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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연방 보궐선거 3곳 압승…카니 총리 ‘의회 다수’ 회복 - 트럼프와의 무역전쟁 속 민심 확인…보수당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정치적 위기 심화

31일 월요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노스밴쿠버의 노스밴쿠버 카필라노 선거구에서 치러진 연방 보궐선거 투표가 종료된 후, 자유당 후보 브레이든 캘리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 집권 자유당이 8월 31일 치러진 연방 보궐선거 3곳에서 모두 압승하면서 마크 카니 총리 정부가 의회에서 사실상 다수 지위를 회복했다. 이번 결과는 자유당에 정국 운영의 안정성을 안겨주는 동시에, 야당인 보수당과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에게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유당은 이날 퀘벡주 치쿠티미-르 피오르(Chicoutimi–Le Fjord), 온타리오주 비치스-이스트욕(Beaches–East York),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노스밴쿠버-카필라노(North Vancouver–Capilano) 등 3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특히 세 지역 모두 자유당 후보가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보궐선거가 특정 시점의 정부와 총리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를 보여주는 ‘중간 성적표’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적어도 해당 지역 유권자들이 카니 총리와 자유당에 상당한 신뢰를 보내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승리로 자유당은 하원에서 173석을 확보하게 됐다. 여름 동안 의원들의 사퇴로 의석이 줄면서 다수 지위가 흔들렸지만, 이번 보궐선거 승리로 다시 안정적인 의회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21일 하원 가을 회기가 시작되면 자유당 정부는 신임·예산 등 주요 표결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야당이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는 불신임 표결에서도 자유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번 선거 결과에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캐나다-미국 무역전쟁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대미 강경 대응에 나선 카니 정부에 대한 지지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나노스 리서치의 닉 나노스 수석 데이터 과학자는 현재 캐나다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일자리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실업과 기업 피해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 자유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분위기가 오히려 불리하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노동회의(Bea Bruske) 등도 관세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본격화되면 유권자들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경제성장과 고용 지표가 비교적 양호하더라도 국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면 정치적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보궐선거는 보수당과 포일리에브르 대표에게는 뼈아픈 결과였다.

특히 퀘벡주 치쿠티미-르 피오르에서 보수당은 12.5%의 득표율에 그쳐 3위로 밀렸다. 이 지역은 원래 보수당 리처드 마텔 의원이 2025년 총선에서 34.1%를 얻어 승리했던 곳이다. 마텔 의원은 이후 카니 총리의 설득으로 상원의원에 임명되면서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보수당은 이번에 치러진 세 곳 모두에서 득표율이 2025년 총선보다 하락했다.

정치평론가 코리 테네이키는 이번 결과를 보수당에 대한 “완패”라고 평가하면서, 포일리에브르 대표의 낮은 지지율과 최근 의원들의 잇따른 탈당이 당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퀘벡에서의 참패는 보수당에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정치평론가 스콧 리드는 보수당이 퀘벡에서 사실상 처음부터 선거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앞으로 예정된 보궐선거다. 현재 추가로 6개 선거구에서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어 이번 결과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자유당의 상승세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온타리오주 브랜트퍼드-브랜트 사우스(Brantford–Brant South) 선거구가 최대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이 지역은 2025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52.4%를 득표해 자유당(41.1%)을 앞섰으며, 2008년 이후 줄곧 보수당이 차지해온 지역이다.

하지만 래리 브록 보수당 의원이 오는 9월 18일 의원직을 내려놓을 예정이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브록 의원은 브랜트퍼드 검찰청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브록 의원은 2025년 총선 이후 포일리에브르 대표의 당 지도부를 떠난 7번째 보수당 의원이다. 때문에 브랜트퍼드-브랜트 사우스에서 보수당이 의석을 지키지 못할 경우 포일리에브르 대표의 지도력에 대한 당내 압박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한 보수당 의원은 이미 올여름 포일리에브르 대표의 지도력과 관련해 이 지역 보궐선거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당이 이 지역에서조차 의석을 지키지 못한다면 당 지도부 교체 요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자유당이 이번 3개 지역에서 모두 5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하면서 카니 총리는 당분간 정치적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다만 이번 승리가 장기적인 지지로 이어질지는 결국 경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대응이 자유당에 정치적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미국의 고율 관세가 장기화돼 기업의 생산 감소와 해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유권자들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보궐선거 결과는 카니 총리에게 “당장은 승리했지만 경제가 다음 시험대”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자유당은 의회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했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본격화될 경우 그 정치적 효과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의미다.

기사 등록일: 2026-09-01


philby | 2026-09-01 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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