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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P 선거법 개정안, 선관위 무력화 노리나? - 법안 통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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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앨버타 정치, 레드 토리(Red Tory) 와 블루 토리(Blue Tory)

다니엘 스미스(블루 토리)와 앨리슨 레드포드(레드 토리) 
토리(Tory)와 휘그(Whig)

캐나다는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했다. 미국처럼 전쟁이라는 혁명적 수단이 아니라 신사적으로 대화를 통해 본국과 타협해 독립했다. 독립을 했으나 캐나다 사회, 경제, 정치에는 영국의 문화 전통이 많이 남아 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단어, Tory(토리)도 영국이 남겨놓은 정치 유산이다.
토리는 영국의 보수당을 말한다. 토리 당은 1661년부터 1760년까지 존속했다. 그 후 1783년 휘그당에서 나온 일단의 정치세력이 정당을 형성해 명칭을 토리라고 정해 토리 당이 다시 생겼다. 그 후 1832년 보수당으로 당명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렀으니 긴 역사를 자랑한다. 지금도 속어 또는 애칭으로 영국, 캐나다의 보수당, 보수 지지자들을 토리라고 부른다.
토리의 반대당은 휘그(Whig)당으로 굳이 말하자면 진보다. 휘그도 사어(쓰이지 않는 말)가 되어 휘그의 정치적 후계자인 노동당, 자유민주당도 그 단어를 쓰지 않는다.
영국이 양원제, 양당제를 채택했듯 캐나다 연방정치도 양원제, 양당제를 그대로 답습했다. 그래도 주 정치는 연방보다 다양해 보수당, 자유당 외에 B.C주, 매니토바 주는NDP가 집권하고 있다.

레드 토리, 블루 토리

영국, 유럽 정치에서 레드(Red)는 투쟁, 열정, 진보, 젊음과 노동자를 상징한다. 반면 블루(Blue)는 보수를 상징하는 색이다. 앨버타 주기는 바탕이 푸른색이다. 프랑스 혁명 때 자코뱅은 붉은 기를 나부끼며 혁명을 수행했다. 붉은색은 민중의 피, 노동자의 피를 상징했다. 붉은 기는 자유, 평등, 박애의 혁명을 상징하는 삼색기로 바뀌었지만.
NDP는 오렌지 색을 쓰는데 NDP의 전신인 CCF 때도 오렌지색이나 황토색을 상징으로 사용했다. 녹색당(Green Party)은 녹색을 상징으로 쓰고 있다.
앨버타 정치는 초기에-1905년 연방 가입 이후- 자유당이 집권했으나 곧 보수에 정권이 넘어갔다. UFA(United Farmer’s Alberta앨버타 농민연합) SCP(Social Credit Party 사회신용당)은 모두 보수정당이다. SCP에 이어 PC(Progressive Conservative 진보보수당)이 집권했다. 1971년 집권한 PC는 2015년까지 44년을 집권해 캐나다 정치에서 최장수 정당이 되었다. 1971년 집권 당시 주 수상인 피터 로히드, 그 후에 주 수상이 된 에드 스텔막, 앨리슨 레드포드, 짐 프렌티스는 모두 레드 토리로 분류된다. 레드 토리는 우리 말로 중도우파, 개혁보수에 해당된다. 재정적으로 보수를 유지하며 온건한 실용주의, 헬스 캐어, 교육, 사회적 약자 보호 같은 공공서비스에 중점을 두어 일부 정책은 자유당과 겹친다.
에너지 분야에 있어 레드 토리는 정부가 개입한다는 입장이다. 피터 로히드 주 수상 경우 앨버타 자원 배분 문제에 대해 연방정부와 대치보다는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로히드 주 수상은 헤리티지 펀드를 창설해 앨버타의 미래를 위해 자원 로열티의 일부를 적립했다.
레드포드 주 수상은 불명예 퇴진하였으나 성 소수자 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이슈에 진보적 스탠스를 취했고 헬스 캐어, 교육 분야에 대해 정부 지출을 늘렸다.
2002년 와일드 로즈가 창당되며 보수는 분열하기 시작했다. 와일드 로즈는 극우 정당으로 PC보다 훨씬 강성 보수다. 2009년 다니엘 스미스는 와일드 로즈 당 대표가 되었다. 세를 불린 와일드 로즈는 레드포드, 프렌티스 주 수상 때 분열하며 NDP에 정권을 넘겨주었다. NDP에 정권이 넘어가자 그제서야 보수 대연합을 주장해 UCP가 탄생해 보수는 다시 하나가 되었다. 제이슨 케니가 당 대표가 되어 랄프 클라인 이후 다시 블루 토리가 주도권을 잡아 정국 운용 전면에 나서 현재에 이르렀다.

