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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마운틴, 장기계약 물량 90%로 확대…‘수출 공간’ 쟁탈전 - 호르무즈 리스크에 한국 정유사도 캐나다산 원유 확대

하루 89만 배럴 수송…비계약 업체 몫은 절반으로 줄어 - 앨버타, 해상 수출 확대에 올해 최대 50억달러 추가 재정수입 기대

(사진출처=EnergyNow Media) 
(안영민 기자) 캐나다 연방정부가 소유한 송유관 기업 트랜스마운틴(Trans Mountain)이 앨버타산 원유의 태평양 수출 물량 가운데 장기계약 업체에 배정하는 비중을 9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4년 확장사업이 완료된 이후 송유관이 사실상 최대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캐나다산 원유 수요까지 급증하면서다.

트랜스마운틴은 캐나다 에너지규제기관(CER)에 전체 송유관 수송능력의 90%를 장기계약을 맺은 화주들에게 배정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비중은 80%다. 트랜스마운틴은 오는 10월 1일까지 승인을 받고 내년 1월부터 새로운 배정 비율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루 최대 89만 배럴을 운송할 수 있는 트랜스마운틴은 최근 송유관이 거의 90%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송유관으로 들어오려는 원유 물량이 수송능력을 넘어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아시아 정유사들이 원유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 영향이다.

트랜스마운틴 확장 송유관은 2024년 5월 가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528척의 유조선에 원유를 선적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 가운데 64%가 아시아로 향했다.

한국이 대표적인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에 특히 취약하다. 실제로 최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정유사들이 캐나다산 원유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캐나다산 원유의 태평양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캐나다산 원유는 한국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밴쿠버 인근에서 선적된 원유는 태평양을 통해 한국으로 운송할 수 있어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해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의 캐나다산 원유 수입이 급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수출 물량이다. 트랜스마운틴이 장기계약 물량을 90%로 높이면 다른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하루 약 17만8000배럴에서 8만9000배럴로 절반으로 줄어든다.

대형 생산업체들은 장기계약을 통해 수출 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소 생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자체 계약이 없는 업체들은 트라피구라, 셸, BP 등 제3자 마케팅업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거나 앨버타 내 에드먼튼·하디스티에서 국내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

앨버타주에도 트랜스마운틴의 수출 확대는 상당한 호재다. 해외에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원유가 늘어날수록 주정부가 받는 로열티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앨버타 비즈니스 카운슬은 개선된 시장 접근성이 올해 약 50억달러의 추가 주정부 수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트랜스마운틴을 둘러싼 경쟁은 단순히 캐나다 원유업체 간 경쟁을 넘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에너지 안보와도 직결되는 상황이다. 한국 정유사들이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캐나다산 원유를 더 찾을수록 앨버타 원유의 태평양 수출 가치는 높아진다.

캐나다 에너지규제기관은 오는 10월 1일까지 트랜스마운틴의 장기계약 물량 90% 확대 요청을 결정할 예정이다. 캐나다 원유의 새로운 핵심 고객으로 부상한 한국이 향후 트랜스마운틴의 수송능력 경쟁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사 등록일: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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