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우체국 구조조정 본격화…가정배달 폐지·우체국 축소 추진
정부 주도 개편 강행…노조 반발 속 고용·서비스 축소 우려
몬트리올의 한 물류센터에 캐나다 우체국 트럭들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 캐나다 우체국은 잠재적 해고 인원이나 폐쇄될 우체국 수 등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우체국이 연방정부 지시에 따라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가정 우편 배달 폐지와 우체국 축소를 포함한 개편이 추진되면서 노조 반발과 함께 서비스 축소 및 일자리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우체국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약 5만5,000명의 우편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와 접촉해 구조조정 계획의 목표와 일정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전환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초기 조치를 시작하라는 지침에 따라 노조와 협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원 규모나 폐쇄 대상 우체국 수 등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캐나다 우편노조의 잰 심슨 위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정부와 캐나다우체국이 협상 과정을 또다시 훼손하려는 시도”라며 “수개월 전 정부에 제출된 구조조정 계획을 노조는 여전히 공유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편 서비스 축소에 맞서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은 기존 가정 배달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공동 우편함(커뮤니티 메일박스)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캐나다우체국은 노조 협의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설치 지역과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고령자나 이동이 불편한 주민 등 일부 취약 계층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가정 배달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우편 배송 기준도 개편될 전망이다. 캐나다우체국은 관련 기준 변경을 위해 캐나다 우편 서비스 헌장(Canadian Postal Service Charter)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사실상 구조조정 강행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요크대학교의 스티븐 터프스 교수는 “캐나다우체국은 정부와 협력해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준비해 왔으며, 노조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추진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록대학교의 래리 새비지 교수 역시 “노조 내부 의견이 분열된 상황에서 더 나은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노조 집행부 내에서도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으며, 부결 시 추가 협상이나 직장폐쇄, 정부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해 9월 연방정부가 승인한 계획에 따른 것이다. 당시 조엘 라이트바운드 공공서비스·조달부 장관은 재정난에 직면한 캐나다우체국이 “존립 위기”에 처해 있다며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방안은 중재 전문가 윌리엄 캐플런이 이끈 산업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토대로 마련됐다.
캐나다우체국은 구조조정에 따라 장기적으로 인력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그 에팅거 최고경영자는 앞서 의회에서 “2030년까지 약 1만6,000명, 2035년까지 추가로 1만4,000명이 은퇴 또는 자발적 퇴직 형태로 조직을 떠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조 측은 이번 개편이 우편 서비스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회사 측은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 없이는 공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