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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문협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 - 서동국 시인 당선, 수상작 “빨간 맛”
서동국 시인  
 
<빨간 맛>
서동국 (캘거리)

배고픈 청년은 빌라 옥상에 오른다.

어두운 밤 더욱 탐스럽고 선명한
빨간색 뾰족한 과일들.

다른 이들은 그것을 교회 십자가라고 부르지만
배고픈 청년에겐 그저 사방에 널린 빨간 맛 일뿐

빼 곡 빼 곡 아파트 사이사이 한입 베어 물면 사르르 녹는다
그 많은 빨간색 뾰족한 과일들 그사이로 술에 취한 사람들과
경쟁에 취한 사람들이 거닌다

청년은 이따금씩
어두운 밤 빨간색 뾰족한 과일을 먹는다
술도 경쟁도 없는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이 빌딩 저 빌딩을 그렇게 옮겨 다닌다

산타를 기다리던 키 작은 소년과
산타처럼 날아다니는 덩치 큰 청년은 다르지 않았다.

배가 고프고 꿈이 있고 설레고 만족하고

커다란 빨간 맛, 조그마한 빨간 맛
낮은 빨간 맛, 높은 빨간 맛

모두 다르지 않아
배고픈 청년의 빨간 맛은

오늘도 진행형이다.




*서동국 시인 프로필
-2013년 캐나다 이민
-경기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캘거리 한인문인협회(회장 한부연)가 2023년 신춘문예 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당선작 장원에는 캘거리 거주 서동국 시인의 “빨간 맛”이 선정되었다.
심사위원장 이상목 시인/하명순 시인/한부연 회장은 배고픈 청년이 옥상에서 바라본 밤 하늘 점경을 메타포를 동원해 끌고 간 수작이라고 평했다.
역량 있는 참신한 신인을 발굴할 목적으로 개최된 이번 공모전은 특히 시인으로의 발전 가능성과 열정을 기대하면서 수상작으로 선했으며. 수상자는 캘거리 한인문협의 자동회원이 된다.
수상작은 캘거리문학 제7호에 게재되고 캘거리 문협 창립 20주년 문학제에서 시상식을 하게 된다.

<당선소감>
제 손을 떠나버린 작품에 대한 아쉬움과 아직 제가 가진 많은 시간들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합니다.
우주처럼 크고 중요하며 욕심 많고 이기적인 나와, 더욱더 작아지고 낮아져야 하는 먼지 같은 내가 충돌하며 사는 삶이 있습니다. 빠르게만 흐르는 삶속에서 조금 더 집중하고 소통하며 이해를 주고 받으며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발견하고 큰 것에서 숨어있는 작은 의미를 찾는 작업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보겠습니다.
가족과 직장동료, 주위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선배 작가님들께 함께할 시간이 기대가 됩니다.
서로에게 색깔이 되고, 서로에게 맛있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캘거리문인협회 회원으로 서의 나날들이 저에겐 큰 선물입니다. 졸작을 선정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캘거리 한인문인협회 회원 여러분께 감사를 올립니다.



<신춘문예 심사 평>
참신한 신인들을 발굴하기 위하여 실시한 신춘문예 공모전, 비록 출품 수는 적었지만 짧은 시 하나를 쓰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몇 번이고 펼쳐보며, 팬데믹과 이민 생활의 고된 삶 속에 녹아 있는 색깔을 꺼낸 몇 편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당선작으로 뽑힌 “빨간 맛”은 배고픈 청년이 지친 몸을 이끌고 옥상에 올라 바라본 밤하늘 풍경을 메타포를 동원해 끌고 간다. 교회의 십자가를 비롯해 유난히 빨간색이 많아 배부른 상상을 하게하는데 특이한 것은 빨간색 뾰족한 과일들로 사물을 묘사한 청년의 힘이다.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해지는 네온사인들 속에서 자신 또한 빛이 되고자 하는 청춘이었던 모두를 기억하고 싶어 쓴 글이, 억지로 만들어 낸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아무런 내적 교감도 없이 겉 모습만 스치고 지나가는 이민자들의 생활에 숨어있는 평이한 일상어로 형상화한 점이 압권이다.
함께 보내온 “피자 굽는 시간”과 “업 데이트”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서도 당선작과 대등한 필력이 문예창작과 출신의 저력인 것 같아 앞으로 활기찬 캘거리 문학의 젊은 피가 될 소질과 발전 가능성을 보고 당선작으로 민다. (기사 제공 : 문협)


기사 등록일: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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