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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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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광 목욕탕 건너편 문방구 처마 밑에서 명철과 덕구가 잠복하고 있다. 벌써 반나절이 지났지만 싸가지 조봉남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분명히 교대 시간이 되어 빼빼 메루치가 기어 들어갔는데 싸가지 조봉남은 꼼짝하지 않았다. 오늘은 왜 조용하나 싶던 덕구가 언제나처럼 씨부린다.

“에이 씨 밥 안 먹어요?’

“너 이 새뀌 짜장면 처 먹었잖아?”

“그건 점심이지 점심~~”

“그럼 지금 또 먹으면 새참이야 새끼야… 노가다 뛰니?”

“거~ 먹는 거 가지고 그러지 마쇼~
날고 기는 부하 새참 좀 먹이면 어때?”

“날고 기는 부하 다 얼어 죽었다. 이제 막 나가는구나 너?”

밖에서 이 두 멍충이들이 툭탁거리고 있을 때, 목욕탕 안의 싸가지는 이미 교대를 마치고, 이발소 염씨의 이발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싸가지도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때밀이 탁자 위에서 피를 토했던 사내가 죽었단다. 하여간 재수도 더럽게 없다. 왜 하필이면 싸가지 근무시간 때 기어 들어와서 죽는단 말인가? 메루치 때 죽지….

그 일이 있은 후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고 그나마 때 밀러 오던 단골들도 눈치를 살피며 건너편 찜질방으로 발길을 돌려 버렸다. 사정이 그러하니 지금까지 참고 참아 왔던 사장님도 어제 마침내 폭발해 버렸다.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두 때밀이 중 한 사람이 그만 두어야 하고 보증금에서 밀리는 싸가지 모가지가 순번상 먼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야속한 사장님이다. 근속 일수가 벌써 몇 년인데 거기다 개인 사업자라고 퇴직금도 안 주면서 모가지를 자른단 말인가?

안 된다. 못 나간다. 아니 그만 두는 게 무서워서 못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못 나간다. 이유는 바로 그 놈의 조폭들 때문이었다.

분명 때밀이 탁자 위에서 피 흘린 사내가 자신에게 뭔가를 이야기 했고 조폭 새끼들이 그 것을 본 이상 분명히 자신에게 해코지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절대 나가지 말아야지… 절대 나가지 않을거야… 다짐에 다짐을 하던 싸가지에게 이발소 염씨의 단발마가 날아들어 그의 다짐을 뭉개버렸다.

“좃씨~ 싸전에 쌀 들어 왔디야~ 안 가봐?”


기어이 빵 한 개를 입에 물고 웅얼거리고 있는 덕구의 눈에 싸가지의 모습이 보였다. 아니 잠시 보였다.

“혀… 혀… 형님”

“이건 처 먹여 놔도 지랄이야?”

“그.. 그게 아니라… 때밀이?”

명철이 혜광 목욕탕 입구를 쳐다보자 고개만 다시 빼꼼히 내밀어 주위를 살피고 있는 싸가지의 모습이 보였다. 싸가지는 사실 정말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싸전에 쌀을 부려줘야 밥을 먹을 수 있으니 할 수 없이 나오긴 나왔는데 그래도 무섭다. 주위를 열라 살펴봤는데 저번에 봤던 띨띨하게 생긴 두 놈은 보이지 않는다. 안심을 하고 막 나서는데 그 띨띨하게 생긴 놈들이 갑자기 보였다. 3D TV냐 이거?

“어이 형씨?”

두 사람의 성정이 띨띨하든 뭐 하든 그 덩치만 봐도 오금이 저린다. 그냥 염씨 먹는 거 뺏어 먹으면서 버틸걸 후회가 막심하다. 그래도 대답은 해야 하는데…

“무… 무슨 일로…”

명철은 순간 이 중늙은이 때밀이를 어찌 다뤄야 할지 살짝 고민하다 전통적인 방법을 쓰기로 했다.

“우리가 뭘로 보여?”

“네?

잔뜩 겁먹은 싸가지 조봉남의 얼굴이 아직도 어른거린다. 한 덩치 하는 두 사람이 자신들이 뭘로 보이냐고 물어 보면 뭐라 대답해야 하는가? 하지만 모든 결과가 추측하는 예상과 같이 나오리란 보장은 없다.

