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튼 가톨릭 교육청에서 교사들과의 계약 시 가톨릭 가치를 유지할 것을 약속하는 조항에 서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여러 성소수자 교사들이 불안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교육청의 교사 고용 계약에는 6개의 종교적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학교 안과 밖에서 가톨릭의 관행 및 신념과 조화를 이룬 생활방식을 따르고 행동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이 밖에도 성찬식에 참여하고 복음의 원리와 가톨릭 성당의 가르침과 조화를 이루며 살겠다는 내용도 조항에 포함됐다.
그리고 계약서에 의하면 교육청이나 교사들은 성당의 원리와 가르침을 명확히 하기 위해 주교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에드먼튼 가톨릭 교육청에 소속된 한 동성애자 교사는 “학교 안과 밖에서 가톨릭 생활방식을 따른다는 것은 동성애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에드먼튼 가톨릭 학교에서 근무 중인 3명의 성소수자 교사들도 계약서 내용에 대해 조항의 “구멍”은 자신들을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든다면서, 학부모들이 교사의 성적 취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거나 , 비협조적인 교장을 만난다면 교육청에서 근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교사들은 이 밖에도 계약서의 종교적 조항은 다른 동료 교사들로 하여금 이혼이나 동거, 피임과 체외 수정술 등 가톨릭 가치에 위배되는 행동을 숨길 수밖에 없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에드먼튼 가톨릭 교육청 대변인 로리 나기는 행정 직원들은 어느 직원이라도 근무 환경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은 어떻게 근무지 내의 불만을 접수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지침이 있고, 외부 카운슬링 서비스 등 도움을 받을 곳이 많다고 이메일을 통해 알리며, 교육청은 성소수자와 관련해 모든 법적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드먼튼 가톨릭 교육청에 교사로 지원하려면 후보자들은 어떻게 교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학교의 가톨릭 문화에 기여할 지를 묻는 신앙 형성 계획을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채용이나 계약 연장을 위해서 교사들은 신부로부터 승인서를 받아야 하며, 교사가 가톨릭교가 아니라면 그들의 종교 지도자가 보낸 편지를 받아 접수해야 한다. 만약 교장과 같은 행정직에 지원한 것이라면 가톨릭적 조항이 포함된 두 번째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며, 가톨릭이 아니라면 행정직에는 지원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앨버타 대학교의 법학과 교수 에릭 아담스는 인권법에는 고용주가 차별을 둘 수 있는 두 개의 주의 사항이 있다면서, 첫 번째는 항공사 조종사가 시력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선의의 직업적 요구 사항이며 두 번째는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고 정당하다는 논쟁을 펼칠 수 있는 내용, 즉 종교 단체에서 해당 신앙을 가진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사례가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담스는 가톨릭 교육청에서도 계약서 조항에 대한 법적 도전을 받는다면 가톨릭 교육청은 다른 고용 관행이 요구되는 독특한 환경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