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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청년 절반 이상, 주택 문제로 출산 미뤄 - CN Analysis
 
(안영민 기자) 토론토에 거주하는 한인 A씨(34)는 2020년에 결혼해 2년 후 작은 콘도를 하나 구입했다. 부모의 재정적인 도움과 모기지를 받아 집을 샀지만 모기지 감당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살 위인 아내를 생각하면 출산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부모의 성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이를 가지려면 좀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해서 고민이 많다. 부부가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어도 세금을 떼고 난 뒤 모기지를 내고 생활하다보면 저축할 여력이 없다.

주택 문제로 출산을 미루는 사람은 A씨만이 아니다. 캐나다 20대와 30대의 절반 이상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Abacus Data와 캐나다 부동산협회(CREA)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34세 캐나다인의 55%가 주택 문제로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고 있다. 28%는 주택 부담 때문에 일시적으로 출산을 미루는 것이라고 답했고 27%는 같은 이유로 출산 계획이 아예 없거나 더 적게 낳는 것을 선택했다.

앞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20~29세의 38%가 향후 3년 동안 자녀를 가질 여유가 없다고 답했는데 주택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사스케치원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Karen Lawson는 “재정적, 주택 비용이 출산이나 결혼을 미루는 주요 요인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녀 양육에 드는 개인적 비용이 더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연구에서 젊은 캐나다인들이 교육을 마친 뒤 경력을 쌓고 재정적, 주택적 안정을 얻은 후에야 자녀를 갖는 좀더 ‘순서’에 입각한 삶의 경로를 따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임대료가 급등하고 공급이 감소하면서 거주지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에 따르면 캐나다 전국 대도시의 공실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고 평균 임대료 인상률은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캐나다 최대 도시 1000개 이상을 분석한 결과, 세입자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공실 상태의 임대 주택은 1%도 되지 않는다.

CBC가 대도시 임대주택을 조사한 결과, 아이를 키우기 위해 두 개 이상의 룸이 있는 임대 주택을 찾을 경우 시장에 나와 있는 것은 1만4000개의 유닛 뿐이다. 이는 전체 임대 시장의 0.5%에 불과하다.

가족에 맞는 임대 주택을 찾기 어렵고 주거비 부담 때문에 일부 가족은 더 작은 아파트에 몰려 살면서 부모는 소파에서 자고 아이들에게 침실을 내주고 있다.

역시 토론토에 거주하는 한인 B씨도 이런 가족 중의 하나다. 그는 이민을 온 지 40년이 됐지만 여러번의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해 지금은 연금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15년 전에 임대한 아파트는 방이 한 칸인데 장성한 두 딸과 아내가 함께 살고 있다. 일찌감치 거실에 침대 2개를 놓았고 방 하나는 딸들이 사용하고 있다.

30대 중반의 큰 딸은 독립하고 싶지만 결혼자금도 마련해야 하고 저축한 돈이 없어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계획은 최소 5년 이후에나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캐나다 젊은이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면서 캐나다 총 출산율도 10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캐나다 출산율은 1.33이다.

이 수치는 전세계 평균 2.1보다는 훨씬 낮지만 한국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전세계 200여 국가 가운데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한국은 여성 1인당 출산율이 0.7이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사상 첫 0.6명대 연간 출산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산율이 1.0이라는 건 현재 200명(남자 100, 여자 100명) 인구가 있다면, 아이를 100명 낳는다는 뜻이다. 또 그 아이들이 나중에 출산하면 그 100명 중 여성은 50명일 테니까 자녀 수가 50명이 된다.

한국처럼 출산율이 0.7이라면 200명이 70명이 됐다가 다음 세대에 25명으로 줄어드는 것이고 캐나다처럼 출산율이 1.3이면 200명이 130명이 되고 다시 85명이 된다는 의미다.

캐나다는 이 같은 저출산율 때문에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워낙 출산율이 낮아 지금의 인구 분포를 유지하려면 데려와야 할 이민자가 너무 많아 한국민이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게 된다.

한국 젊은이들의 결혼이 늦어지고 있고(결혼 연령이 20대보다 40대가 더 많다) 결혼 출산도 늦어진다는 소식을 이곳 캐나다에서도 전해 듣고 있지만 캐나다 역시 점점 삶이 팍팍해지면서 한국을 닮아 가고 있다.

Karen Lawson 교수는 "캐나다인이 경제적인 문제로 출산을 미루면 생식 기간이 짧아서 원하던 것보다 아이를 적게 가질 수도 있고, 비자발적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불임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youngminahn.1@gmail.com)

기사 등록일: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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