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
(안영민 기자) 캐나다 정부가 연말연시 전에 특정 품목과 서비스에 대해 2개월간 GST/HST를 면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개인 소득이 15만 달러 이하인 캐나다인에게 250달러의 수표를 지급한다.
저스틴 트뤼도 연방 총리는 21일 물가 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가정에 구호를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개인에게 발송될 250달러 수표는 일을 하면서 올해 말까지 2023년 세금보고서를 제출한 사람으로 개인 소득이 15만 달러 이하인 캐나다인 1870만 명에게 전달된다.
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Working Canadians Rebate’라고 부르는 이 수표는 2025년 봄께 도착할 예정이다. 다만 내년 3월 31일 기준으로 캐나다에 거주해야 하며 4월 1일까지 사망자로 처리되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캐나다 국세청(CRA)은 내년 봄에 이 리베이트를 직접 입금하거나 수표로 발송할 준비가 이미 끝났다고 밝혔다.
GST/HST 면제는 12월 14일에 시작해 2025년 2월 15일까지 진행된다.
이렇게 두 달 동안 세금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야채 접시, 미리 조리된 식사 및 샐러드, 샌드위치를 포함한 조리 식품, 칩, 사탕, 그래놀라 바를 포함한 간식 등이 있다. 또 맥주, 와인, 사이다, 알코올 함량(ABV) 7% 미만의 미리 혼합된 알코올 음료도 포함된다. 이러한 면제 조치로 캐나다의 대부분의 식품은 세금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
아동복 및 신발, 카시트, 기저귀, 보드 게임, 인형, 비디오 게임 콘솔과 같은 아동용 장난감을 비롯해 모든 연령대를 위한 책, 인쇄 신문, 퍼즐과 크리스마스 트리도 세금이 면제된다.
이와 함께 식당에서의 식사나 테이크아웃 또는 배달 음식 등도 모두 당분간 비과세 대상이다.
정부 수치에 따르면, 가족이 2개월 동안 해당 상품에 약 2천 달러를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약 1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세금 혜택으로 약 16억 달러의 연방 세금 감면이 제공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GST와 함께 HST가 적용되고 있는 지방에서 특히 절약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HST가 있는 곳은 온타리오주,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 노바스코샤주, 뉴브런즈윅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주다.
예를 들어 온타리오주에서는 면세 대상에 2천 달러를 지출하면 2개월 동안 약 26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정부의 구호 조치는 NDP와의 합의에 의한 것이다. 지난 9월, NDP는 예산과 같은 주요 표결에서 자유당을 지지하기로 합의한 동맹관계에서 탈퇴한 바 있는데 당시 자그밋 싱 대표는 사안 별로 선택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싱은 수표 지급과 GST 유예 조치가 단일 법안으로 상정되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근로자들이 구제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이 법안에 투표할 것이며, 우리가 그들을 위해 다시 한 번 도움을 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구제 조치가 자유당 정부의 가을 경제 성명에 포함될지, 아니면 별도로 채택되어 표결에 부쳐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가에서는 두 당의 이번 일회성 합의가 반드시 NDP가 자유당의 가을 경제 성명을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경제 성명서에 새로운 지출이 포함되면 자동으로 하원에서 신임 투표를 받아야 한다. 자유당 정부로서는 최소 한 곳 이상의 다른 정당의 지지를 받아야 계획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목요일 발표를 통해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자신의 우선순위를 생활비에 다시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피에르 포일리에브르의 보수당에 약 20%포인트 뒤처져 있는 자신의 당에 변화를 일으키기를 희망하지만 이틀 전 내각의 랜디 보이소노 고용부 장관이 비윤리적인 일에 연루돼 사임하는 등 여러 스캔들에 휘말려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소매업 협회, 식당업계 모두 “환영”
캐나다 소매업 협회(RCC)는 연방 정부의 세금 감면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상당수의 상품에 대한 GST와 HST를 제거하면 캐나다 국민에게 큰 세금 절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연말 연시와 일반적으로 소매업이 가장 침체되는 새해 첫 6주 동안 경제적 자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staurants Canada도 GST 면제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식당 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절반 이상(53%)의 식당이 손실을 보거나 겨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했으며 이는 팬데믹 이전의 12%에서 증가한 수치다. 캐나다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식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식당들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Restaurants Canada는 “이번 조치가 식당 업계에 절실히 필요한 희망을 되살려 주었으며, 전국의 지역 레스토랑에서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 협회는 1991년 GST가 도입되었을 때 식품 서비스 산업의 매출이 11% 감소했고 그 중 7%가 GST에 기인했다면서 이번 발표로 평균 레스토랑의 매출이 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