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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문턱에서 서성거리며 _ 오충근의 기자수첩
 
기상이변과 함께 찾아온 5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눈 깜박할 사이에 일년의 1/3이 지나고 5월이 되었다. 어떤 시인이 ‘사월의 설렘이 무르익어 오월에 이르렀다’고 썼듯 오월은 설렘의 계절이고,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 한 살의 청신한 얼굴’이나 올해 오월은 여전히 차가운 기온에 폭설경보도 내린 오월이다. 오월의 눈이 앨버타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화사하리라고 기대했던 오월과 달리 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차가운 날씨에 아직도 겨울 옷을 만지작거리며 “이것도 기상이변인가?”라면서 그래도 동쪽에서 들려오는 홍수 소식을 들으며 앨버타에 내려준 신의 은총에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앨버타는 홍수로부터 자유로운가?
이번 온타리오, 퀘벡, 뉴 브룬스빅 등 동부지방에는 홍수로 수천-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홍수가 이번 처음은 아니고 연례행사처럼 찾아오지만 빈도가 잦아지고 홍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진다는데 있다. 이번 홍수로 몬트리얼 서부지역은 30%가 침수되었고 주민 6천명이 저녁 식사 하다 말고 대비했다. 퀘벡주는 주택 5천5백채가 침수 되었는데 침수 주택은 2천 채 정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도되었다.
온타리오 북부, 온타리오 호수 부근, 뉴 브런즈뷕도 홍수 경보가 내리거나 홍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침수를 막기 위해 모래 주머니를 주택 주변에 쌓아 놓았고 군에 동원령이 내려 2,000명의 군인이 홍수 지역에 배치되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단시간에 집중 폭우가 쏟아지고, 날씨가 풀리며 눈이 서서히 녹아야 하는데 춥지 않은 겨울로 인해 급격하게 눈이 녹는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기후변화 보고서는 강수량이 여름보다 겨울에 더 늘어나 봄철 홍수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토지 이용의 변화도 홍수의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온타리오의 경우 100년전과 비교해서 삼림, 평야, 습지 등 자연 인프라의 73%가 사라져 농지로 개발되거나 포장되었다. 그 결과 비가 와도 빗물이 스며들 땅이 줄어들었다.

앨버타의 대홍수
동부뿐 아니라 앨버타도 홍수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민 온 이후 앨버타에는 크고 작은 홍수가 몇 번 있었다. 그 중에서도2013년 대홍수는 언론매체에서 super flood라고 할 만큼 엄청난 피해를 냈다. 3명이 목숨을 잃었고 재산 피해가 60억 달러, 보험 지급액이 20억 달러에 달했다. 보험금은 주택 손실, 수천 대의 차량 손실, 하수구 역류로 인한 손실이 주종을 이뤘다.
캘거리 중심부를 비롯해 피해지역이 앨버타 ¼에 달했고 수십 군데 커뮤니티가 고립되었고 10만명이 집을 버리고 피신을 해야 했다. 도로 1,000 Km가 유실되었고 수백 개의 대소 교량과 지하 배수로가 휩쓸려 내려 갔다. 캘거리 아이스 하키 홈 구장인 새들 돔(Saddle Dome) 대기실이나 시설물, 하키 장비는 물론이고10번 스탠드까지 흙탕물에 잠기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홍수의 근본 원인으로는 그 전 해에 내린 대설과 봄에 내린 폭우가 지목되었다. 추수감사절인 10월 초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부활절 때까지 그치지 않고 내려 지역에 따라 적설량이 1미터가 넘었다. 봄이 되면서 눈이 밑에서부터 녹으며 땅이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5월23일-25일 사이에 많은 비가 내렸다. 리빙스톤 지역에는 96 mm의 폭우가 쏟아졌다.
1 미터 이상 쌓여있던 수목한계선 위의 눈은 쏟아지는 폭우로 급속도로 녹아 흘러 분지는 더 이상 물을 흡수할 여력을 잃었다. 5월말에 내린 집중호우는 6월에 쏟아질 물 폭탄의 불길한 징조였다. 때마침 북쪽에서 형성된 고기압이 로키산맥에 기대어 며칠을 꼼짝 않고 있었다.
남쪽에서는 멕시코만, 태평양 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밀려와 막혀있던 고기압과 합해져 앨버타 남부와 BC 남동부 일부에 물 폭탄을 퍼부었다. 소방 호스에서 뿜어지는 물 줄기 같은 폭우가 15시간에서 18시간 쏟아졌다. 눈이 아직 다 녹지 않고 부분적으로 얇은 얼음에 덮여 있는 거대한 산맥은 쏟아지는 폭우를 흡수할 수 없었다.