블루 토리로 분류되는 앨버타 정치인들은 랄프 클라인 전 주 수상, 제이슨 케니 전 주 수상, 다니엘 스미스 현 주 수상이 있다. 블루 토리는 우리 말로 강성 보수, 극우에 해당한다. 한국의 극우파와는 결이 많이 다르지만.
블루 토리는 재정적으로 보수 입장을 유지해 작은 정부를 강조하며 낮은 세율, 예산 삭감, 사회적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 지출 삭감, 규제 철폐, 기업활동의 자율을 주장한다. 헤리티지 펀드는 유명무실 해졌다. 스미스 주 수상은 헤리티지 펀드를 다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랄프 클라인 전 주 수상은 기업 법인세를 낮추고 무자비하게 사회 프로그램 예산을 삭감해 취약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정부 예산 삭감 일환으로 정부가 관여하던 사업을 민간기업에 넘겼다. 그는 정부를 이익을 남겨야 하는 기업으로 생각해 정부 부채 탕감에 힘을 기울였다. 예산 삭감으로 부채 탕감에 성공한 그는 ‘부채 제로’를 선언하며 앨버타 주민 모두에게 일인당 400 달러를 지급해 포플리스트의 면모를 자랑했다.
당시 많은 앨버타 주민들은 400 달러를 자선단체, 공연단체에 기부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했다.
제이슨 케니 전 주 수상은 에너지 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를 낮추고 기후변화를 거짓이라고 부정하고 반대했다. 정부 간섭을 최소화해 정부 주도의 산업 다각화 보다는 에너지 산업 확장에 주안점을 두었다.

블루 토리 끝판 여왕, 다니엘 스미스

다니엘 스미스 주 수상은 극우파 정치인으로 리버테리언이다. 스미스 주 수상은 앨버타에서, 아니 캐나다에서 가장 극단화 된 정치인이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그대로 말하고 기상천외 한 생각을 쉽게 하는 성향 때문이다. 이런 개인적 성향은 극우적 정치 성향과 어우러져 ‘여자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3년 주 총선 때 선거운동에 앞서 그녀는 병원 민영화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며 암은 4기까지는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근거도 없이 체로키족 피가 흐르고 있다고 주장했고, 기숙학교 주변에서 집단 발굴된 원주민 아동들의 무덤의 존재를 반박했다.
또한 Locals.com이라는 극우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러시아가 신 나치주의자들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푸틴이 좋아할 주장을 했다. 주 수상이 되기 이전이었지만 여과 없이 극단적 주장을 일삼았다.
당 대표 경선에서는 극우단체 ‘Take Back Alberta’의 지원을 받아 UCP를 장악할 수 있었으니 TBA에 정치적 부채가 있다. 그래서 일부 온건파 의원들이 NDP로 당적을 바꾸었다.
지난 총선에서 보수 지지자들은 마지 못해 UCP를 선택했다. 그 결과 집권 여당으로서 가장 적은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총 87명 중UCP 소속의원 48명, NDP는 36명이다. 무소속 1명, 두 명이 사퇴해 공석으로 남아 있다.
주 수상 취임 후에도 앨버타 주권을 내세우며 연방정부에 맞서면서 분리 독립을 시사했다. 분리 독립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거의 없고 연방정부로부터 더 많은 자치권을 보장받고 자원 통제권 확보에 있다. 공공의료 보다 영리의료의 비중을 높여 의료 민영화에 한발 더 나갔다. CPP 대신 앨버타 자체연금을 테이블에 올렸다. 자체 연금은 주민들 반대가 심해 수면 아래로 갈아 앉았지만 언제 다시 떠오를지 모른다.
스미스의 임기는 2027년으로 끝날 수 있다고 하지만 그에 따른 혼란은 오랫동안 앨버타와 캐나다에 남을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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