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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캐나다 CEO 루소 결국 사퇴…항공기 사고 후 영어로만 애도 메시지 전해 비난받아 - 이중언어 국가 특수성 반영된 결정

언어 문제로 최고경영자 사퇴는 이례적

에어캐나다의 마이클 루소 CEO가 올가을 퇴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일주일 전 항공기 사고와 관련한 애도 메시지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센 비난을 받아 왔다. 회사 측은 차기 CEO 겸 사장을 선출하기 위한 "포괄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Toronto Star) 
(안영민 기자) 캐나다 국적 항공사 에어캐나다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루소가 언어 논란 끝에 올가을 퇴임하기로 했다.

에어캐나다는 루소 CEO가 약 20년간의 재직을 마치고 은퇴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회사 측은 사임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번 결정은 단순한 경영 교체라기보다 최근 불거진 ‘언어 논란’의 여파로 풀이된다. 루소 CEO는 은퇴할 때까지 회사를 이끌고 이사회 이사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논란은 지난 22일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이후 촉발됐다. 당시 사고로 조종사 2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한 명은 퀘벡 출신 프랑스어 사용자였다. 루소 CEO는 다음 날 온라인에 게시된 4분 짜리 애도 영상에서 "bonjour"와 "merci"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내용을 영어로 전달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로, 특히 본사가 몬트리올에 있는 에어캐나다는 양 언어 사용이 기업 운영의 핵심 원칙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정치권 반응도 거셌다. 마크 카니 총리는 “판단력과 공감의 부족”이라고 지적했고, 퀘벡 주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이번 사안은 캐나다의 ‘이중언어 문화’가 기업 경영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캐나다 외에도 벨기에, 스위스, 핀란드 등 여러 공용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있지만, 최고경영자의 언어 사용 문제로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 속에 사실상 사퇴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부 다언어 국가에서도 공공기관의 언어 사용 논란은 종종 발생하지만, 기업 CEO의 거취로 직결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그만큼 캐나다에서는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정체성과 존중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루소 CEO의 사퇴를 둘러싸고는 반대 의견도 제기된다. 제이슨 케니 전 앨버타 주수상은 루소를 옹호하며, 최고경영자의 역량은 언어 능력보다는 항공 안전과 신뢰성 강화에 우선적으로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에서는 언어가 곧 정치이자 정체성”이라며 “특히 프랑스어권인 퀘벡의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고려할 때 이번 논란은 단순 실수를 넘어선 문제로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소는 이번 주말까지 오타와에 있는 공식 언어 위원회에 소환됐다. 퀘벡 주의회는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으며, 공식 언어 위원회 사무실에는 그의 발언에 대한 항의가 2,200건 가까이 접수됐다.

기사 등록일: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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