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 김숙경 (캐나다 여류시인협회 시인, 에드먼튼 거주)
고향이 날 부르네
무쇠솥에 장작 지피며
땀 밴 행주치마 입고
마을 버드나무 아래서
마냥 자식을 기다리시던 엄마
그리움이 날 부르네
보름 달밤 냇가에서 멱 감으며
물장구치던 어린 추억이 날 부르네
차례상에 절하시며 명절의 예절과 덕담을
들려주시던 아버지가 날 부르네
고향 황금 들녘 탐스러운 오곡백과가
어서 오라고 날 부르네
이국땅 늙은 소나무에 걸린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슬픈 소망을 풀어 놓는 하얀 고무신
도란도란 모여 송편 빚으며
웃음꽃 피우던 고향 집으로
흰 구름 타고 어서 오라네
기러기 날개 타고
바람의 속도로 오라네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낮달
눈시울이 붉어지는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