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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쫀이 만세
쫀쫀이 만세 우리 동네에서는 매주 월요일에 쓰레기를 수거해 간다. 쓰레기를 정리하다 보니 순진이가 쓰던 손가방이 쓰레기통 속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어~ 어떻게 이게 쓰레기통 속에 들어가 있지?’ 쓰레기통 속에 있는 손가방은 순진이가 아주 요긴하게 쓰던 것이었다. 좀 크긴 했지만 교회에 갈 때 성경책도 넉넉하게 들어갔고 이것 저것 잡동사니들을 다 넣고 다니기에 안성마춤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손잡이도 멀쩡했고 zipper들도 잘 작동했다. 모든 칸막이, 주머니들도 구멍난 곳이 없었고 아직 쓸만한 가방이었다.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정리해서 밖에 내놓고 손가방을 들고 들어왔다. “여보~ 어떻게 이게 쓰레기통 속에 들어있어~?” “어~ ……” “당신이 버린거야?” “…어~ ……” 순진이는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멀쩡한데 왜 버렸어?” “지난 금요일에 언니들을 만나서 한마디 듣었어…” “뭐라고?” “요새 이런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구 그러잖아” “내가 보기엔 멋있기만 한데……” “당신한테나 멋있게 보이지” “내가 물건 보는 눈이 있는데……” “Garage sale에서나 물건 보는 눈이 있지 ㅎㅎㅎ” “까불래~?” “이거 큰 언니가 줬다~!” 순진이는 금요일에 시내에 나갔고, 나는 금쪽같은 휴가를 내어서 세탁소를 지켰다. 시내에서 머리도 하고 언니들도 만나서 점심을 먹고 친정어머니를 찾아뵈었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두 언니들이 가방이 보기싫다고 집으로 데려가서, 쓰던 가방을 하나 주었다고 하면서 좋아했다.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건데?” “이걸 어디 그거에다 비교해~?” “그럼~ 이건 버려?” “그래~ 버릴 땐 팍팍 버려! 이젠 버리면서 살아야 돼!” “알았어~” ‘이젠 나도 많이 변했구나!’ 본인이 쓰지 않고 버리라는데 낸들 어쩌랴! 그렇다고 내가 쓸수도 없고…… 밖으로 들고 나가서 쓰레기통에 마~악 집어 넣으려 하다가, 다시 한번 손가방을 들여다 보았다. “아직 쓸만 한데……”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다. 순진이 몰래 다시 가지고 들어와서, garage 선반 위에다 올려 놓았다. 다음에 교회에서 garage sale할 때 갔다 주던가, 아니면 헌옷을 수집하는 통속에다 넣기로 했다. “쓸만한 물건이 쓰레기장에 가는 것은 환경에도 좋지 않지!” 집안으로 들어가니 순진이가 물었다. “당신~ 가방 버렸어?” “……” “버렸냐구~!” “버렸게~? 안 버렸게~?” “당신~~~ 안 버렸지?” “……” “그럴 줄 알았어!” “그런데 왜 물어 봐?” “못 말려~ ……” 순진이 얼굴이 말하고 있었다. ‘이구~ 내 팔짜야! 내가 쫀쫀이 하구 살지~!’ ‘나니까, 저런 사람하구 살꺼야! 이구~~~”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갔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부엌으로 내려갔더니, 순진이가 음식을 만들다 말고 반색을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쫀쫀이 만세~~~!!!” “이 여자가 왜 이래~?!” “여보~ 여보~~” “말해! 숨넘어 가겠다!” “오늘 내가 당신 상줘야겠다~!” “됐네요!” “정말이야! 당신 상받을만 해!” “도대체 뭔데 아침부터 호들갑이야!?” “얘기 안할꺼야” “말해 봐” “No~~~” “뭐야~ 말해~ 답답하잖아!” “안 할꺼야~!” “젠~장 그럴러면 애초에 말을 꺼내지 말지” “…… 아무래도 안 되겠어! 안 할래!” “그럼 상은 줄꺼야?” “상은 주어야지!” “뭘 했는지도 모르면서 상을 받아?” “말하면 당신이 날 쫑코줄꺼야~” “쫑코~? 이 사람이 속만 더 타게 만드네!” “이따가 교회가면서 얘기해줄께!” “왜 하필이면 교회갈 때야!” “하여간 기다려~!” “에이! 사람 싱겁긴~!” 차를 타고 교회에 가면서 다구챘다. “이젠 이야기 해! 뭐야?” “당신~ 나 쫑코주지마~!” “알았다니까~” 순진이가 머뭇거리다가 이야기를 꺼냈다. 막내 아들 현이네 집에 가족들이 모여서 순진이에게 어머니 날 저녁을 거~하게 차려주었다. 순진이는 입이 귀에 걸렸다. 세 아들이 다 결혼하고 세 며누리들이 차려준 첫 어머니 날 저녁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저녁이 끝나고 세 아들과 며누리들이 함께 모아서 어머니 날 선물로 Gift card를 주었다. 순진이는 Gift card에 적혀있는 액수를 보더니 뒤로 넘어갔다. 일요일 아침에 갑자기 Gift card가 생각나서 아무리 찾아 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단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있을만한 곳을 모조리 뒤져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번쩍드는 생각이, 어쩌면 헌 손가방 속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부리나케 garage에 들어가서 헌 손가방을 선반 위에서 찾았다. 가방 속을 샅샅이 뒤졌다. 가방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주머니 속에서 Gift card를 찾았단다! “여보~, 내가 얼마나 속을 끓였는지 알어~?” “에구~ 오죽했겠어?” “당신이 위대해 보이더라!” “쫀쫀해 보이지 않고?” “아니~ 위대해 보였어!” “에이구~ 그냥 쓰레기통에 콱~ 버릴껄!” “ㅎㅎㅎ 고마워~ 여봉~” 순진이가 내 어깨에 기대왔다. “이 여자야~ 나 지금 운전 중이야~!” “사실말야~ 쫀쫀하다는게 어감이 좀 그래서 그렇지……” “……” “과히 나쁜 것 같지 않아!......” “속이 터진다며?” “터질 때도 있지만, 이럴 때도 있잖아!” “오랫만에 쫀쫀이가 칭찬을 듣었네!” 한가한 일요일 아침의 Highway를 신나게 달렸다. 5월의 태양이 쨍~하니 빛나고 있었다.

기사 등록일: 200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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