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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7
 
그래도 몸 속 저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경보음이 싸가지의 다음 말을 막아 버렸다. 지금껏 인생을 살아 오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 막 나가는 것도 정도껏 나가야 하는 건데 이건 좀 더 나갔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슬쩍 명철과 덕구의 눈치를 살피는데 두 사람은 별로 아랑곳 하지 않는 눈치다. 그래도 수정은 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 머리스타일 비슷하신 선생님들이 왔다 갔다 하시고…”

“그래서?”

“그래서 손님이 떨어지니 짤리게 생겼다구유~~”

명철은 뭐 대단한 일인가 싶었다. 그게 아니라 간단한 일이잖아?

“사장 집 어디야? 주소 말해 봐”

“네?”

“내가 형씨 짤리면 사장 딸랑이도 짤라 버린다고 하면 되잖아?”

“아이 진짜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유 진짜~
이래서 운동 선수들도 수업 빠지면 안 되는 겨~”

“아~ 그럼 시바 어쩌라구?”



다음 날이다. 싸가지가 아침 운동 겸 욕탕 청소를 하고 있는데 평소 욕탕엔 일주일에 한 번 들을까 말까 했던 사장님이 눈깔이 시뻘겋게 달궈져 가지고 계단을 뛰어 내려오며 절규 했다.

“좃씨~ 좃씨~”

싸가지는 한숨부터 내쉰다. 요즘 왜 이리, 도입, 발단, 전개도 안 했는데 위기가 많아?

“좃씨~ 좃씨~”
사장님이 들이닥치자 싸가지는 잽싸게 눈가에 침을 찍어 발랐다.

“네 사장님~ 저기… 보증금은….흐흑…”

“헉헉…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란다. 그럼 또 뭔 문젠가? 이런 신발… 문 닫는 다는 거 아녀?

“그럼 손님 없어서 문 닫으신다는…”

“아이.. 그게 아니라… 그… 그… 열심히 일 하라고”

헐~ 이건 또 뭔 시추에이션?

“사… 사장님?”

“그래… 열심히 일 하면 됐지… 그럼…”

싸가지는 아직도 영문을 몰라 특유의 더듬이 안테나를 이빠이 빼 사장의 낯짝을 살펴 보지만 영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사장이 조심스럽게 이야기 한다.

“근데 좃씨~ 그… 조카님들은 아… 안 오셨는가?”

“네? 조카요?”

“아니… 그… 좀 사나이 세계에 종사 하실법한 그 멋지신 두 분 계시지 않는가?”

잠시 짱구를 굴리던 싸가지의 머리통에 명철과 덕구의 쌍판이 떠올랐다.

“아~ 그 깍두기 새끼덜?”

그러자 사장이 질겁을 하곤 싸가지의 대사를 가로 막았다.

“어허… 아무리 조카라지만 그리 말하면 못 써요
얼마나 훌륭하신 분들이야?”

어리둥절 갸웃 하던 싸가지의 눈에 사장의 겨드랑이 사이로 욕탕 앞에 서서 온갖 개폼 잡으며 서 있는 명철과 덕구의 모습이 보였다. 그제서야 이유를 알 것 같은 싸가지다.


“난 또 왜 사장이 자꾸 불알을 만지고 서 있나 했네!”

싸가지가 때 테이블 위에 널부러져 있는 덕구의 몸을 밀며 씨부렸다. 그 동안 얼마나 밀었는지 덕구의 몸둥아리는 벌겋게 색이 변해 있었다.

“어구~ 덕구 죽네. 벌써 몇 번을 미는 거야 진짜?”

그래도 싸가지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 사장 쌍방울을 따 버린다 그랬다고?”

이번엔 명철도 짜증이 나는가 부다.

“아 시파… 아직 생각 안 났어?”

