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우편배달 사라진다”...올해 13만여 가구, 5년 내 400만 가구 대상 - 토론토·밴쿠버 등은 연말까지 종료…캘거리·에드먼튼은 이번 1차 대상서 제외
캐나다포스트가 올해 전국 13만여 가구에 대한 문앞 우편 배달을 중단하고 공동 우편함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포스트가 연말까지 전국 13만6000가구에 대한 문앞 우편 배달 서비스를 종료하고 ‘커뮤니티 메일박스(공동 우편함)’로 전환한다. 토론토와 밴쿠버 등 주요 도시의 커뮤니티가 포함되면서 지방정부와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포스트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5년에 걸쳐 문앞 배달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공동 우편함으로 전환하는 구조 개편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재정 악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서비스 방식 자체를 바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현재도 전체 주소의 약 75%는 공동 우편함을 이용하고 있다.
올해 전환 대상 지역은 오타와와 광역토론토의 이토비코를 비롯해 퀘벡 셉틸, 라프레리·캔디악, 뉴브런즈윅 몽턴·리버뷰, 매니토바 위니펙, 브리티시컬럼비아 애버츠퍼드, 미션, 노스밴쿠버·웨스트밴쿠버 등 13개 지역이다. 반면 캘거리와 에드먼튼 등 앨버타 주요 도시는 이번 1차 대상에서 제외됐다.
캐나다포스트는 이번에 선정된 지역 대부분이 이미 공동 우편함 배송 지역과 인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은 전환 과정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이 있어 향후 단계에서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배송 방식 변화에 따른 불편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제시됐다. 캐나다포스트는 전체 소포의 80% 이상이 공동 우편함 내 개별 칸이나 전용 소포 칸에 수납 가능하다고 밝혔다. 크기가 큰 소포나 서명이 필요한 물품은 기존처럼 문앞 배송 또는 인근 우체국 보관 후 수령 방식이 유지된다. 또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 ‘배송 편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현재 전국 1만7000가구 이상이 혜택을 받고 있다.
■ 적자 누적에 ‘배송 방식 대전환’
이번 조치는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캐나다포스트는 최근 몇 년간 5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우편과 온라인 청구서 확산으로 전통 우편물 수요가 급감한 데다, 택배 시장에서도 민간 업체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 기반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우체국 방문 감소로 소매 수익도 크게 줄었다.
캐나다포스트는 공동 우편함이 보안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이용자가 시간 제약 없이 우편물을 수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자나 장애인 등은 신청을 통해 문앞 배달을 유지하거나 별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노조·지자체 반발…“서비스 축소” vs “불가피한 선택”
하지만 현장 반발은 적지 않다. 우편노조는 이번 조치를 “서비스 축소”라고 비판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특히 이토비코 지역을 사례로 들며 해당 지역 우편 관련 일자리의 30~35%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 지역 전환 시행 시점을 오는 11월 16일로 예상하고 있다.
토론토 시 역시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올리비아 초우 토론토 시장 측은 공동 우편함 설치 위치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었으며, 고령 인구가 많은 도시 특성상 주민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초우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문앞 우편 배달 유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들도 “편리했던 서비스가 사라진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한편, 배달 노동자의 고용 감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캐나다포스트의 더그 에팅거 최고경영자는 2030년까지 약 1만6000명의 직원이 은퇴 또는 자발적 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5년까지 추가로 1만4000명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서비스 변경을 넘어 캐나다 우편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향후 전환 지역 확대 과정에서 주민 불편, 지방정부와의 협의, 서비스 공백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