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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패권국가 사이에 낀 캐나다_오충근의 기자 수첩
 
캐나다와 중국

우리는 중국을 ‘죽의 장막(Bamboo curtain)’이라고 불렀다. 장막 안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음험하고 배타적인 정책을 알 수 가 없어 처칠은 소련과 동구권을 싸잡아 ‘철의 장막(Iron curtain)이라고 불렀는데 그 말을 원용해 중국 명산품 대나무에 비유해 중국을 ‘죽의 장막’이라고 불렀다.
1973년 피에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죽의 장막을 헤치고 들어가 중공(당시 표현)과 수교를 맺었다.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미국의 핑퐁외교(1971년)에 앞서 1969년부터 중국과 수교를 맺기 위해 막후교섭을 시작해 자유중국(현재 대만)과 미국을 놀라게 했다.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중공을 적대시해 공산혁명에 미쳐 날뛰게 할 게 아니라 국제사회에 나오게 해서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게 하자”는 논리를 폈다. 총리는 꽁꽁 얼어붙은 동서냉전 시대에 자유주의자다운 발상으로 중공을 국제사회로 나오게 하는 역할로 해빙무드, 평화무드에 한 몫을 담당했다.
인구 대국인 중공을 상대로 한 무역관계도 구미를 당기게 했다. 1969년 수교 협상을 시작하며 대 중공 수출이 부쩍 늘었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수교 협상 전인 1968년 대 중공 수출액이 500만 달러 미만이었는데 1969년 대 중공 수출액이 1억1천6백만 달러로 3배이상 수직 상승했다. 특히 캐나다 주력 농산물 밀의 주요 시장이 되었다.
현재 총리인 아들 트뤼도도 취임 후 중국을 두 번 방문해 두 나라 사이를 돈독하게 만들었다. 중국 총리도 캐나다를 방문해 경제협력, 범죄인 인도조약, FTA 등 현안에 대해 토의했다. 중국은 캐나다의 전략 수출품목인 중유(heavy oil)의 잠재적 시장이다. 세계 최대 중유 수출국 베네수엘라의 경제붕괴로 캐나다 중유의 수요는 아시아에서 늘어나고 있다.
2018년은 ‘캐나다-중국 관광의 해’였다. 두 나라는 지난 3월 성대한 기념식을 열어 분위기를 띄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차이나 타운을 가진 밴쿠버는 ‘중국 고객 모시기’ 특별 이벤트를 열었다. 캐나다를 찾는 관광객 중 중국인이 세 번째로 많아 2017년 약 68만 2천명을 기록했다. 공식 집계는 아닌데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쓰고 갔다.

중국, 미국에 뺨 맞고 캐나다에 화풀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나가던 캐나다-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생겼다. 2018년 12월1일 밴쿠버 공항에서 화웨이 회장 딸이자 재무 총 책임자 맹만주(孟晩舟멍완저우 이하 맹만주)가 미국의 요청으로 환승 직전 체포 되었다. 이 사건으로 캐나다-중국 사이는 급랭하였다.
미국은 2016년부터 대 이란 경제제재 위반으로 맹만주를 비롯해 화웨이 관련 직원들에 대한 체포령을 내렸다. 화웨이는 페이퍼 컴패니를 통해 이란에 대량의 전략물자를 팔았는데 HSBC(홍콩 상하이 은행)의 CIA 요원이 증거를 찾았고 이란도 이에 대한 관련서류를 제출하였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맹만주는 재판에서 보석을 허용 받아 가택연금 중이다. 보석조건은 보석금 1,000만 달러, 전자팔찌 착용, 여권 제출, 밤11시-다음 날 아침6시까지 반드시 집에 있어야 하는 조건이다.
맹만주의 체포에 중국은 즉각 보복을 시작했다. 12월10일 중국 공안당국은 캐나다 고위 외교관 출신의 마이클 코브릭(Michael Kovrig)을 체포했다. 중국어에 능통한 코브릭은 2003-2006년 홍콩 및 북경 주재 외교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고 현재는 국제 분쟁해결 기구인 ICG 선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12월13일 중국 당국은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스페이버는 대북 사업가로 김정일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사이다. 중국이 두 명의 캐나다인에게 적용한 혐의는 국가 안보 위해 혐의다.
뒤이어 중국은 마약 밀매혐의로 15년 형을 선고 받은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쉘렌버그에게 형이 너무 가볍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형을 가중할만한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닌데 15년 형에서 사형으로 형이 높아지자 변호사도 황당해 했다.
대련 중급법원의 임의적인 법 집행이나 국가안보 위해 혐의 혹은 간첩혐의는 중국이 외교적 보복에 상투적으로 쓰는 수법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가 연루된 해킹 사건

