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교회의 개혁운동은 프로테스탄트 신도들만의 움직임은 아니었다. 루터가 교황청에 항의하기 전에도 이미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들이 많이 있었다. 이것은 루터가 아직 소년이었을 때부터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과 프란시스코 추기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스페인 가톨릭의 개혁운동 1474년 이사벨라가 왕위에 올랐을 때 교회의 상태는 시급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었다. 수많은 고급 성직자들은 대영주들로서 신도들의 영적 갈구보다는 전쟁과 음모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하급 성직자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겨우 미사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수도원마저 타락할 대로 타락하여, 수많은 수녀원들과 수도원들은 단지 왕실과 귀족들이 나은 사생아들이 사치스런 여가를 즐기는 곳으로 변해 있었다. 이사벨라는 교회를 개혁하기로 굳게 결심하고, 우선 고위 성직자들의 임명권을 교황청으로부터 받아내었다. 남편인 아라곤(Aragon) 국왕 페르디난드(Ferdinand) 역시 자기 영역내에서 이와 비슷한 권리를 얻어내었다. 그러나 이들의 동기는 전혀 달랐다. 이사벨라는 실제로 교회 자체의 개혁을 위한 권리를 얻고자 했는데 반해, 페르디난드는 고위 성직자의 임명권을 통해 국왕으로서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이사벨라는 가장 유능하고 청렴한 인물을 임명했는데 반해, 페르디난드는 그의 수도 사라고사(Saragossa)의 대주교 자리가 공석이 되었을 때 당시 10살밖에 되지 않은 자기의 사생아로 그 자리를 채웠다. 그리하여 남편인 페르디난드는 이사벨라의 개혁 운동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하였으나 그의 고해 신부였던 "프란시스코"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엄격한 프란시스코 수도회원으로서 당시 각종 부정부패에 대항했기 때문에 10년간 감옥에서 보낸 인물이었다. 마침내 그는 여왕의 고해 신부가 되었다. 여왕과 대주교는 본격적으로 수도원과 수녀원의 개혁에 착수하였다. 로마를 향해 항의가빗발쳐 들어왔다. 그러나 여왕의 비위를 거스리고 싶지 않았던 교황은 이들의 항의를 묵살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여왕의 위신은 더욱 강화되었으므로 스페인의 가장 부패한 고위 성직자들까지도 교회 개혁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성경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페르디난드의 학식은 이사벨라의 개혁 작업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리하여 "콤플루텐시안 폴리그로트"라는 이름을 가진, 당시 가장 뛰어난 학자들에 의핸 편찬된 다국어 성경이 편찬되었다. 유대교로부터 개종한 세 사람의 학자들이 히브리어판을, 크레타 출신과 두 명의 스페인 학자들이 헬라어판을, 그리고 스페인 최고 라틴어 학자들이 벌게이트의 작업에 종사하여 서로 다는 세 가지 언어로 된 성경을 출판하였다. 그러나 페르디난드와 이사벨라는 이처럼 학식 있는 인물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교리적 자유를 허용하지는 않았다. 단지도덕과 관습의 개혁에 공헌하는 한 학문을 장려되었으나, 교리적으로 전통의 범주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가차없이 처벌하였다. 유대인들에게도 개종을 하던지 영토를 떠나라고 명령하였때, 20여만 명이 넘는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재산 박탈과 유배의 길을 택하였다. 또한 스페인 남부의 그라나다에 있던 모슬렘을 정복한 후에 철저한 개종을 강요하였다. 그리하여 스페인 왕국 안에 반란과 유혈극이 다시 일어나게 되었다. "콤플루텐시아 폴리그로트"의 편찬을 감독하였고, 학문과 지식의 수호자였으며, 교회의 개혁가였던 "페르디난드"는 일체의 교리적 변화를 용납하지 않는 종교재판과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런 면들이 오히려 그가 가톨릭 종교개혁의 전형적인 인물임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가톨릭 측의 개혁은 엄격한 생활, 경건, 그리고 학문을 통해 교회를 정화하고자 하였으나 동시에 전통적 교리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고집하였기 때문이다. 이사벨라와 마찬가지로 가톨릭 개혁 운동의 지도자들은 순수하고 경건한 동시에 편협한 인물들이었다. 프로테스탄트에 대항한 이론 비록 가톨릭 개혁 운동이 일찍 시작하기는 하였으나 프로테스탄트주의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그 성격은 변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운동은 이제 더 이상 단지 교회 내부의 개혁만을 추구할 수는 없었다. 이제 개혁의 범주 안에 교리까지 포함했던 인물들에게 대항하여만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분에서 프로테스탄트주의야말로 진정한 위협이었으므로, 가톨릭 개혁주의자들은 교회 생활의 개혁과 동시에 전통적 교리의 수호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가톨릭 지도자들 가운데 일부는 학자들이었다. 일찍이 라이프치히에서 루터와 칼슈타트에 대항하여 논쟁을 벌였던 신학자 '존 엑크'는 또한 양심적인 목회자로서 1537년 스스로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학자이기도 하였다. 반면 루뱅대학(University of Louvain) 학장이었던 "제임스 라토무스"(James Latomus)는 프로테스탄트들과 인문주의자들에 대항한 인물로서,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라틴어로 읽는 것만으로서도 충분하며 교회의 전통에 충실하게 따르기만 한다면 헬라어와 히브리어 연구는 무용한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결국 프로테스탄트의 교훈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학문이 필요하다는 것이 명백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프로테스탄트주의의 이론을 반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신학자들과 학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인물은 "로버트벨라민(Robert Bellamine)"과 시저 바로니우스(Caesar Baronius)"이다. '벨라민'은 프로테스탄트의 이론에 대항한 가톨릭 측의 신학적 이론을 집대성한 인물이다. 그는 1576년부터 시작하여 12년 동안 로마대학교에 창설되었던 변증학 과장직을 역임하였으며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 끝에 1593년에는 대작 "기독 신앙에 관한 논쟁에 관하여"(On the Controversies of the Christian Faith)를 출판하였다. 이 작품이 그 후 프로테스탄트주의에 대항한 고전적 자료가 되었다. 실제로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이론들은 이미 벨라민의 작품들 가운데 포함되어 있다. 벨라민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고 있다는 이론을 이단이라고 정죄하였던 갈릴레오의 재판에 참가하였던 인물이다. 반면에 "시저 바로니우스"는 뛰어난 가톨릭 역사가였다. 마그데부르크(Magdeburg) 대학교에 있던 일단의 프로테스탄트의 학자들은 로만 가톨릭이 어떻게 원래의 기독교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웅대한 역사책을 출판하기 시작하였다. 끝내 완성되지 못했던 이 작품은, 각 세기에 한 권씩을 할애하였으므로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마그데부르크 연대기"(The Centuries of Magdeburg)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서 바로니우스는 그의 "교회춘추"(Ecclesiastical Annals)를 집필하였다. 이 작품들은 모두 현대학문으로서의 교회사의 탄생을 알리는 것들이었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11/11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6 CNDrea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