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3월 모국 방송 KBS에서 방영된 바 있는 “추적60분” 보도와 관련
서울 남부지법 민사15부는 캘거리에서 디펜더블사라는 이민 알선업체를 운영했던 황호석(43) 대표가 지난해 3월 KBS '추적 60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KBS는 황씨에게 2,000만원과 그 이자에 해당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추적 60분 정규프로그램에 정정보도문을 방송하라"고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황씨가 영주권 취득과 관련해 이민 희망자들을 속이고 돈을 벌었다는 KBS 보도는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며 "KBS는 방송 전 충분한 취재로 사실을 검증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2007년 3월 28일 방영된 '추적 60분'은 "황씨 업체는 이민 희망자들에게 '현지 업체에 취직해서 일정기간 일을 하면 영주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영주권 취득이 불가능했다"고 보도했다. 또 "황씨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영주권 획득이 가능하다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돈을 챙겼다"면 서 "취업이민 사기"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KBS는 황씨가 취업비자를 받을 수 없는 비숙련직 등급(C등급)의 일자리를 알선했다고 보도했으나 황씨가 소개한 일자리는 국가직종분류코드상 숙련직 등급(B등급)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할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또 "사기라고 보도된 다른 과정에 참가한 상당수의 이민희망자가 방송 후 실제로 취업비자 및 영주권을 획득했다"며 "황씨의 취업이민 과정이 사기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상은 조선일보에서 발췌)

- 황 대표 “억울한 누명 벗고 싶어 소송 추진” -

지난 2007년 3월 ‘추적60분’ 보도가 나간 이후 대기하던 많은 고객들이 계약을 다 취소하는 바람에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며 황 대표는 지난 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사업을 접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것 보다, 제가 사기꾼으로 몰려 명예가 실추된 것 만큼은 바로잡고 싶어 소송을 추진했는데 일단 사기 협의를 풀수 있게 되어 이제는 제 아내와 자식들에도 떳떳한 남편과 아버지가 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황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1심 판결이 있기까지 총 15회 이상의 재판이 열렸으며 그 동안 수십 건의 쟁점사안들이 있었으나 이 모든 것들에서 KBS가 잘못 보도한 것으로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1심 판결에 만족하느냐? 항소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황 대표는 “판결문의 피해 보상액은 실제 피해액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다”며 항소에 뜻도 있음을 밝혔다. 다만 “통상 아무리 큰 집단이라도 언론사를 상대로 승소하는 예는 거의 없어 애초부터 불리한 싸움이었음으나 이에 불구하고 승소한 것은 디펜더블사와 제가 결코 허위나 거짓으로 일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가 운영했던 디펜더블사의 이민관련 업무내용에 대해서는 본지에서도 지난 2006년 6월 심층기사로 다룬 바 있다당시 디펜더블사를 통해 캘거리에 왔던 근로자들 중 일부가 취업 과정에서 애로가 있었고, 출국 당시 습득했던 정보와 지식들이 현실과 부합되는 것이 많아 고통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 당시 본지 기사의 주요 내용이었다. (김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