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G7 정상회의 참석차 앨버타 방문…정상외교 무대 첫발 - 앨버타 한인단체 방문과 교민 면담 여부 관심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안영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중순 앨버타를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이 대통령의 첫 다자 정상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올해 의장국인 캐나다가 초청한 시점 등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협의한 부분이라 쉽게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초청받아 응했고, 공개한 시점이 오늘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 사실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G7 회담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G7 국가 정상들 외에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호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이어 6일 오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실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공식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G7 정상회의에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초청될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카니 총리가 직접 한국을 초청 대상국으로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카니 총리는 지난달 1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레오 14세 교황 즉위 미사 참석 계기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G7 정상회의에 대해 설명하던 중 “같은 가치와 인식을 공유하는 국가들을 G7플러스에 포함시킨다면 한국이나 호주가 대표적인 예”라면서 “이들 두 국가들은 이번 G7 정상회의 확대회의(아웃리치)에 초청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함에 따라 한반도 안보 문제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미국, 일본과의 정상회담이 특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 이어 주요 G7 국가 정상들과의 다자 외교까지 예고하면서, 취임 초부터 외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G7은 캐나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등 7개국으로 구성된 정상회의이지만 비회원국이 초대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들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아웃리치 회의라고 부른다. 통상 정상회의는 16개 테이블로 구성되며, 2023년에도 한국을 비롯해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가 일본에서 회의에 참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위해 다자회의 또는 양자 방문 계기 등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에 사의를 표하고,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또 한미간 관세 협의와 관련,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 이 대통령, 앨버타 한인들과 직접 만날 가능성 커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차 앨버타를 방문하는 동안, 캘거리와 에드먼튼 지역 등의 한인단체를 방문해 교민들과 직접 소통할 계획인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역대 대통령들의 해외 순방 전례를 고려할 때 이 대통령 역시 현지 교민 간담회 등을 통해 앨버타에 거주하는 한인들과 직접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2021년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현지 교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격려와 소통의 시간을 가졌고, 2023년 일본 히로시마 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원폭 피해를 입은 재일동포들과 뜻깊은 만남을 가진 바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재외동포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만큼, 첫 해외 순방지인 앨버타에서 직접 교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번 재외국민 투표에서 66.8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21.38%)를 큰 격차로 앞섰다. 전체 재외유권자 등록자는 25만8254명, 이 중 20만5268명이 투표에 참여해 79.5%의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한국의 정체성과 가치를 구현하는 공공외교, 글로벌 평화·번영에 기여하는 K-외교로 G7+대한민국을 이루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재외동포 정체성 함양, 민간외교 활동 적극 지원’을 약속하고, 나아가 우편투표제 도입과 재외투표소 증설 등 재외국민의 실질적 참정권 행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