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프 스프링 호텔의 역사는 바로 앨버타 역사의 산증인이다. 지난 1888년 빅토리안 스타일의 통나무 호텔로 지어진 이 호텔이 올 해로 125주년을 맞아 여전히 록키의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880년대 캐나다 철도가 이어질 때 CPR은 철도 공사에 필요한 식당과 숙소가 필요해 전국에 걸쳐 필요한 시설들을 함께 지어 나갔다. 호텔 밴쿠버나 퀘백의Chateau Frontenac, Field의Mount Stephen House, Roger Pass의 Fraser Canyon Hotel, Glacier House 도 이 때 지어졌다고 한다.
당시 CPR의 매니저였던Sir William Cornelius Van Horne은 특히 밴프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 특별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한다. 뉴욕의 건축가인 Bruce Price를 고용해 1887년 당시 25만 달러를 들여 건축을 시작했으며 1888년 6월 1일에 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4층의 목조 건물로 25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하룻밤을 묵는데 3.5달러의 숙박료가 책정되었다고 한다. 첫 해 1,503명의 손님이 묵었으며 1911년에는 연간 22,000여 명이 다녀가 호텔 확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1926년 화재 이후 새롭게 스코트랜드와 프랑스의 성을 본떠 1928년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이곳이 캐나다 동부에서 온 사람들과 미국의 청교도들의 관광지가 된 것은 철도 공사 중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이 원주민 인디언들의 문화와 주변 경관을 둘러보기 원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1894년 봄 홍수로 인해 철로가 유실되어 할 일이 없어진 인부들과 방문객들에게 호텔에서 가이드를 고용해 손님들에게 주변 경관의 관광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관광가이드 프로그램은 엄청난 인기를 끌어 1970년대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초기 탐험적인 관광에서 1930, 4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인 관광지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는데 영화배우, 정치가 등 유명인사들이 본격적으로 찾게 되면서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 1939년 퀸 엘리자베스 여왕과 조지 6세 왕의 방문이 기폭제가 되었으며 이후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2차 대전으로 1942년부터 45년까지는 종업원들이 전쟁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잠시 문을 닫았고 50년대 다시 헐리우드의 배우들이 찾으면서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1953년에는 마를린 먼로가 영화 촬영을 위해 머물렀다. 먼로와 로버트 미쳠 주연의 '돌아오지 않는 강'은 밴프와 인근 록키산에서 촬영되었다.

이후 1970년대 장기 개발계획과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그리고 1990년대 럭셔리 호텔을 표방하면서 지금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1991년에는 2천5백만 달러를 들여 컨퍼런스 룸을 개장했고 1995년에는 1천2백만 달러를 들여 Solace Spa를 열었다.
1992년 캐나다 국립 역사유적지로 선정되었고 1999년 캐나다 퍼시픽 호텔이 페어몬트 소유지를 사들이면서 이름에 페어몬트를 함께 사용하게 되었다. 현재는 768개의 객실과 27홀을 골프 코스, 12개의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고 1,200여 명의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다.
지난 125년 동안 앨버타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록키 관광을 이끌었던 밴프 스프링은 다음 125년을 준비를 하고 있다.(서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