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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가치 _ 최석근 칼럼 3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이 곳은 많은 뇌과학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Hotchkiss Brain Institute’ 라는 곳이다. 연구실에 가기 위해서 만나게 되는 엘리베이터 타워 옆에는 이 연구소의 발전을 위해 기부한 Harley Hotchikiss의 어록이 적혀져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Harley Hotchikiss는 석유회사로 성공하신분이고 캘거리 플레임스 하키팀의 공동구단주이며 캘거리 대학의 뇌연구소에 기부를 하여 지역사회에 공헌하신 분이다. 이분을 가리켜 말하기를 인생의 hat trick 을 하였다고 나와 있는데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아이스 하키, 자기의 사업, 그리고 지역사회에 공헌 이 세가지를 다 이룬 분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필자와 같은 방문 연구자들에겐 앞으로 경력서에 계속 이분의 이름을 싣게 될 것이고 이미 이곳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의 경력서에 올라 있을거고 또한 이 연구소의 발전과 함께 앞으로 훨씬 더 유명해 질 수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소에서 의과대학을 따라서 병원으로 이어지는복도에 들어서면 사람의 이름을 딴 특이한 수술방 겸 연구소가 있다. ‘Seaman family MRT institute’라고 하는데 이 곳은 뇌 로봇 수술을 실제 인간에게 구현하기 위해서 세워진 건물이고 이곳에는 MRI의 새로운 기법을 연구하는 연구소이기도 하다. 뇌에 대한 로봇수술은 사람과는 달리 진단과 수술 행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이곳에서는 값비싼 MRI가 수술 방 안에 들어와 있어서 수술 전 후나 수술 중에 원하면 언제든지 병변을 확인하기 위하여 뇌를 촬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뇌종양수술을 하는 동안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촬영이 즉시 이루어지고 있어 보다 완전한 수술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다. 원래 이 수술 방은 우주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로봇으로 원격 수술을 하기 위해서 고안되어진 설비로서 모든 것들이 자기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재료들로 구성이되어 있고 그 재료 값이 아주 비싸다. 어떻게 이런 공상과학에 나오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걸까?

작년 11월에는 이곳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Seaman family MRT institute’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는데 작고하신Daryl K. Seaman 박사의 자손들이 초대되어서 Seaman박사의 생전의 기부가 어떻게 인류사회에 공헌을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고 기념하는 시간이었다. Daryl K. Seaman 박사는 석유회사로 많은 재산을 모은 자산가이며 앞서 말한 Harley Hotchikiss와 캘거리 플레임스 하키팀을 공동 인수하기도 했고 사업의 파트너로서도 같이 이곳의 경제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분이시다. 어느 날 Seaman박사는 이곳 캘거리 대학 병원에서 신경외과의사인 Garnette R. Sutherland교수가 뇌수술로봇을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미세 뇌수술을 인류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었는데(project neuroArm), 이 미세수술로봇 수술을 실제 인체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주선에만 이용되는 재료로 된 수술 방 설비를 갖추어야 하고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Seaman박사가 알게 되었다. 그 연구의 역사적인 의의와 가치에 대해서 깊은공감을 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110만 달러 이상 되는 거액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부금은 캐나다에서는 역사상 두번째로 큰 기부액이라고 한다. 이 분의 이름을 따라서 이곳 건물이 세워졌고 2008년 5월 12일, 이곳에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두개인두종을 가진 젊은 환자에게 뇌미세수술로봇을 적용하여 종양을 제거한 역사적인 일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Seaman박사를 기념하는 행사에 초대된 그 자손들은 많은 재산을 모은 할아버지보다는 모은재산을 바르게 활용 할 줄 아는 할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을 많이느꼈으리라. 기부자가 직접 연구를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연구를 위해서 공헌을 하고 그 것이 또 인류발전에 기여한 것임에 대한 자긍심이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서 연구를 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의 많은 재산을 의미있는 곳에 기부하여 함께 공공사회를 구현하고 인류에 공헌 하는 모습이 캐나다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Foothill 병원이 존속하는 한 이 곳의 심장부에 이분들의 이름이 지속적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 병원 곳곳을 지나치다 보면 McCaig, Coomb, John, Linbin등 셀 수 없이 많은 기부자들의 이름이 건물, 작은 연구실, 강의실마다 붙여져 있다. ‘기부’ ‘나눔’의 가치를 생각해본다. 이 곳사람들의 조상은 유럽의 비합리적인 사회구조속에 억눌려 살아오다가 청교도적인 가치관을 갖고 신세계를 건설하고자 이 곳 아메리카 대륙에 왔다. 그들은 새로운 가치관의 하나로 사회의 부를 일부 왕이나 왕족이 갖는 것이 아닌 공동의 것으로 나누고자 하였다. 지역사회를 위해서 기부하는 것을 종교적인 기부보다는 삶의 보편적인 가치이며 이 사회를 이루는 기본 틀로 생각하였다. 이런 생각들은 기부를 통한 연구와 직접 학문연구에 참여하여 공동으로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구조를 만들어 냈고 또한 공동성장을 이루어 낸 ‘자부심’ 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영어권으로 유학을 오고 있으며 그 학문적인 가치를 나누고 싶어하고 영어로 된 서적을 함께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를 공유하곤 한다. 잘 짜여진 구조를 갖추어 놓고 그 내용물들은 전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와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지금 이곳에 와서 그 구조의 혜택을 받고 있지 않은가?

작년 가을이었다. 대개는 과학 기술자들이 이 곳을 참관하기 위해서 찾아오는데 그날은 한 중년의 부부와 중 고교생으로 보이는 두 딸이 이곳의 교수님의 안내에 따라서 연구소를 둘러 보고 있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개발된 것들, 그리고 그것들이 갖는 의미들에 대해서 설명을 경청하고 있었다. 며칠후 알고보니, 보기에는 전혀 미세로봇연구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그들은 이지역 유지의 가족이었다. 딸들이 장차 과학을 전공을 할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연구소 견학을 하는 것은 자기가족들이 낸 기부금이 어떻게 쓰여지는지를 보고 앞으로 자기들이 낼 기부가 인류를 위해 어떻게 쓰여질 거라는 것에 대한 설명을 듣는 기회를 갖고 있는 것 이었다. 어떠한 방문객보다도 필자의 마음속에 깊은 여운이 남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의 부를 어떻게 사용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 벌써부터 궁금하다.

최석근 교수
경희 의료원 신경외과 박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현재 캘거리 대학병원에 교환
교수로 방문 연구활동중


신문발행일: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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