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토론토와 인근 도시들에서 개봉되어 캐나다 현지 사회에 크게 화제를 몰고 왔던 화제의 연극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이 드디어 9월 한달동안 캘거리에서 개봉된다.
한인2세들 4명과 케네디언 1명을 포함 총 5명이 출연하는 본 작품은 시청앞에 있는 Max Bell Theatre(750석)에서 일주일에 총 7회 공연으로 진행된다. (요금은 40~100불)
캐나다 한인 1.5세인 최인섭(39, 사진) 씨의 데뷔작인 동시에 그가 극본, 연출, 제작, 출연(아들 역)까지 1인 4역을 담당한 이 작품은 2011년 토론토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연돼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143개 출품작 가운데 '베스트 프린지 10'에 뽑혔다.
올해도 절찬리에 상연되며 토론토 연극비평가협회의 최우수작품상을 안았고 도라상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희곡집도 출간돼 독자와 만났다. 온타리오주의 포트 호프에서도 한달간 상영된 바 있는데 이곳에서는 극장 개장 20년만에 가장 큰 흥행작으로 뽑힐 만큼 현지인들에게 크게 호응받고 있는 작품이 되었다.
본 작품은 토론토와 인근 도시들에서 올해 초 상영되었으며 9월 캘거리를 거쳐, 올해 말과 내년까지 해밀톤, 오타와, 위니펙, 밴쿠버등을 돌며 상영될 예정이다.
'김씨네 편의점’의 기본 설정은 토론토 도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며 아내와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한인 1세인 김씨의 이야기로 인근 지역이 빠르게 개발되면서 김씨도 후한 가격에 편의점을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러나 편의점을 단순히 생계수단이 아닌 일종의 '유산'으로 여기던 김씨는 사진작가인 서른 살 딸에게 가게를 물려주고 싶어한다. 아들은 집을 나가 16년째 아빠와 인연을 끊고 지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씨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인 방식으로 이민 1세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 부모님과 동세대 분들을 기리고 싶었다"고 털어놓았으며 연극을 영어로 진행되지만 크게 어렵지 않아 이민 1세들도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고 최인섭 작가는 말한다.
두 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 간 최씨는 요크대에서 미술과 연극을 전공한 후 토론토 솔페퍼극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목사이던 최씨의 아버지는 캐나다로 이민 온 직후에는 가까운 친척의 편의점에서 일했다고 한다. 친척의 성이 '김'이다. 여기에 최씨가 여러 가게에서 일한 경험까지 더해지며 '김씨네 편의점' 극본으로 탄생한 것이다.
"캐나다에는 한인 이민자를 소재로 한 연극이 없었습니다. 주류 연극계나 미디어에서 소외된 목소리였죠.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만든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한인과 비(非) 한인, 연극 애호가와 초보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계층에서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김씨네 편의점'이 소수계층을 다룬 연극임에도 이렇게 보편적인 사랑을 받은 요인으로 그는 '유머'를 꼽았다. 현지 언론의 리뷰에도 '매우 웃기다(hilarious)'나 '요절복통(stomach-hurtingly funny)'과 같은 표현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동시에 찡한 감동도 있다.
"관객이 함께 웃고 웃기를 바랐습니다. 출신이 어디든 상관없이 이 연극 속에서 그들의 가족 이야기를 떠올렸으면 했죠."
"미국 극단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한국 공연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 연극을 들고 한국으로 가는 것이 오랜 꿈이었던 만큼 꼭 이뤄졌으면 합니다."
"한국인임이 항상 자랑스럽다"는 최씨는 자신이 만든 시와 노래를 바탕으로 한 1인극 '십자가의 지하철역(Subway Stations of the Cross)'을 준비하고 있다. (편집부)
장소 : Max Bell Theatre (ECPA) 240 9th Ave SE, Calgary
공연일 : 9월 3일(화) ~ 29일(일)까지
공연 시간 : 화수목 7:30, 금토, 8pm, 토일 2pm
공연 안내 :
http://inschoi.wix.com/ins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