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바둑 강국이고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등 세계 최강의 전문기사를 배출되었다. 이처럼 바둑이 동양에서 시작되었고 동양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으나 이제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다. 서양인 중에도 바둑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동양인 못지 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본지에서는 직업 이상으로 바둑을 아끼고 사랑하는 에드몬톤 시민 Chuck Elliott를 만나 보았다.
엘리엇씨는 앨버타 대학,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학자이고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던 사업가로 지금은 은퇴하고 바둑을 취미삼아 즐기고 있다. (취재 오충근 기자)


-오랜만 입니다-
만나서 반갑군요. 한국 교민들도 바둑 동아리를 만든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친선게임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그럴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 바랍니다.
한국 프로 바둑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25년 전 한국 바둑은 싸움 일변도였고 그게 한국바둑의 약점이었는데 요즘 한국 젊은 전문기사들은 점점 전투력이 강해져서 국제적 평판도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 바둑은 어떻게?-
국면이 복잡해지고 점점 전투적이 될수록 바둑 기술과 수읽기가 복잡해지는데 나이 탓에 점점 힘들어 집니다. 그래서 요즘엔 다른 사람들의 바둑을 보는 걸로 만족합니다.

-바둑은 언제 배우셨는지?-
대학원생 시절 배웠는데 도서관에 소형 바둑판이 있었고 겨우 룰만 아는 중국친구가 가르쳐 주었는데 둘 다 초보자였지만 아주 재미났어요. 그래서 일본 바둑협회에 편지를 했고 마침 60년대는 일본이 세계 바둑 보급을 시작했을 때라서 초보자용 바둑 서적 400권 과 바둑판 바둑알을 많이 보내줬어요. 그래서 앨버타 대학 내에서 바둑 클럽을 시작할 수 있었지요.
내 편지에 대한 답장도 없었고 청구서를 보내주지도 않고 바둑 서적과 바둑판만 왔어요.
대단한 선물이었지요. 그 후 앨버타 대학에 2년 머물던 일본 출신 5단을 만나서 많이 배웠어요. 그 때 나도 1단 정도 되었지요.

-바둑의 매력이 무엇인지?-
도전이지요. 자유로운 사고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매료 되었어요. 또한 바둑을 통해 문화와 언어가 다를지언정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들에게 바둑을 권장하는 이유는?-
내가 누리는 바둑의 즐거움을 그들도 같이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알게 되는 기회도 되고.

-사바끼(sabaki) 바둑 클럽 소개를 부탁합니다-
앨버타 대학 구내에 바둑 클럽을 만든 후 대학 밖으로 옮겼지요. 그러면서 사바끼라는 이름으로 정했습니다. 사바끼는 일본 바둑 용어로 ‘좋은 모양’ 이라는 뜻이다. Website 도 있습니다. www.sabaki.com. 매 주 화요일 저녁 에드몬톤 일본 문화 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있는데 잘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9월부터 이듬해 5월 까지는 토요일 오후에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모이고 있습니다. 바둑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바둑 클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매주 혹은 2주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나옵니다.
중국에서 이민 오는 분들이나 바둑이 성행하고 있는 나라에서 오는 분들이 많지요. 그들의 자녀들 중에는 이미 실력파들이 많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온 4단인데 12살 소녀가 있고 7살짜리 1단도 있습니다. 캘거리 바둑 클럽도 점점 번창하고 있는데 한국 교민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기 바랍니다.
작년부터 에드먼톤-캘거리 단체전을 시작했습니다. 클럽에서 가장 강한 6명을 뽑아 대국하는 건데 캘거리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죠. 내년에는 한국팀도 참가하여 세 팀으로 하던가 아니면 한국팀이 에드먼톤 팀에 합해 좀더 강한 팀을 만들 수도 있겠지요. 하여튼 이런 방식이 바둑을 즐기기엔 좋습니다.
연회비는 75불인데 모임 장소를 제공하는 일본 문화 회관에 15불, CGA(Canadian Go Association)에 10불은 내고 클럽에서 쓰여지는 돈이 50불 입니다.

-부인 Brenda Elliott 여사가 헌신적으로 도와 주시는데 부인도 바둑을 두시는지?-
바둑 룰은 알고 있고 내가 초보자들 가르치는데 사용하고 있는 아홉 줄 바둑을 많이 구경하거든요. 아마 16급 정도 될 텐데 두지는 않고 관전을 많이 합니다.
그보다도 아내로서 참 헌신적입니다. 우리는 둘 다 기독교인인데 서로 돕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내 바둑친구를 그녀의 친구로 받아드립니다. 그녀와 결혼 했다는 건 축복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바둑 가르치는 걸 소개 해 주었으면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어린이 바둑교실을 중단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일이 많지요. 노력도 많이 필요하고. 그리고 캐네디언 어린이들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아요. 부모들도 바둑의 좋은 점을 이해 하지 못하지요.
그런데 동양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나 그 자녀들은 다르지요. 그들은 바둑의 좋은 점을 이해하고 자녀들에게 배우도록 합니다. 몇몇 케네디언들은 이해를 하구요.
그래서 작년 9월에 어린이 바둑교실을 다시 시작을 했어요. 어린이가 대부분이고 성인들도 몇 명 있었는데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9월에 토요일 마다 다시 어린이 바둑교실을 개설 하려 합니다. 나 자신도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죠. 끝

(편집자 주, 인터뷰 후 엘리엇씨는 에드몬톤 한인 바둑 동아리에 큰 관심을 나타내며 될 수 있는 대로 돕겠다면서 강의용 전자식 바둑판 및 바둑판 바둑돌 세트를 기증하겠다고 했다. 바둑에 대한 그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며 은퇴 후 생활을 즐기기를 바란다.

Thznf | 2009-05-06 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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