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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이야기 (두번째)
유서 이야기 (두번째) 이민와서 정말 열심이 산 부부가 있었단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악착 같아서 죽자하고 벌어서, 먹지 않고, 쓰지 않고, 치장하지 않고, 꽁치고 또 꽁쳐서 가계도 사고, 차도 사고, 집도 사고 남부럽지 않게 살게 되었단다. 아내 덕에 남편은 목에 힘주면서 좋은 차에 골프채 휘두르면서 살았고…… 살만해졌는데도 아내는 죽자고 일만 했단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시름시름 앓더니 그만 덜컥 세상을 뜨고 말았단다. 그렇게 애써서 벌어 놓은 것 써보지도 못하고…… 주위에서는 너무나 일을 많이 해서 과로로 몸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애처러워했다. 세상떠난 아내는 살림꾼에다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생명보험도 큼지막한 것을 들어 놓아서 남편되는 사람은 적잖은 보험금도 탔다고 했다. 아내의 친구들은 죽도록 일만 하다가 그 흔한 Cruise 여행 한번 못해보고 떠난 친구를 애석해 하면서 “우린 절대로 그 애처럼 살지 말자!”라고 약속을 했단다. 아내가 죽도록 고생해서 모아 놓은 재산에 두둑한 보험금까지 탄 남편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면서 지냈단다. 아내를 먼저 보내고 허전한 마음에 한국에 가서 좀 쉬고 오겠노라고 하며 한국에 가서 몇달을 지냈단다. 한국에서 돌아올 때 공항에 마중 나가보니 옆에 예쁜 새색씨(?)와 동행을 하고 있더란다. 한국에 가서 새장가를 들고 온 것이었다. 한참이나 나이 어린 새파란 여자와…… 주위에서는 수근거렸단다. 아내의 산소에 잔디가 뿌리도 내리기 전에 새장가를 같다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은 더욱 더 구설수에 올랐단다. 이유인즉슨 전처는 가계 Helper처럼, 가정부처럼 부려먹더니 새 아내에게는 끔직하게 잘 해준다는 것이었다. 전처에게는 한번도 해준 적이 없는 여행에다, 반지 목걸이 귀걸이에다, 명품옷에다, 함께 길을 걸을 때는 꼬~옥 손을 잡고 여왕 떠받들듯이 했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은 전처의 친구들은 모여 앉기만하면, 전화통을 붙들기만 하면, 세상 떠난 친구의 남편을 안주거리로 삼았단다. 게다가 자식들이 좀 어려운 일이 생겨서 아버지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면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곤 했단다. 주위에서는 새아내의 입김 때문이라고 수군거렸다. 그래서 결국은 자식들과도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전처의 덕(?)을 톡톡히 보면서 새색시와 단둘이서 달콩달콩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끝낸 순진이의 얼굴은 노기(?)로 상기되어 있었다. 사실 나도 좀 어이가 없었다. 나도 어디선가 바람결에 듣은 것 같긴 한데, 순진이에게서 듣은 것처럼 자세하진 않았다. ‘결국은 그 싸나이 때문에 나도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거 아냐!?’ “여보, 우리가 얼마나 같이 살았어?” “……” “당신 나를 그렇게도 몰라? 내가 이 정도 밖에 안돼? 정말 너무하다 너무해!” “여보~ 당신이 섭섭하게 생각하는 거 알아” “잠간만! 이건 섭섭한 정도가 아냐! 어이가 없어!” “알아, 그리고 정말 미안해! 그런데 그게 현실이야!” “현실~? 현실 좋아하시네!” “여보~, 주위를 둘러 봐. 아내들을 먼저 보낸 남자들이 어떻게 사나” “집어치셔~ 우리가 왜 남의 이야기를 해야 돼!” “……” “지금 우린 우리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야!” “여보, 요즘 한인사회에서 무슨 말이 떠도는지 알어?” “……” “남편들은 아내들이 먼저 죽으면 아내의 영정 앞에 세워 놓은 촛불을 못 끈데~! 알기나 해~?”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소리야?” “당신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지?” “……” “촛불을 끌려면 어떻게 해야 돼?” “……” “입을 요렇게 뽀죽하게 내밀고 후~~~ 하고 불어야 되지?” 순진이는 입을 오무리고 촛불을 끄는 시늉을 했다. “그런데?......” “당신은 좋아 죽을 때 어떻게 해? 입이 귀에 걸리지?” “그래……” “입이 귀에 걸린 모양을 해 가지고 촛불을 끌려고 해 봐” “……” “어디 한번 해 봐~! 입이 째지게 웃는 모습을 해 가지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보라구~” “흐~ 흐~~ 흐~~~” 옆으로 벌어진 입에서는 바람 새는 소리만 나고 앞으로는 바람이 나오지 않았다. 순진이는 내 꼴(?)을 보면서 낄낄거리고 있었다. “어때? 촛불을 끌수 있을 것 같애?” “아니~……” “바로 그거야! 아내가 죽으면, 남편은 너무 좋아서 입이 귀에 걸린다는 거야! 그래서 촛불을 못 끄는거구! 알기나 해~?” “… 아내가 죽었는데 왜 좋아할까?” “에구~ 순진하긴~! 왜 좋아 하겠어~? 새장가 들 생각부터 하는거지~! 세~상에~!” “에이~ 설마~” “설마~? 당신 지금 설마라구 했어?” 순진이의 얼굴에 다시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이 여자가 왜 이래!?’ “그것두 아내가 피땀흘려 모아논 재산에, 아내 때문에 탄 보험금을 가지고……” “……” “남자들~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지!” “아니~ 왜 나한테 소리를 지르고 그래?” “남자들 다~ 똑같애!” “……” “죽은 여자만 불쌍하지…… 뼈꼴 빠지게 일만하다가……”순진이는 심난해 했다. “여보~ 남의 일에 왜 당신이 심난해 해?” “당신도 똑같을 꺼야~” “왜 생사람을 잡고 그래? 난 절대~ 안 그럴꺼니까 걱정마~!” “그걸 어떻게 알아~?” “괜히 유서 이야기를 꺼내서 나만 날벼락을 맞았잖아~!” <계속>

기사 등록일: 200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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