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타주의 유일한 사이클로트론(Cyclotron) 기계가 두 번의 고장 끝에 작동이 중지됨에 따라 앨버타 암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고 있다.
사이클로트론은 암세포의 위치와 암의 진행단계를 알아내기 위해 흔하게 촬영되는 PET/CT에 필요한 특수 염료 FDG를 생산해 내는 기계이다. 그리고 에드먼튼에 위치한 이 1대의 기계로 에드먼튼은 물론 캘거리 병원에 FDG를 공급해 왔다.
그러나 이 사이클로트론이 지난 9월 28일, 그리고 10월 14일 두 번 고장 났다. 2번째 고장 이후 기계의 작동은 중단됐으며, 이에 따라 앨버타 헬스 서비스(AHS) 측은 일부 응급환자를 위해 다른 주에서 FDG를 공수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다른 환자들은 언제 기계가 고쳐질지 알 수 없는 상태로 2주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AHS 치료 지원 서비스의 책임 프로그램 담당자 마우로 카이스는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깊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카이스에 의하면 사이클로트론의 최초 고장 이후 180명 환자의 PET/CT촬영 일정이 변경됐으며, 지난 10월 14일의 2번째 고장 이후로는 캘거리 환자 40명과 에드먼튼 환자 29명 등 총 69명의 환자 촬영 일정이 변경됐다. 캘거리에서는 보통 1주일에 19명의 환자가 PET/CT촬영을 마치며, 사이클로트론 기계 고장 이후 이 숫자는 약 13명으로 줄어들었다.
AHS측은 기계를 고치기 위해 최소 1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밀린 촬영 일정을 소화하기 촬영 건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자 권리보호 단체인 Open Arms Patient Advocacy Society의 창설자 릭 런디는 “사람들의 생명을 다루는 이 같은 중요한 문제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모든 암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이 중요한 기계가 고장 났을 때를 대비한 비상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나”고 AHS를 비난했다. 런디는 또한 사이클로트론 기계가 고쳐졌다고 해도, 밀린 촬영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는 도중 또 고장이 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카이스에 의하면 사아클로트론의 수명은 20년으로, 에드먼튼에서 보유한 이 기계는 올해로 13년째 사용되고 있다. 카이스는 기계는 정기적인 관리를 받고 있으며, 기술자들이 이번 고장의 원인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부품을 조달받아 또 다른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보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이스는 환자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방사선 전문의들과 의사들이 긴밀히 협조하고 있어 사이클로트론 기계의 고장이 환자들의 치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카이스는 앨버타에 또 다른 사이클로트론 기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며, 이를 위해서는 500만 달러에 달하는 기계와 이를 설치할 방사능 차폐 시설에 500만 달러 등 총 1,0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캘거리에 고려되고 있는 새 암 센터에 사이클로트론 기계가 설치된다면, 이는 오히려 비용 절감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