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는 있었지만 돈이 없었다" 캘거리 노숙 대책 중단 - 드롭인 센터 파일럿 프로그램 종료
60% 정착 성과에도 ‘일회성 예산’ 한계, 보건·치안 비용 급증 및 회전교차로 현상 우려
시티홀역 근처 셸터 입구에 밀집해 있는 노숙자들 (사진 : 이정화 기자)
(이정화 기자) 캘거리 노숙자 자립 프로그램들이 뚜렷한 성과에도 단기 예산 종료’에 가로막혔다. 주거 연결 사업이 닫히면서 자립의 불씨를 지피던 이들이 다시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 60%가 증명한 ‘시스템의 승리’, 돌아온 건 사업 종료
캘거리 드롭인 센터(Calgary Drop-In Centre)에 따르면 그간 운영해온 ‘텐트촌 지원팀’과 ‘주거 연결 파일럿’ 프로그램이 이달 말 종료된다. 이들은 단순 구호 활동을 넘어 텐트촌 노숙자들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고 실제 주거 공간으로 매칭하는 ‘현장 밀착형’ 자립 지원을 수행해 왔다.
이 프로그램을 거친 인원 중 약 60%(108명 중 60명)가 영구 주거지를 찾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노숙자들은 자립 의지가 없다'는 일각의 편견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연방 및 주 정부가 배정한 예산이 이번 달로 소진되면서 검증된 자립 지원 체계는 멈춰 서게 됐다.
■ 주정부 "올해 취약계층 지원 강화" 구호 무색 비판도
이번 사업 종료를 두고 주정부의 우선순위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94억 달러 규모의 재정 적자’를 이유로 들었지만 불과 한 달 전 ‘2026 예산안’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약속했던 것과는 배치되는 행보다.
샌드라 클락슨 드롭인 센터 CEO는 이번 예산 미갱신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성과가 나빴기 때문에 계약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면서 "사업 성과는 분명히 매우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로그램은 예산에 따라 시작되고 종료되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주어진 기회 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증명해 왔다"고 역설했다. 클락슨은 향후 영구적인 자금 지원을 받아 유사한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당장 현장의 동력 상실은 피할 수 없게 됐다.
■ 31일 이후의 역설…다시 ‘회전교차로’에 서는 노숙자들
현장 전문가들은 주거 지원 프로그램의 중단이 장기적으로 공공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한다. 주거지가 확보되지 않은 노숙 인구는 만성질환 관리 부재로 응급실과 입원 치료 등 고비용 의료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더욱이 노숙 인구의 보건 및 치안 관리 비용은 이들에게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비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쉼터와 거리를 반복하는 '회전교차로(Revolving Door)'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기온이 오르는 봄철을 맞아 텐트촌 규모는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검증된 자립 지원 체계가 중단되면서 노숙 인구의 도심 유입과 공공 서비스 수요 관리는 올해 또 하나의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