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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분노_ 청야 김민식 (캘거리)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민 생활은 처음에 누구를 만나서 어떤 생활을 익히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시작이 절반,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몇 번의 솔깃한 다른 지방으로의 이주 유혹도 있었으나 자연의 경관이 넘쳐나는 로카 산맥 주위를 떠날 수 없다.
그럼에도 문화가 다르고 한인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하물며 개신교라도 교리 해석이 다른 복잡한 교회에 예속되어 같이 생활한다는 것이 때로는 매우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이럴 때 고등학교 아들이 다니던 미술학원의 윤병운 화백을 만났다.
지금도 두 내외분이 정정하게 생존해 계시는데 부부가 같이 유명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국선에 입선한 화백의 명성과는 걸맞지 않게 검소하고 겸양을 구비하신 분이시다.
그분이 들려주시던 이민생활의 충고의 몇 마디가 사반세기 이민 생활을 이어오는 동안 소중한 좌우명이 되었다.
"사업에 전력투구하되 혼자 즐기며 지내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자연과의 삶에 익숙해지고 사업에 전념하는 동안 모친이 별세하자 장남인 나는 우울증으로 며칠간 입원을 하기도 하며 오랜 고생을 했다.
그동안 사랑하는 동생들, 금년에는 매형마저 세상을 떠나자 다시 한동안 우울증이 찾아왔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친숙한 자연이 나를 치유해 주곤 한다..
로키산맥 서산에 걸린 구름 조각들이, 뒤란의 10여 년 넘은 30여 그루 장미꽃 철쭉 영산홍과 체리, 블루베리 나무들이 반긴다. 고락을 같이한 나를 위로하며 속삭인다. 몇 번만 어루만지며 가치를 쳐 주기만 해도 신기할 정도로 마음이 평온하며 스르르 치유해 간다.
그중에서도 공중 나는 새들은 나의 더욱 친근한 벗이자 생활의 예지를 밝혀주는 등불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텃새인 까치는 언제나 바라만 보아도 사랑스럽다. 까치에 관한 한 넘치는 경험의 사건들로 내 주위에 가득 차다. 로빈 새와의 추억에 얽힌 스토리는 풀어 놓아도 끝이 없을 것이다. 사반세기를 이어오는 동안 몇 번이나 아시를 해도 늘 내 집에 둥지를 틀고 같이 지낸다. 그 정겨운 사건들은 회상만 해도 눈물이 글썽인다.
기쁨과 슬픔의 눈물보다도 때때로 정겨워 흐르는 눈물의 횟수들이 늘어간다. 그런 노년의 생활을 사랑한다. 메마른 땅 들 풀 속에서 작고 예쁜 꽃이 피듯 고독 속에서 정겨운 꽃들이 피어난다, 반복되는 자연의 현상들, 친근함 들 속에서 심층의 꽃들이 철학, 인문학의 향기를 풍겨낸다. 존재의 정겨움을 넘어 저 너머 사유의 의미를 찾아내는 신비로움- 그것들로 인한 정겨움의 틈새로 번민이 함께할 때가 있다.
4년 전, 윤병옥 합기도 관장이 작은 새집을 직접 정성 들여 만들어 보냈다.
페인트칠을 한 후 십자가와 캐나다 작은 깃발을 새집 입구에 붙이고 아주 작은 구멍을 뚫어서 선물했다.
한 해가 지나도 참새는커녕 덩그러니 걸린 빈집 모습이 애처롭기만 했다.
"참새도 못 들어가는 작은 구멍에 누가 들어올까." 야생 새 기르기에 관한 한 나보다 한 수위인 정각 관장의 선물이어서 입 꾹 다물고 한 해를 더 기다렸다. 이듬해 참새보다 적은 딱새가 입주했다. 로빈새 참새와 자주 싸우더니 이제는 사이 좋게 지낸다. 딱새의 치밀한 주의력은 놀랍다. 쩌렁쩌렁한 노랫소리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일까. 세상은 진리를 넘어 신화의 상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할 때 훨씬 더 미학적일 때가 있다, 때로는 진리보다도 신화의 이야기들이 더 감동적이고 사실일 때가 있다. 새들의 예지력은 마치 전설의 신화처럼 내 눈에 선하다