밴쿠버에 살고 있는 중국인 수빈(당시 50세로 영주권자)는 2014년 7월 군사기밀 해킹 혐의로 연방경찰에 체포되었다. 나중에 검찰 조사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그는 두 명의 해커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와 공모해 2008년-2014년까지 F-22, F-35 전투기와 C-17 수송기의 부품 정보를 해킹한 혐의로 체포되어 미국에 송환되었다.
수빈이 미국으로 체포되자 중국 공안당국은 중국에서 27년을 살아온 캐나다인 부부를 간첩혐의로 체포했다. 케빈 가레트와 쥴리아 가레트(Kevin and Julia Garrett) 부부는 단동에서 Peter’s coffee house(베드로 커피 하우스)를 운영하던 기독교인 부부였다. 1980년 중국에 온 케빈은 6개 도시에서 살며 영어를 가르치던 평범한 캐나다인이었다. 쥴리아는 7개월간 옥살이 하다 풀려나 가택연금 되었고 케빈은 2년간 옥살이 하다 석방 되었다. 부부는 성년 시절 대부분을 살아온 중국에서 추방 당했다.

미국 맹만주 인도 요구할 듯

미국은 조만간 범죄인 인도 협약에 따라 맹만주 인도를 캐나다에 요구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캐나다 법원 판단에 따라 미국 인도 여부가 결정 나는데 정치권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엄연히 3권 분립이 되어 있는데 정치권에서 사법부 고유권한을 침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죤 맥컬럼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 ‘실언’이 나왔다.
죤 맥컬럼 주중 대사는 미국의 범죄인 인도에 절차적 잘못이 있다면서 맹만주의 석방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정계를 뒤집어 놓았다. 맥컬럼 대사는 즉시 ‘실언’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화려한 경력의 노련한 정치인이자 외교관 맥컬럼이 싱겁게 실언이나 할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여론은 맥컬럼에게 좋지 않게 흘러갔다. 야당인 보수당에서도 맥컬럼 발언을 맹렬히 성토했다. 트뤼도 총리는 까마득한 선배 정치인을 주중대사에서 해임할 수 밖에 없었다. 맥컬럼 발언의 진의는 무엇일까? 천기 누설일까?

중국의 캐나다 때리기

올해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계속 미국에 밀렸다. 표면적으로는 합의가 된 것 같으나 중국이 걸려 들었다고 보는 게 옳다. 무역전쟁으로 중국 증권시장 하락, 위안화 가치 하락, 경제성장 하락, 6년만에 생산활동 저하, 소비 둔화 등이 이어졌다. 미국이 상품의 최종 소비국이자 기축 통화국이라 무역전쟁의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개방 개혁 40주년 행사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개방을 확대하겠다. 그러나 내정간섭은 하지 말라”고 미국을 향해 립 서비스를 보냈다. 경제 면에서 자본주의 연륜, 무역 금융 기법, 시장 경험으로 볼 때 중국은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중국이 아무리 국방 현대화에 국력을 기울여도 미국 군사력을 이기지 못한다. 우선 핵무기 숫자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가용 핵탄두 숫자가 미국은 2,000개가 넘는데 중국은 200개가 안 된다. 핵 무기는 소량으로 상대국가에 치명상을 안겨주니 숫자가 많고 적고는 별 의미가 없지만.
국방비에서 미국은 중국보다 5배 많이 쓰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 군사력이 미국을 따라 오려면 20년 걸린다고 추정하고 있다. 시진핑이 미국을 향해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대만을 향해서는 “무력통일도 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 배치 했을 때도 만만한 한국 상대로 경제보복을 했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굽히는 중국의 속성은 이번 맹만주 사건에서도 볼 수 있다. 약하고 만만해 보이는 캐나다를 골라 때리고 있다.
중국의 캐나다 때리기는 캐나다가 자청한 면도 있다. 중국을 상대할 때 경제적 이익을 우선 생각해 저자세를 취해 현 상황에서 억류되어 있는 두 명의 캐나다인을 송환 하는 일은 트뤼로 총리로서는 힘에 겨운 일이다.
자유주의자 아버지가 폐쇄된 중공을 국제사회에 이끌어 냈는데 아들은 중국에게 매를 맞고 있다. 세상에는 이런 아이러니가 비일비재하다. 캐나다가 중국의 매를 피하려면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해 중국의 횡포에 제동을 거는 공조가 필요하다. 캐나다가 국제 공조를 이끌어 낼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신문발행일: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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