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할리우드 잇단 러브콜…캘거리 '북미 4대 영화 도시' 등극 - ‘영화인이 살기 좋은 도시’ 상위권 안착
흥행작 효과로 GDP·고용 창출 이어져, 예산 삭감 속 타 주와 유치 경쟁 심화
사진 출처 : 캘거리 경제 개발청
(이정화 기자) K-드라마부터 할리우드 대작까지 앨버타의 풍광이 전 세계 스크린을 수놓고 있다. 캘거리의 위상은 어느덧 북미 ‘4대 영화 도시’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예산 삭감 파고는 앨버타가 ‘할리우드 노스’의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영화인이 살기 좋은 도시’ 북미 4위, 캐나다서 2위
올해 1월 14일 북미 유력 영화 전문지 '무비메이커(MovieMaker)'는 캘거리를 ‘2026 영화인이 살기 좋은 도시’ 북미 4위로 선정했다. 전년도 5위에서 한 계단 상승한 순위로 캐나다 도시 중에는 토론토(1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캘거리 경제개발공사(CED)에 따르면 지역 특유의 다채로운 로케이션과 숙련된 제작 크루, 경쟁력 있는 제작 환경이 이번 순위 상승의 핵심 요인이다. 최근 촬영 장소 섭외 요청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는 영화 ‘다이 마이 러브(Die My Love)’가 캘거리 일대에서 촬영돼 칸 영화제에서 공개됐다. 제니퍼 로렌스와 로버트 패틴슨이 출연해 각종 국제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주목 받았다.
앨버타의 풍광은 아시아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 올초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K-드라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캘거리와 로키산맥 일대를 배경으로 담아냈다. 주연 배우 김선호와 고윤정이 출연한 이 작품은 캘거리 도심과 드럼헬러, 밴프 국립공원 등지에서 촬영됐다. 유영은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앨버타의 노을과 오로라, 반짝이는 호수 등의 배경이 캐릭터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장치가 됐다"고 전했다.
■ '라스트 오브 어스'가 남긴 1억 8200만 달러의 유산
캘거리의 ‘스크린 투어리즘’ 위력은 앞선 성공 사례에서도 증명된다. 글로벌 경제 분석 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HBO 드라마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1은 앨버타 GDP에 1억8210만 달러의 기여 효과를 냈다. 이 과정에서 약 1490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이처럼 검증된 경제적 파급 효과 덕에 앨버타는 글로벌 대형 제작사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로케이션지로 등극했다.
지속적 성장을 위한 정책적 과제도 남아 있다. 올해 영화 및 TV 세액 공제(FTTC) 예산은 전년보다 3500만 달러 삭감된 6000만 달러 규모로 편성됐다. 이에 대해 글로벌 뉴스 등 현지 언론은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있는 타 주와 유치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도했다. 급변하는 제작 환경 속에서 앨버타가 기존의 로케이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예산 삭감의 공백을 메우고, ‘할리우드 노스’의 입지를 수성할 수 있을지가 올해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