기상학자들은 앨버타 남부에 막혀 있던 문제의 고기압이 콜로라도 산불을 유발했고 유콘와 알라스카 이상 고온에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대 홍수 그 후
그 당시에는 보수당(PC) 앨리슨 레드포드(Alison Redford)가 주 수상이었다. 막대한 홍수피해 이후 주 정부는 1억 달러를 투입해 하이 리버(High River)의 상습수해지구 주택을 매입하고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 시켰다. 그리고 홍수 재발을 막기 위해 스프링 뱅크 댐(Spring Bank Dam)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PC 보수당에서 계획한 스프링 뱅크 댐 프로젝트는 NDP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약 4억3천만 달러 규모의 스프링뱅크 댐 프로젝트는 연방정부가 1억 6,85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토목, 수리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앨보우(Elbow) 강 범람을 막을 수 있으므로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부지 소유자들이 재산권 침해를 들어 수용을 거부하고 환경단체 반대에 부딪혀 진전이 없다. 쑤티나 원주민들도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총선이 끝난 지 한 달도 안 되었지만 UCP는 스프링 뱅크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적 태도를 취했고 밴프-카나나스키 지역 UCP 후보는 이 프로젝트를 대놓고 반대했다. 집권당이 된 UCP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 모르겠으나 홍수 방지시설 등 사회 인프라 건설은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홍수를 비롯해 가뭄, 한파, 열파 등 자연재해는 그전부터 있었다. 홍수를 예로 든다면 성경에 나오는 홍수 설화도 있고 우리나라에도 전설로 내려오는 홍수 설화가 10개도 넘는다. 빙하기 말기부터 녹기 시작한 얼음덩어리가 지역에 따라 홍수를 일으켰으리라는 게 통설로 고대 홍수 설화는 지역에 상관없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그전부터 있었던 자연재해와 지금의 자연재해는 성격이 다르다. 자연재해는 자연적 요인 혹은 인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거나 두 가지 원인이 결합해 생기는데 과거의 자연재해는 자연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으나 지금 자연재해는 인위적 요인이나 두 가지 요인이 병합해 발생한다.
인위적 요인으로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 도시화 등 토지 이용의 변화, 목축업 확대에 따른 가축으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증가 등을 들 수 있는데 과학자들은 인위적 요인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과거보다 더 자주 강도 높게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대형 자연재해 의 빈도 및 규모를 증가시킨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 홍수만 하더라도 캐나다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지역에 관계없이 빈도나 피해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0년간 지구 온도가 평균 0.74도 상승했다는데 지구 온난화를 아주 실감나게 피부로 느끼게 하는 곳이 콜롬비아 빙하(Columbia Icefield)다. 밴프 국립공원 북서쪽 끝과 자스퍼 국립공원 남쪽 끝에 걸쳐 있는 면적 325평방 킬로미터의 대빙원으로 밴쿠버보다 넓다.
콜롬비아 빙하 중 우리가 구경 갈 수 있는 곳이 93번 하이웨이 옆에 있는 아타바스카 빙하(Athabasca Glacier)이다. 기상학자들에 의하면 눈이 10cm 내려야 빙하가 1cm 생성된다는데 아타바스카 빙하는 매년 내리는 눈으로 15미터의 빙하가 생기지만 여름에 25미터의 빙하가 녹고 있어 결과적으로 매년 10미터의 빙하가 없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
1972년 지구 온난화가 공식 제기 되었고 1985년 세계기상기구와 국제연합환경계획이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가 주범이라고 발표했다. 그때부터 국제협약에 의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6대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육불화항(SF6,) 수소화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로 다른 온실가스는 배출 정도를 통제할 수 있고 포집 후 다른 물질로 전환, 분해가 가능하나 이산화탄소 화학적으로 안정된 물질이라 다른 물질로 전환 시키려면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필요하다.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80%인데 이산화탄소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연소할 때 배출되므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대기에 포함되어 있는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나타내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다른 행성에서 밝혀졌다. 화성은 대기의 96%가 이산화탄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드라이아이스 형태의 고체로 되어 있어 온실효과를 나타내지 않아 화성의 평균 온도는 영하 50도다. 반면 금성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95%를 차지하는데 기체상태로 되어 있어 온실효과를 나타내 금성의 평균 기온은 420도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거나 속도를 완화시키려면 화석연료 사용을 자제하고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압축 저장하는 방법도 있다. 과학자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550ppm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악의 경우 인류는 2050년에 온난화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기사 등록일: 2019-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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