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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인 미국행 줄고 쿠바행 늘었다…“정전 논란에도 관광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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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미국 갈등 전면화 조짐 - 카니 “캐나다는 미국 덕에 사는 나라 아니다” 트럼프 발언에 정면 반박…트럼프, 평화위원회에 캐나다 초청 철회로 반격

카니 총리, 캐나다 주권·무역·안보를 주요 의제로 이틀간 내각회의 개최

마크 카니 총리가 다음 주 의회 개회에 앞서 22일 퀘벡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해 미국을 향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연설 이후 처음으로 자국에서 한 연설에서 국가적 단결과 경제 재건을 강조하며 미국을 향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산다”는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양국 관계가 설전 수준을 넘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니 총리는 22일 퀘벡시 라 시타델에서 열린 연방 내각 워크숍 개회 연설에서 “캐나다와 미국은 오랜 세월 경제·안보·문화 전반에 걸쳐 놀라운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캐나다는 미국 때문에 살아남는 나라가 아니다. 캐나다는 캐나다인이기 때문에 번영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사전 원고에는 없던 즉흥적 언급으로 전해졌다.

■ “우리는 우리의 집의 주인”…카니, 대국민 선언으로 미국에 선 긋기

카니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다보스에서 제시한 이른바 ‘카니 독트린’을 국내 정치 무대로 옮겨와 보다 선명하게 각을 세웠다. 그는 “강대국들이 경제를 무기화하고 규칙 기반 국제질서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캐나다는 스스로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며 “세계가 혼란에 빠질수록 캐나다는 등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시대에 우리는 권리가 어떻게 보호될 수 있는지, 자유가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며 “장벽이 높아지고 국경이 두터워지는 시대에 개방적이면서도 안전한 국가, 원칙적이면서도 강한 국가가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사회 통합과 경제 회복을 직결된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주·준주 간 경제 협력 강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 통상 다변화, 인공지능 육성, 국방비 확대를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하며 “공정하게, 그리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하나로 뭉칠 때 캐나다는 성장한다”는 발언도 반복했다.

■ 트럼프, ‘평화위원회’ 초청 철회로 즉각 반격

카니 총리의 발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역사상 가장 권위 있는 지도자 회의가 될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 캐나다를 초청했던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가자지구 재건과 국제 분쟁 해결을 명분으로 출범시킨 평화위원회는 60여 개국에 초청장을 보냈으나 실제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35개국에 그쳤다. 영국과 프랑스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 상당수는 참여를 유보하거나 거부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 의장’을 맡은 이 기구를 통해 유엔을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캐나다는 다보스 회의 당시 원칙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 중 하나였지만, 카니 총리는 이후 “위원회의 구조와 운영, 재정 계획을 아직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로 선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위원회 초청을 철회한 국가는 캐나다가 유일하다.

■ USMCA 재협상 앞두고 통상 갈등 격화

이번 충돌은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캐나다명 CUSMA) 재협상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발생했다. 캐나다는 아직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으며, 올해 중반 의무 검토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USMCA에 대해 “미국에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카니 총리의 발언을 “국내 정치용 마케팅”이라고 깎아내리며 “캐나다는 오만하다”고 직격했다. 그는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좋은 무역협정을 누리고 있는데, 왜 이런 불평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캐나다와 중국 간 합의가 USMCA 재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정부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프랑수아-필리프 샹파뉴 재무장관은 “미국 의존을 줄이고 교역 상대를 다변화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라며 “총리는 많은 캐나다인이 생각해 온 말을 공개적으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당의 피에르 포알리에브르 대표는 “연설은 인상적이었지만 이제는 결과가 필요하다”며 에너지 개발과 파이프라인 승인 지연을 문제 삼았다. 다만 그는 “미국과의 관계는 한 대통령을 넘어 지속될 것”이라며 전면 충돌에는 선을 그었다.

다보스에서 시작된 카니 총리의 문제 제기는 이제 캐·미 관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견국 연대를 강조한 그의 메시지가 실제 정책 성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트럼프식 압박 외교와 정면 충돌한 캐나다의 선택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주목된다.

기사 등록일: 20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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