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축제장으로 간다...‘지역경제 숨통’ vs ‘공공안전 우려' - 18세 이상 성인행사서 임시 판매점 운영 - 공공안전 우려에 "추가 대책 필요" 지적도
픽사베이
(이정화 수습 기자) 대마초가 축제 한복판에 등장한다. 캘거리 시의회가 성인 행사 현장 판매를 공식화했다. 지역사회에선 ‘경제 활성화’ 기대와 ‘공공 안전’ 우려가 맞서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29일 성인 전용 야외 축제 및 공연장에서 임시 대마초 소매점 설치를 허용하는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8세 이상 성인만 입장 가능한 행사에서 주류 판매처럼 현장 내 대마초 구매가 가능해졌다. 판매 상품은 규제된 포장 제품에 한정된다. 또 행사 내 지정 흡연구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 ‘합법 판매’로 지역경제 숨통 기대감
시의회의 이번 결정은 단순 규제 완화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대형 행사 수익 증대라는 정책적 기대가 반영됐다.
시는 이번 조례가 지역 대마초 업계와 행사 주최자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천 명이 모이는 대형 축제 현장에서 통제된 판매가 소비자 편의는 물론 세수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같은 앨버타주의 에드먼튼시는 지난해부터 이 같은 임시 매장 제도를 시범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밴쿠버와 토론토처럼 대마초 소비가 공공 행사장 주변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던 구조를 양지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를 통해 불법 거래 차단과 행사장 질서 유지를 동시에 꾀했단 평가를 받는다.
■ “공공장소에서 대마?” 보건당국·시민단체 우려
모든 이들이 이런 변화에 환영하는 건 아니다. 공공안전과 청소년 노출 우려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앨버타 보건서비스국(AHS)도 그간 대마초와 알코올이 행사장에서 동시에 유통될 경우 사용자 안전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더욱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여름 축제에서 비의도적 노출과 냄새 민원, 청소년 접촉 위험 등이 실현될 경우 제도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시민들은 “축제 현장이 흡연 구역 확대와 함께 불건전한 소비 환경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가 별도 보안 인력 배치와 사용 구역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 “시류 따라야” vs “행사장 오염”…시민 반응 갈려
시민 여론은 팽팽히 갈리는 분위기다. 캘거리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배달 앱으로 몰래 시키지 않아도 된다”, “현장 통제가 더 낫다”, "성인 행사만 허용하니까 다행이다"라는 현실적 지지 의견이 이어졌다. “대마는 이미 합법인데 술처럼 다루는 게 뭐가 문제냐”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반면 부정적인 견해도 분명했다. 한 시민은 “대마까지 허용되면 축제 이미지가 나빠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술과 담배, 대마 다 모이는 행사라면 거기 냄새는 상상만 해도 싫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처럼 지역사회는 ‘행사 흥행’과 ‘공공안전’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번 조례는 ‘규제 완화’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지역사회 신뢰와 제도의 정착 여부가 조례의 성과를 판가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