2020년 여름, 포플러 나무의 속삭임, 앞마당에 흐르는 잔잔한 낙수 소리, 폭설의 함성들을 타고 들려오는 저 너머 소리에 익숙해 간다. 나약한 자신에 초라하게 머뭇할 무렵, OVID-19 팬데믹 덕분에 참새와 갈매기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친근하게 지내는 행운을 얻었다. 역병의 지루한 세상을 지나는 동안 새들의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 서적을 몇 권 구입해서 읽었다. 상공에 갈매기가 비상하는 늘씬한 모습을 볼 때마다 먼 옛날 지각 변동이 일어 나가 전 캘거리가 바다였던 시절부터 잔존하며 대를 이어왔을 거라는 제법 유식한 척 판단을 하곤 무심히 지나쳤다.
어느 무더운 여름 옆 가게 중국 레스토랑 주인 샘이 뒷마당에서 갈매기에게 튀긴 음식 부스러기들을 뿌려주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상가에는 음식점이 절반을 넘고 뒷마당 철조망 하나로 고등학교가 있고 그 광활한 원주민 마을 개발로 생활이 여유로워진 술 취한 원주민들이, 쇼핑객들이 흘리고 버리는 음식 찌끼기 들 이 풍부해서 갈매기들이 머물곤 하는데도 25년 이상을 참새 대하듯 관심 없이 지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뒷마당에 모여드는 한 무리 10여 마리들의 갈매기들의 모습이 범상치 않음을 안 것은 보름이 지난 뒤였다. 갈매기는 정부에서 해로운 조류로 분류한 새가 아닌가. 먹이 주는 것을 금지한다. 그럼에도 피자 배달을 갈 때마다 차에 실어 놓은 땅콩 비스킷을 몰래 차창 너머로 흩뿌려 주었다.
갈매기들의 천진난만하고 예의 바르되 용의주도한 모습, 자유분방하게 하늘을 날지만 규율이 엄격한 생활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배달에서 돌아와 몰 입구 마당에 들어서면 첨병은 나의 차를 알아본다. 높이 날아오르며 에스코트하듯 먼저 나의 주차 공간으로 내려온다. 고등학교 지붕에 일렬로 앉아있던 한무리, 가로등 꼭대기 갓등에 앉아있던 한무리, 우리집 뒷마당 벽 위에서 몇 시간이 동안 꼼짝 않고 기다리던 무리 등 30여 마리가 일제히 날아든다. 다른 갈매기 무리가 끼어들거나 까치 까마귀가 끼어들면 리더들의 공격에 허겁지겁 도망간다. 그들은 한 가족들이리라.
감당할 수가 없어 피자 세 판을 구어 잘게 썰어 종이를 깔고 매일 저녁 공급했다. 내 발 밑동까지 날아들며 친근감은 더해 간다. 8시가 넘으면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등 허겁지겁 무리를 지어 보우 강변 보금자리로 날아간다. 9월이 지나도록 갈매기가 떠나가지 않는다. 언짢은 모습으로 이웃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그럴 때면 "잘 먹여야 고향인 페루 칠레로 무사히 돌아간다니까"
그러기를 석 달이 지나고 작년 11월 첫 주가 다 지나도록 귀향할 생각을 않는다. 보우 강변의 모든 갈매기들은 10월 이미 캘거리를 떠났다.
주말은 진눈깨비가 내리고 바람이 거세다. 저녁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10여 마리의 갈매기가 미동도 않는다. 나는 정을 떼느라 음식도 주질 않았다. 빨리 떠나라고 고함을 쳤다. 그들은 굶주린 채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 그 이튿날부터 금년 봄까지 볼 수가 없었다.