“어구구… 덕구 죽네…”

언제부턴가 싸가지는 이 두 사람이 그리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뭐랄까 띨띨한 것들끼리는 통하는 게 있다는 뭐 그런거? 거기다 자신에게 뭔가를 알아 내려 하는 거라면 당분간은 해코지 하지 않을 터…

“그~~ 리우면 왔다가~~ 싫어지면 가 버리는~~”

이제 명철의 뒷골이 땡긴다. 이젠 이것이 이제 노래꺼정?

“너 시방 노래 부르냐?”

싸가지의 감지 시스템이 즉각 작동했다. 너무 나가면 안 된다.

“그게… 생각을 떠 올리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반색을 하며 명철이 호응을 해줬다.

“그래? 불러~ 더 불러라”

“아유~~ 덕구 죽어요~~”

“아! 생각 난 게 있다”

“머… 뭐야 머?”

“그.. 그게…”

“교대 좀 해요 덕구 죽어요”

“닥쳐봐 새끼야”

어거 띨띨한 것들끼리 모여 있으니 도시당최 교통 정리가 되지 않는다.
싸가지는 덕구의 때를 세 번째 밀고 있는데 한 번 더 밀자고 하면 아마 덕구가 일어나 자신을 개 패듯 팰 것 같다.

요 타이밍에서 뭔가 말 해 줘야 하는데… 아 시파 돌대가리….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다 노래 자락 한 가락 을퍼 제끼니 퍼뜩 생각 나는 게 있었다. 아차~~

“결혼~~ 결혼 했냐고 물어 봤었시유”

“결혼?”

이건 또 뭔 소린가? 결혼? 그럼 김부장이 청혼을 하러 왔다고? 이 중닭한테?
그럼 뭐야? 김부장이 남자를? 오 마이 갓~~

“아 시파… 그런 거 말고~~ 뭐 장소나, 암호, 숫자 지명…뭐 그런 거 얘기 한 거 없냐고?"

싸가지가 요 대목에서 살짝 눈치를 살폈다. 분위기가 살벌하다. 어트카지? 에라 모르겠다. 더 버티려니 밑천이 없다. 생각 안 나는 거 어쩌란 말인가?

“어… 없시유”

“뭐? 이, 덕구 살가죽 다 벗겨 놓구서 할 말 없다구? 이런~ 너 죽고 나 살자~~”

“몰라유~ 그려… 죽여라~ 죽여~ 모르는 거 워쩔 거시여?”

덕구가 싸가지를 잡고 쌍방울을 덜렁 대며 실강이를 벌이고 있을 때 명철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조폭 흉내만 내고 있는 명철과 덕구였다.

원래 제2금융 대부업체 청원 경찰이었던 두 사람은 대부업체가 조폭에게 넘어가 하는 수 없이 돈 받으러 다니는 꼬붕이 되었던 것이었는데 이제 이 흉악한 꼴에서 벗어 날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명철과 덕구는 마음도 약하고 정도 많아서 어차피 이 생활 그리 오래 하지 못하리라 생각했었다. 한 몫 잡고 튀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 자신보다 더 띨띨한 이 눔에게 단서를 찾아야 한다. 명철은 필승 카드를 던져야 했다.

“내가 생각 나게 해 줄께!!”

황토색 빤쓰와 자연 불알 두 사람이 뒤엉켜 싸우다 명철의 대사에 동작 그만, 의아한 표정으로 명철을 쳐다 보았다.

다음날이 가관이었다. 아침부터 혜광 목욕탕 건립 사상 최초… 50명은 넘어 보이는시커먼 깍두기들이 줄을 서서 때를 미는데 그 줄이 혜광 목욕탕 입구를 지나 마을 어귀 정구네 떡볶이 집까지 뻗쳐 섰다.

싸가지는 허벌나게 때를 밀어대고 깍두기들은 줄을 잘 안 섰네 이 딴 거 해야 되느냐는 둥 암튼 혜광 목욕탕이 순식간에 돗대기 시장터로 변해 버렸고 이 진풍경을 마을 사람들이 나와 구경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지고 있었다.


기사 등록일: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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