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일도 없다’ 외치는 청년들, 투표소로 향한다 - 주거난·고물가·일자리 불안이 표심 자극
(서덕수 기자) 연방총선을 앞두고 젊은 세대가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고물가와 주거난, 일자리 불안이 삶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들의 집결이 이번 총선의 향배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캐나다 연방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이 오는 28일 열린다고 공고했다.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로 청년층의 투표 참여율이 떠오른다. 미국의 관세전쟁 여파로 캐나다 대외경제가 흔들리자 장기적인 생계 기반에 대한 불안이 젊은 세대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청년층 투표율은 한동안 하락세였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Elections Canada)에 따르면 18~24세 유권자 투표율은 2015년 68%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64.8%, 2021년에는 60.8%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반등 기류가 읽힌다. 물가 상승 조짐과 고용환경 불안 등 민생 이슈가 전면에 떠오르면서 정치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주거 문제와 일자리 부족을 체감하는 20대 초반 유권자들이 현실적 고민을 토대로 투표 의사를 밝히고 있다.
SAIT에서 저널리즘을 전공 중인 콜튼 영(21) 씨는 “독립적인 삶을 준비해야 할 시기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주택을 살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없다”며 “이번 총선에서는 누가 주거정책과 일자리 창출에 진심을 보이는지 보고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인 야헬 토레스 씨도 “우리 또래는 집을 사고 가정을 꾸릴 수 있을지조차 확신이 없다”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도 청년층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생계 불안이 정치 참여로 이어지는 흐름이 이번 총선에서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운트 로얄대학교 정치학과 로리 윌리엄스 교수는 젊은층의 투표 의지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 “이번 총선 결과가 자신의 미래 삶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주택난과 고용 불안이 청년층에게 구조적인 좌절감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자가 소유는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취업을 앞둔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적정 주거와 안정된 일자리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 유권자들은 급변하는 국제경제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지켜줄 정당과 후보를 중심으로 표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관세전쟁 여파에 대한 우려가 투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누가 캐나다의 이익을 가장 잘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에 청년층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