대응,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등이 포함됐다.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한편, 인공지능(AI)의 안전성과 보안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에너지 협력 역시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중동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은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자국의 에너지 자원과 핵심광물을 활용해 유럽과의 경제적 연결을 강화할 수 있다.

카니 총리는 29~30일 몬트리올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정상회의를 진행한다. 카니 총리는 회의 기간 기업인들과 원탁회의를 열고, 이어 두 EU 지도자를 위한 만찬을 주최할 예정이다.

준회원국이라는 명칭은 일단 공동선언문에서 빠졌지만, 양측은 무역과 투자, 에너지, 안보 등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기사 등록일: 202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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