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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교민에 한부연씨, 스토리 문학 신인 작품상 수상
 
모국의 문학지인 계간“스토리 문학” 에서 캘거리 문인협회에서 활동하는 한부연씨가 신인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모국문단에 등단했다.
한씨는 그 동안 10편의 작품을 응모하여 “물 수제비 뜨던 날 “외 2편이 당선되었다.
40여년 이민 생활 속에서 쉼 없이 이어온 문학의 열정으로 앨버타의 대평원 위에 꽃을 피우며 결실을 얻게 되었다.
시와 그리움의 향기를 잊지 못한 것처럼 고국에 대한 향수 또한 좋은 시의 텃밭이 되었고, 로키의 청정한 대자연은 덤으로 시의 씨앗이 되어 기쁨을 안겨주었다.
특히 스토리 문학사의 미주지부와 캐나다 지부가 창립되어 캐나다 지부의 초대 지부장과 편집위원으로 위촉을 받은 시조시인 우림 이상목씨는 문학을 사랑하는 캐나다내의 모든 문학도들의 열정을 응원하며 기회 있을 때마다 모국 문단에 등단할 수 있는 가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참신한 문인들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고 말하였다.
(기사 제공 : 스토리문학 캐나다 지부 이상목)

-충남 보령 출생
-1980년 캐나다 이민
-2015 캘거리 한인문협 신춘문예 당선
-2017 한카문학상 운문부 버금상
-현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현 캘거리 한국문인협회 총무
-2021 스토리문학 신인작품상 수상 등단

(신인 작품상 심사 평)

“시는 차별 없는 이데아로 가는 길”

한 작가가 보내온 10편의 시를 읽고 깜작 놀랐다. 캐나다로 이민을 간지 무려 40년이 넘었음에도 한 작가는 고향의 언어와 풍습을 토시 하나 잊지 않고 마음속에서 조탁해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의 경제성을 아는 작가로 매우 오래도록 시를 써온 것으로 보인다.
할 말 다하고 시를 쓰는 것이 요즘 현대시의 추세임에 반하여 한부연 작가는 시를 함축하고 은유하며 대유와 대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어 짧은 시 안에서도 낮 설게 느껴질 수 있는 시 정신에 부합한다. 그래서 그는 겨우 한번 튀긴 물 수제비를 두고 “오기로 퍼낸 달랑 수제비 한 그릇”이라 말하고 남동생은 “여유로 뜬 수제비 여섯, 일곱, 여덟 그릇”을 떠내면서 “물 수제비 뜨기”
라는 말의 의미에 충실한다.
또 함께 심사에 올라온 시 “잠 못 드는 이유” 에서도 불면에 “살 껍질 비집고/수천 마리 두더지가 소풍을 한다”면서 객관적 상관물을 통한 사유 깊은 은유를 통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발자국에 귀 기울이면” 이라는 시에서도 “옥양목 숫 눈길에/걸쭉한 이야기 포개 진다” 구절에서 넓게 펼쳐진 눈밭을 ‘옥양목’으로 표현하고, 그 눈밭 위를 처음 간 길을 ‘숫 눈길’이라 표현하면서 그 길로 지나간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포개고 있다. 어려운 이국살이에도 이처럼 완성도 높은 작품을 쓰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의 습작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높이 치하 드린다.
-심사위원: 문모근 , 이상목 , 김순진(평)



당선소감/한부연

“물꼬를 터주는 커다란 활력의 통로”
처절한 고독을 안고 방황하던 지난날들이 새삼 가슴을 저민다
문학소녀의 꿈이, 거듭되는 삶 속의 풍랑으로 설렘에서 절망의 나락으로 곤두박질 처 외로움이 나를 삼키고 있을 때, 또 다른 내가 힐난하는 소리를 들으며 일기장에 하루하루 아름다운 자연과의 소회를 담아온 것이 나의 시가 되었고, 또한 시는 나를 치유해준 분신들이다
40년을 이방인으로 살아오면서 문학에 대한 허기와 고국에 대한 향수로 놓을 수 없었던 펜, 얼마 전 지인을 통해 스토리 문학을 알게 되어 조심스레 신인상에 응모하였는데 이렇게 당선이라는 기쁜 소식을 안겨주니 지난 날 절망의 시간들이 와락 기쁨의 눈물로 지워진다. 이 기쁨을 나의 영원한 응원부대 가족들, 지인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신인상의 당선은 시냇가에 앉아 찰방거리던 부족한 나에게 시의 텃밭으로 물꼬를
터주는 커다란 활력의 통로가 될 것이다

부족한 저의 깊은 눈과 맑은 호수가 되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스토리문학에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이 마음 보답하기 위해 신인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 또 겸손함으로 시 쓰기의 외로운 길을 쉼 없이 걸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당선 작품)

물 수제비 뜨던 날
한부연

강이 산을 거꾸로 먹다 목에 걸렸다
동생과 겨루며 그 산 다 퍼내던 날

“여자는 잘 못 혀” 놀림 한 마디에
벌건 핏줄이 얼굴을 구기고
어금니 바스러진다

오기로 퍼낸 수제비 달랑 한 그릇
여유로 뜬 수제비 여섯, 일곱, 여덟 그릇

시선은 멀리 거꾸러진 산에 두고
낮아져야 힘이 안으로 모이지

모나지 않은 숟가락에 마음을 얹어
비워야 피어오르는 꽃

그 시절 아득한 서녘에
수제비 몇 점 붉게 익은 뒤 에야
비로소 내 허기 채워진다.

잠 못 드는 이유
한부연
살 껍질 비집고
수천 마리 두더지가 소풍을 한다
열 손가락 써레질로 밤은 꺾이고
들쑤신 *탑 세기에 벌건 꽈리 꽃 피었다

아프면 퍽퍽 울 고나 말지

삶 속에 얼기설기 꽈리 꽃 물집
타인과 나 사이 시소를 타고
허공만 빼 꼼 대는 물고기의 한숨 소리

이 밤 피멍 진 생채기들
상념 헤집는 두더지 삿대질에
피 돌기 역류하며 온 밤을 하작거린다.

* 탑 세기… 솜먼지의 충남 방언

발자국에 귀 기울이면

한부연
옥양목 숫 눈길에
걸쭉한 이야기 포개 진다

맨발을 가지런히 부려 놓은
비둘기의 시린 이야기와

꽃무늬 천방지축 흩어 놓은
강아지의 속 없는 이야기

시름에 눌린 문양만 찍어 놓고
내 것이라 우기는 헛헛한 얘기들

직립하지 못한 비틀거림이
으레 흔적에 배어 있어

무엇을 남기느냐 보다
어떻게 걸을 것인가에 대한
공허한 외침

눈 위에 찍어내는 행간에
마음을 내 거니
또 다른 내가 하얗게 따라온다

발자국에 귀 기울이면.




기사 등록일: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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