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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폭탄조직’이 왜 거기서 나와…동포들 놀래킨 '황당 낙서'

맥클로드 트레일 포함 곳곳 포착- 최고 5천불 벌금, 311 신고 당부

맥클로드 트레일 도로 길목에 한글 낙서가 새겨진 모습 (사진 : 이정화 기자) 
(이정화 기자) 캘거리 도심 곳곳에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큼지막하게 적힌 ‘평양폭탄조직’이라는 정체불명의 한글 낙서가 운전자와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수많은 이들이 오가는 길목에 노출된 이 태깅 행위(벽면에 서명이나 특정 문구를 남기는 것)는 캘거리뿐 아니라 토론토와 밴쿠버 등 캐나다 주요 대도시에서도 잇따라 발견돼 동포 사회와 현지 상권에 불쾌감을 더하고 있다.

■ '불나방'부터 '폭탄'까지…동포사회 "상식 밖 행동"

최근 맥클로드 트레일(Macleod Trail SE) 도로 길목에는 이 같은 한글 낙서가 뚜렷하게 포착됐다. 다운타운에서 대표적 쇼핑 중심지인 시눅 센터(Chinook Centre)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하루에도 수만대의 차량과 통근자가 오가는 곳이다.

특히 '평양'이나 '폭탄 조직'처럼 안보나 테러를 연상시키는 민감한 단어는 주민들에게 자칫 불필요한 불안감이나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도 있다. 번역기나 AI를 통해 뜻을 파악한 현지인이 자칫 증오 범죄나 이상 단체의 표식으로 오인할 수 있어서다.

동포들도 이런 사태가 자칫 한인 사회 전체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까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매일 다운타운으로 통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평양폭탄조직이라는 글자를 다운타운 곳곳에서 두 차례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며 "우리에게 선입견을 품을까 부끄럽고 정작 상식적인 한국인이라면 이런 몰상식한 낙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체불명의 작업자나 방문객에 의해 한글 낙서가 등장한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토론토에서는 '독고다이', '불나방', '서울' 같은 단어가 골목길 벽면에 칠해진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밴쿠버 일대에서도 구글 번역기를 돌린 듯한 어색한 문장이나 김정은·평양 등 북한 관련 키워드를 희화화한 그래피티가 적발되기도 했다.

K-컬쳐 확산으로 한글이 서구 청년층 사이에서 '세련된 디자인'으로 떠오르자 현지 그래피티 태거들이 자극적인 단어로 도배하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일부 한인 청년들의 철없는 장난이 더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이탈리아 피렌체 대성당과 일본 도다이지 사찰, 독일 베를린 장벽 등 유명 유적지에서도 무단으로 적힌 한글 낙서가 매번 국내외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는 문화재 훼손과 현지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 낙서 방치 시 건물주만 피해, 311 신고 일상화

문제는 이런 낙서가 '스트리트 아트'라는 이름으로 포장될 수 없는 범죄 행위라는 점이다. 캘거리 지역사회 표준 조례에 따르면 타인의 건물이나 공공 기물에 무단 낙서를 할 경우 최고 5000달러의 벌금형이나 형사 처벌을 받는다.

억울한 피해가 건물주와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시 규정상 사유지 건물주는 낙서를 인지하거나 시청의 경고를 받은 뒤 14일 이내에 이를 직접 지워야 한다. 방치할 경우에는 피해자인 건물주에게 150~25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시청이 강제 청소 후 관련 비용 전액을 재산세에 부과한다.

시청은 도로 표지판이나 트레인역 등 공공시설물의 낙서만 직접 수거·세척할 뿐, 사유지는 건물주에게 제거 의무를 지우고 있다. 따라서 낙서를 발견하는 즉시 행정 앱 '311'을 통해 현장 사진과 주소를 접수해 조치 기록을 남겨야 한다.

캘거리 경찰 서비스(CPS)의 증오 동기 범죄 전담반은 "공공장소나 사유지 벽면에 무단으로 남겨지는 특정 국가, 정치적 성향, 혹은 인종을 겨냥한 낙서는 기물 파손을 넘어 지역 사회의 치안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라며 시민들의 활발한 신고를 당부했다.

기사 등록일: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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