나는 겨우내 가슴 앓이로 우울하게 지냈다.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몰인정할 수가 있나. 살아서 돌아올까. 만나면 어떻게 변명하고 대해야 할까. 자책의 번민으로 한 철을 보냈다. 마음을 추스르느라 안톤 제흡의 희곡 연극 '갈매기'를 영상으로 보기도 하고 리차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도 정독하며 마음을 달랬으나 큰 위로가 되지를 못했다.
6월 집에서 5분 거리의 COSTCO 주차장에서 두 마리의 성인 갈매기가 공중을 선회하고 있었다. 나는 반가워서 한 창을 따라가며 쳐다보는데 나의 발치 앞에 내려앉는 것이 아닌가. 나를 알아보는 것이리라.
7월이 접어들자 대여섯 마리의 갈매기가 뒷마당에 나타났다. 여차하면 올해 태어난 새끼 점박이들을 몰고 올 참이다. 나는 마음을 굳게 잡고 갈매기들이, 우리 모두가 정을 버릴 때까지 먹이 주는 것을 중단했다. 코요테가 마을을 침범해서 사람을 해치는 사건도 있고 해로운 야생동물 먹이 주는 것을 금지하는 캠페인이 늘어가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가게 뒷마당에서 한 마리의 갈매기가 나의 머리를 빙빙 돌며 괴성을 지르더니 어제 7월 13일에는 4 마리가 내가 나타날 때마다 번갈아 주위를 날며 시위를 한다. 잘 어울리던 까치 까마귀가 일제히 사라졌다. 분위기가 삭막하다. 갈매기가 배고품에 분노하면 펭귄도 잡아먹는다는 사실도 아는 터. 분노하면 온순하고 예의 바르던 갈매기가 포악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동안 입도 대지 않았던 중국집 집 마당에 햇볕에 말려놓은 음식을 마구 훔쳐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담벼락에 배설물로 덧칠을 해 보복할 것이다
금년 여름을 독한 마음으로 참고 견뎌야만 한다.

Be (영화 "갈매기의 꿈" OST) - Neil Diamond 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보나 연신 흐르는 눈물을 참아낼 수가 없다.

(지면에는 여기까지만 들어갑니다)



Lost 방황하고 있어요 /
On a painted sky 석양에 물든 하늘 위/ Where the clouds are hung 구름이 걸려있는 곳에서 / For the poet's eye 시인의 눈을 찾으려다 / You may find him 그분을 찾을지도 몰라요 / If you may find him 만약 당신이 그를 찾으려 한다면요 There 그 곳 /
On a distant shore 아주 먼 나라 바닷가 위 / By the wings of dreams 꿈의 날개에 실려간 그곳에서 / Through an open door 활짝 열린 문을 통해 / You may know him 그분을 알게 될지도 몰라요 / If you may 만일 그대가 알려고 한다면요 Be 존재해요 /
As a page that aches for a word /애타게 갈망하는 페이지처럼.../Which speaks on a theme that is timeless / 영원한 주제를 이야기해주는 언어를 / And the one God will make for your day 그러면 신이 당신의 날을 마련해 주실 거에요 Sing 노래해요/ As a song in search of a voice that is silent /침묵의 언어를 찾아 헤메는 노래로... And the Sun God will make for your way 그러면 태양의 신이 당신의 길을 마련해 주실 거예요 And we dance 그러니 우리 춤을 춰요 / To a whispered voice 우연히 들은 속삭임에 맞춰 Overheard by the soul 영혼을 통해 / Undertook by the heart 마음에 새겨진 / And you may know it 그러면 그대는 알지도 몰라요 / If you may know it 그대가 알려고 한다면요... While the sand Would become the stone / 모래는 돌이 되겠지만 / Which began the spark / 번뜩이는 빛은 /Turned to living bone / 생명의 뼈로 살아나게 하시니 Holy, holy / 거룩하시도다 ~ Sanctus, sanctus 거룩하시도다 ~(라틴어)................


발행일: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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