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과 보수당 지지율 격차 10%→5%로 - 보수당 포일리에브르, ‘선호 총리’에서도 카니와의 격차 좁혀
CBC : 마크 카니(사진 왼쪽)의 자유당과 피에르 포일리에브르의 보수당 간 지지율 격차가 5%로 좁아졌다.
(안영민 기자) 연방 선거를 18일 앞두고 자유당과 보수당 간의 지지율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약 10%포인트에 달했던 양당 간 격차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본격적인 선두 다툼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나노스 리서치(Nanos Research)가 4월 9일까지 진행한 3일 이동 평균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은 전국 지지율 43%로 보수당(38%)을 앞서고 있다. 신민주당(NDP)은 9%, 블록 케베쿠아 6%, 녹색당 3%, 캐나다 인민당(PPC)은 2%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자유당은 선거일이 공고된 3주전만 해도 보수당에 1%포인트 뒤졌으나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한주 만에 5% 우세로 역전했고 지난주에는 10%까지 격차를 벌려 대세를 굳혀가는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주 조사에서는 자유당의 지지율이 3% 떨어지고 보수당은 2%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선거판이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캐나다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엔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유당과 보수당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배경에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마크 카니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최근 우호적인 전화 통화다. 이 통화 직후, 미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보복 관세 조치에서 캐나다를 제외시키며 외교적 신호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관세 보복에 대한 캐나다인의 불안감을 일정 부분 해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식의 자극적인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점도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안 최고조에 달했던 반미 정서가 점차 누그러지면서, 이에 따른 자유당의 반사이익 역시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 분석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협이 정치적 카드로 작동했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자유당이 ‘반트럼프 정서’에 기대어 얻었던 지지의 일부가 되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들이 ‘가장 적합한 총리’로 꼽은 인물 조사에서도 마크 카니 총리가 47%로 여전히 선두를 유지했으나, 일주일 전과 비교해 3%p 하락했다. 보수당 대표 피에르 포일리에브르는 상승세를 보이며 35%를 기록, 두 사람의 격차는 12%p까지 줄어들었다.
닉 나노스 데이터 과학자는 “포일리에브르는 지난 며칠 사이 꾸준히 지도자 간 격차를 좁혀왔다”며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카니가 20%p 이상 앞서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추격”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유당은 프레리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보수당을 앞서고 있으며, 특히 대서양 지역에서는 자유당이 52%로 안정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다. 보수당은 40%, NDP는 8%에 머물렀다.
온타리오에서는 보수당의 지지율이 상승해 41%를 기록했지만, 자유당은 여전히 48%로 앞서고 있다. 퀘벡에서는 자유당이 40%로 선두를 유지했지만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고, 보수당은 24%를 기록했다. 블록 퀘벡은 27%로 2위에 올라섰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는 자유당이 41%, 보수당이 36%, NDP는 16%로 나타났다. 프레리 지역에서는 보수당이 55%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반면, 자유당은 34%에 그쳤다.
캐나다 총선은 뚜렷한 양당 구도로 시간이 갈수록 군소정당의 지지율을 두 정당이 흡수하는 모양새다. 양당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면서 선거판은 안갯속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