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퇴실 청소 ‘숙제’ 사라진다…침대 시트 걷고 설거지할 의무 없어진다
11월 20일 이후 예약부터 적용…호스트의 과도한 청소 요구·퇴실 후 추가 규칙 금지
지난 3월 4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6 ITB 관광 무역 박람회에 마련된 에어비앤비 부스. (사진출처=Getty Images)
(안영민 기자) 에어비앤비(Airbnb) 이용객들이 숙소에서 퇴실하기 전 해야 했던 청소 부담이 줄어든다. 호스트가 침대 시트를 걷거나 쓰레기를 숙소 밖 지정 장소로 옮기고, 사용한 식기를 설거지해 정리하도록 요구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는 11월 20일 이후 이뤄지는 예약부터 새로운 정책을 적용한다. 호스트는 상당한 시간이나 노력이 필요하거나 통상 청소 담당자가 수행하는 일을 투숙객에게 요구할 수 없다. 퇴실 체크리스트에 적힌 청소 작업을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청소비를 내고도 직접 여러 가지 청소를 해야 하는 투숙객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비앤비의 청소 규정은 그동안 호스트와 투숙객 사이에서 논란이 돼 왔다. 일부 호스트는 투숙객이 숙소를 어지럽힌 채 떠나는 사례를 공개했고, 소셜미디어에는 퇴실 후 숙소 상태를 보여주는 영상도 올라왔다. 반면 투숙객들은 청소비를 내면서도 별도의 청소 목록을 따라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해 왔다.
마카란드 모디 미국 보스턴대 호텔경영대학원 부교수는 투숙객들이 가장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 중 하나가 청소 문제라고 설명했다. 청소비를 받고도 이용객에게 청소를 요구하는 것은 호텔을 이용할 때의 경험과 다르다는 것이다.
새 규정은 청소 외에도 호스트의 권한을 일부 제한한다. 숙소 소개에 광고한 편의시설의 이용을 제한하거나 투숙객에게 벌금·위약금 성격의 추가 비용을 부과할 수 없도록 했다. 에어비앤비는 투숙객이 숙소나 비품을 훼손하는 드문 경우를 대비해 자체 보상 프로그램인 ‘에어커버(AirCover)’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체크인·체크아웃 시간, 흡연, 반려동물, 정숙 시간, 허용된 투숙객 수, 상업적 목적의 사진·영상 촬영 등 주요 숙소 규칙도 예약 시점에 숙소 소개 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예약이 끝난 뒤 새로운 규칙이나 요구 사항을 추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지역 여건과 숙소 특성에 따른 합리적인 요청은 가능하다. 가뭄으로 물 사용이 제한된 지역에서 샤워 시간을 줄여 달라고 요청하거나, 곰이 출몰하는 지역에서 쓰레기를 동물이 열지 못하는 용기에 버리도록 안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에어비앤비는 요청의 합리성을 판단할 때 숙소 유형과 지역 상황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할 방침이다.
모디 교수는 앞으로 호스트들이 새 규정에 어떻게 대응할지, 에어비앤비가 이를 얼마나 엄격하게 집행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합리적’이라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은 것은 호스트에게 어느 정도 재량을 남겨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호스트 역시 에어비앤비의 중요한 고객인 만큼, 회사가 투숙객의 편의만을 일방적으로 우선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번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호스트와 투숙객 사이의 청소 갈등이 얼마나 줄어들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