명철과 덕구가 퍼뜩 정신차리고 보니…
두 사람이 싸전에서 쌀자루를 나르고 있고, 싸가지는 옆에서 작업 십장 몬양 쌀 부릴 곳을 지시 하고 있지 않은가?.

“아~ 이쪽으로 놓으시라니까요?”

그랬다. 명철의 유려한 두뇌는 채칙과 당근 중 채칙 전략을 먼저 꺼내 들었다.
그래서 싸가지를 위협하기 위해 힘자랑을 하기로 했던 것…
그런데…. 생각보다 일이 쉽지 않다. 이런~
명철은 20kg 포대를 두 개나 어깨에 얹고선 자리를 못 찾아 헤매고 있다.

‘그… 그러니까… 김 부장님이 뭐라 그랬다고? 헉헉~~”

“김부장이 누군데요? 아이 진짜… 덕구씨~ 이 쪽이라니깐….
어트케 말을 못 알아 먹어?”

“아이 시팔 덕구 죽네 오늘… 당신 시방 짜증 내는 겨?”

그러자 화들짝 놀란 싸가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아니~~ 기냥 저는 요 쪽에 놓으면 덜 힘드실까…봐…”

“아이구~ 오늘 덕구 죽네… 면 처먹고 어트케 노가다를 해?”

명철은 참다참다 버럭 화를 낸다,

“ 김 부장이 뭐라 그랬다고?”

싸가지는 또 명철의 소리에 기가 죽어 찌그러진다.

“기.. 김부장이 누구…”

“하~~ 나 돌아 삐것네 이거~~”

여기까지 대화를 나누다 보니 벌써 명철과 덕구가 쌀 트럭의 절반을 날랐다. 땀이 죽죽 흐르자 싸가지가 수건을 가져와 겁 먹은 표정으로 두 사람의 얼굴을 닦아 준다.

“기… 김부장이 그 돌아 가신.. 그”

“아~ 시파 몇 번 야그 하냐 시방?”

“진~~짜로 못 들었다니깐유~~ 들었음 얘기 하지유…
언제 줘 터질지도 모르는디…”

명철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협박 하려 했는데 힘 자랑 하다가 쌀을 날라 버렸다. 그럼 슬슬 다른 방법으로 구슬러 봐?

“그럼… 생각 날 때까지 시간을 줄까?”

“휴~”

이건 또 뭔가? 구슬리려 했더니 한숨을 쉰다. 뭔가 사연이 있나 보다. 근데 조폭이 너무 부드러운 거 아니냐? 어쨌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돈만 찾으면 된다.

“왜 휴~~ 인데? 얘기 해 봐…”

“그게유~ 생각해 낼라문 당시 상황과 똑 같은 상황,
즉 때 테이블 옆에서 생각해야 하는디…”

“가자.. 지금 바로 가자고!”

“그게 아니라… 휴~ “

“아 시파 미치고 팔짝 뛰것네… 빨리 말 안 해?”

근데 듣다 보니 싸가지도 성질이 난다. 아니 나이도 자기 보다 어린 것들이 반말이야 시파, 지들 때문에 10년 넘게 다니던 직장도 짤리게 생겼는데…

“아~` 왜 화를 내고 그래유? 나이도 별로 안 먹어 보이는 사람들이?”

명철이 잠시 어리 둥절… 방금 이 시키가 화 낸 것 맞나? 이러고 있는데 덕구가 인터셉트 한다.

“잠시 덕구의 교통 정리가 필요 하것슴다.. 에헴.. 아자씨..
그래도 우리가 명세기 조폭이란 신분의 사람들인디…”

“조폭이고 지랄이고 몰라유~ 나 시방 때밀이 짤리게
생겼는데 무서운 게 어딧시유!”

“지.. 지랄이라시면…”

“덕구 너 가만 있어 봐~~ 형씨~ 왜 짤리는데?”

“안 짤리게 생겼시유? 사람은 죽어 나자빠지고 허구헌날
까만 옷 입은 깍두기 새끼들은…” (다음호에 계속)

기사 등록일: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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