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달러, 미 달러 약세에 2025년 이후 최고치
트럼프의 연준 압박 속 ‘달러 신뢰 흔들’…루니화 달러당 0.74달러대 회복
(사진출처=Global News)
(안영민 기자) 캐나다 달러화(루니화)가 미 달러 약세에 힘입어 2025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과 무역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미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서 상대적 강세가 나타난 것이다.
29일 구글 파이낸스에 따르면 캐나다 달러는 전일 대비 0.31% 오른 미화 0.740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항공 산업에 대해 50% 관세를 위협한 직후 0.74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수준에서 빠르게 반등한 결과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전날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하며 “최근 미 달러 약세가 캐나다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은 미국의 관세와 무역 규제가 캐나다 경제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환율 측면에서는 미 달러 약세가 루니화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루니화 강세의 배경에는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29일 기준금리를 3.5~3.75% 범위로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미 법무부 조사까지 거론되면서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결국 연준 차기 의장 후보자로 케빈 워시(55)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했다. 워시 전 이사는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 성향으로 평가돼 왔으나, 최근 몇 달 사이에는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을 같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료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너무 높게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은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통화정책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 샤모타 코페이(Corpay) 수석 시장전략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의 내부 운영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통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미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 역시 이러한 발언이 나올 때마다 손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미 달러 대신 금과 은 같은 실물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최근 금과 은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가디언은 미 달러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오와 유세에서 달러 약세 우려를 대수롭지 않게 넘긴 점을 지적했다.
미 달러는 지난 1년간 약 10% 가치가 하락했으며, 1월 27일에는 하루 기준으로 지난해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발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캐나다 달러는 올해 들어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2025년 2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캐나다 달러가 미화 0.6854달러까지 떨어지며 2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관세가 유예되면서 0.70달러대까지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미 달러 약세가 캐나다 달러 강세를 지지하겠지만, 미·캐나다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