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스포츠넷
수년간 방치된 끝에, 역사적인 풋힐스 스타디움(Foothills Stadium)이 결국 철거되었다. 앨버타 덕아웃 스토리즈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지역 야구 애호가 조 맥팔랜드는 "이 광경을 보니 믿기 어렵다. 캘거리에선 야구의 성당 같은 곳이었다."라며, "이곳은 캐나다 야구 지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큰 야구장 중 하나였다."라고 전했다.
1966년에 건설된 이 야구장은 수십 년 동안 캘거리의 여러 마이너리그 및 세미프로 야구팀들의 홈구장이었다.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전성기 시절, 풋힐스 스타디움은 퍼시픽 코스트 리그에서 활약한 AAA급 팀 캘거리 캐넌스의 홈구장이었다. 이 팀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산하팀이었으며, 수천 명의 관중을 끌어모으곤 했다.
이 외에도 1970~80년대에는 캘거리 카디널스와 캘거리 엑스포스, 2000년대 초에는 아웃로즈, 독스, 바이퍼스 등의 팀이 이곳을 거쳐 갔다. 가장 최근에는 캘거리 대학교 다이노스 야구팀의 홈구장으로 사용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5년 동안 사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설은 점점 낙후되었고, 유지보수 부족으로 인해 스타디움은 심각한 노후화 상태에 이르렀다. 2021년부터는 안전 문제로 인해 대중의 경기장 접근이 제한되었다.
이번 철거는 풋힐스 스포츠 공원의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캘거리 시는 다목적 필드하우스 건설을 위해 1억 900만 달러를 배정했지만, 여전히 주정부의 재정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3년 기준으로 총 3억 8,0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철거 결정은 시설의 노후화와 안전상의 우려 때문이라며, "풋힐스 스타디움은 수년 동안 지역 커뮤니티의 중요한 허브였으며, 많은 단체의 보금자리 역할을 했다. 이번 철거는 풋힐스 스포츠 공원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과정이며, 캘거리 시민들에게 더욱 활기찬 스포츠 문화를 제공할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캘거리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역사적인 스타디움이 철거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캘거리 캐넌스의 전 구단주였던 러스 파커에게 풋힐스 스타디움은 제2의 집과 같았고, 파커는 캘거리 최초의 프로 야구팀인 캘거리 카디널스를 1977년에 창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캘거리 야구의 대부로도 알려져 있다.
파커는 "프로 야구팀이 캘거리에 오면서 경기장 확장이 필요해졌고, 나도 첫 삽을 뜨는 순간을 함께했다."라고 회상했다. 1984년, 그는 솔트레이크 시티 걸스를 인수해 캘거리로 이전시켰고, 캐넌스는 태평양 코스트 리그에서 활약하게 되었다. AAA급 팀을 유치하면서 푸트힐스 스타디움은 추가 확장 공사와 시설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새 클럽하우스와 전광판, 관중석 개보수가 진행되었다. 캐넌스는 시애틀 매리너스 및 이후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산하팀으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유망 선수들이 이곳에서 뛰었다.
파커는 정말 멋진 구장이었다며, 때때로 6,000명 이상의 관중이 몰린 경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파커는 "우리 팀은 최고의 경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정말 즐겁고 흥미진진한 곳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캘거리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캐넌스는 점점 해결하기 어려운 난관에 부딪혔다.
운영 비용 상승, 약세를 보이던 캐나다 달러, 4월 초 경기 일정 압박 등 여러 문제가 겹쳤고, 결국 2002년, 팀은 미국 뉴멕시코주의 앨버커키로 이전했다. 파커는 "우리는 19년 동안 열심히 싸웠지만,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라고 전햇다. 이후 풋힐스 스타디움을 사용한 다른 팀들도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웃로즈가 뛰던 리그는 2003년 시즌 중간에 해체되었고, 독스는 2007년에 오코톡스로 이전하여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이퍼스는 2011년을 끝으로 해체되며, 풋힐스 스타디움의 마지막 프로팀이 되었다. 10년 가까이 경기장이 거의 사용되지 않으면서, 2019년 도시가 푸트힐스 스포츠 공원 재개발 계획을 수립하며 스타디움의 운명은 사실상 결정되었다.
맥팔랜드는 “캘거리 대학교 다이노스가 주요 사용 팀이었지만, 관중석과 매점, 콘코스는 10년 넘게 사실상 경기장은 심각한 노후화 상태로 방치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시는 4월까지 철거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철거 비용은 필드하우스 프로젝트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고, 야구장은 철거되지만, 올해 야구 시즌 동안 구장은 여전히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캐넌스의 전 운영진이었던 마크 스티븐은 풋힐스 스타디움을 기념하는 표지판이나 홈 플레이트를 남겨 캘거리 시민들이 이곳의 야구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티븐은 "캘거리에서 스포츠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큰 시설이 사라지는 것을 보니 슬프다."라며, "스타디움이 너무 낡아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곳에서 이뤄낸 것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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