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안 바꾼다”…앨버타도 ‘서머타임 연중 고정’ 추진 - 계절별 시간 변경 폐지 법안 예고…편의성 기대 속 건강·정책 논란 확산
앨버타주 포트 맥클라우드 인근 안개 낀 풍경 위로 해가 떠오르는 가운데 말들이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앨버타주 정부가 봄·가을마다 반복되는 시간 변경을 없애고 일광절약시간(서머타임)을 연중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행될 경우 주민들은 더 이상 시계를 앞뒤로 조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앨버타주 서비스·규제완화부 장관인 데일 낼리는 20일 주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의만 할 때가 아니라 행동에 나설 시점”이라며 관련 법안을 이번 주 중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구상은 현재처럼 계절에 따라 시간을 바꾸지 않고, 해가 늦게 지는 서머타임을 1년 내내 유지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인접 지역과의 시간 체계 불일치를 해소하려는 측면도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올해부터 연중 단일 시간제를 시행한다고 지난 3월 발표했고, 유콘 준주는 이미 시간 변경을 중단했다. 서스캐처원주도 서머타임을 적용하지 않고 연중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어, 앨버타는 사실상 서로 다른 시간 체계 사이에 끼인 상태다.
다만 주민 의견과는 엇갈린다. 2021년 주민투표에서는 연중 서머타임 도입안이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다니엘 스미스 주수상은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며 정책 재추진 의지를 시사했다.
산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농업계는 시간 변경이 작업 일정과 생체 리듬에 부담을 준다며 폐지를 요구해 왔다. 앨버타 농업연맹의 아론 스타인 사무총장은 “가축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며 “시간 변경은 농장 운영에 혼란과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국경 지역 주민들의 불편도 줄어들 전망이다. 앨버타와 서스캐처원 경계에 있는 로이드민스터 지역은 현재 절반의 기간 동안 1시간 시차가 발생해 근로자와 기업들이 일정 혼선을 겪어왔다.
반면 전문가들은 건강 영향을 우려한다. 캘거리대 심리학 교수인 마이클 앤틀은 “연중 단일 시간제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서머타임이 아닌 표준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겨울철에는 해가 늦게 떠 생체 리듬과 사회적 활동 시간이 어긋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한겨울 일출이 오전 10시 이후로 늦어질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앨버타 신민주당(NDP) 대표인 나히드 넨시는 “주민투표 결과와 어긋나는 결정”이라며 정부가 다른 현안을 덮기 위해 이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앨버타 정부는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