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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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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포드 전 주수상 과 스미스 현 주 수상
정치계에 떠도는 말 중에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정치계는 이 저주스럽고 교훈적인 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보수 정치의 특성상 지키려는 가치를 지키다 보니 기존의 세력과 결탁하는 경우가 많아 부패의 위험이 항상 똬리를 틀고 앉았고 진보는 내부 갈등, 이념의 다양성으로 분열을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다. 민주주의가 우리보다 훨씬 앞선 서유럽, 북미의 정치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앨버타 정치도 예외가 아니다.
엘리슨 레드포드(Alison Redford)는 14대 앨버타 주 수상으로 앨버타 최초의 여성 주 수상이고 캐나다 전체에서도 여성으로 8번째 주 수상이다. 레드포드 주 수상은 UCP의 전신인 PC(Progressive Conservative)로 44년을 집권해 단일정당으로 캐나다 정치사상 최장기 집권당이다. 법학을 전공한 레드포드는 UN 산하의 아프간 의회 선거 관리위원으로 일했고 내전을 겪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아프리카 신생독립국들, 필리핀, 베트남의 선거관리제도 및 사법 개혁에도 관여했다. 연방정치에서도 브라이언 멀루니 총리의 참모를 지냈고 에드 스텔막 주 수상 내각에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지낸 경험과 능력을 겸비한 유능한 법률가요 정치가였다.
최초 여성 주 수상의 추락 2013년 남 아프리카 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이 추락의 시작이었다. 스티븐 하퍼 총리(당시)의 초청으로 주 수상들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한 레드포드의 여행경비 45,000달러를 주정부 예산에서 사용했다. 장례식 후 각료 선서식에 참석하기 위해 레드포드는 전세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는데 그 비행기에 딸과 딸의 친구가 동석을 해 논란이 되었다.
논란이 계속되고 야당과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자 레드포드는 여행경비를 상환하고 사과했으나 악화된 여론은 수그러질 줄 몰랐다. 장례식 경비 여파로 추가적 조사가 이뤄진 결과 의심스러운 지출이 드러났다. 예산 삭감으로 공공서비스는 축소하면서 주 수상 비서실장을 비롯해 주 수상 참모들에게는 고액의 급여가 지급되었다. 연방 총리 참모들이나 미 대통령 참모들 보다도 더 높은 급여를 받는다고 야당은 맹공격을 퍼부었는데 야당인 와일드 로즈(Wild Rose) 당 대표(당시)가 바로 지금의 주 수상인 다니엘 스미스라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레드포드 사임으로 PC는 대행체제로 전환했다 짐 프렌티스를 구원투수로 등판시켜 총선을 치렀으나NDP에게 정권을 빼앗겨 44년 장기집권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와UCP의 스캔들
Big tent로 보수를 통합한 UCP는 다시 정권을 찾아와 케니가 주 수상이 되었다. 선배 레드포드가 해외 장례식에 참석했다 혼난 것을 목격한 케니 주 수상(당시)은 충성스러운 왕당파답게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에 개인 비용으로 참석해 일반인들 틈에 끼여 반나절을 기다린 끝에 조문을 마쳤다. 케니 주 수상은 솔선수범을 보였으나 참모들, 각료들의 말썽꾸러기 행동으로 케니는 코로나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인류 최초로 전세계가 동시에 코로나 공포로 뒤덮여 일반인들은 여행은 꿈도 못 꾸고 결혼식, 장례식도 비대면으로 치르는데 UCP 각료들, 주의원들은 호텔에 모여 술판을 벌여 눈총을 받았고 크리스마스 휴가를 해외로 떠나는 철딱서니 없는 행동으로 유권자들의 분노를 샀다.
의원들과 각료들의 나사 풀린 행동은 금전적 부패는 아니지만 정신적 부패로 케니 주 수상의 지도력이 신뢰를 잃기 시작해 보수층 지지자들이 떠났고 일부에서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사퇴 요구에 시달리다2022년 5월 전당대회에서 과반을 겨우 넘기는 지지율(51.4%)를 얻었으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케니는 주 수상을 사임했다.
AHS에서 시작된 지진
이번1월초 다니엘 스미스 주 수상은 AHS(Alberta Health Service) 수장 Athana Mentzelopoulos(아타나 멘첼로풀로스)를 전격 해임했다. 이사회 이사들도 전원 해임되었다. 4년 계약의 CEO를 1년 34일만에 해고한 것이다. 전격 해임의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멘첼로풀로스가 AHS와 사설 의료업체, 제약업자들과 계약에 대해 감사원에 회의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언론은 보도했다. 회의 이틀전에 멘텔로풀로스는 해임되었는데 주 수상 비서실장과 주 고위 공무원들의 부당한 간섭, 특정 업체와 계약을 연장하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2022년 AHS는 MHCare Medical를 통해 터키에서 어린이용 복제(generic) 진통제 7,50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는데 스미스 주 수상을 비롯해 주정부 공무원들이 이 회사가 제공한 티켓으로 아이스하키 장 귀빈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뿐만 아니라 수입금액 전액을 선불로 지불했으나 약품의 30%만 수입되었고 나머지는 안전상의 이유로 수입하지 않았다. MHCare Medical이 공급한 마스크도 품질문제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더그 와일리 감사원장은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민간 수술업체 및 제약업계와 계약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해상충문제, 관리감독 과정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AHS에서 시작된 지진은 그치기는 커녕 진도가 점점 강해지며 앨버타 정계를 계속 뒤흔들고 있다. 이번에는 주정부에서 매입한 빌딩에서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피터 거스리(Peter Guthrie)인프라 장관(시설 기반 장관)은 Sam Mraiche(샘 므레이쉬)가 소유한 회사가 소유한 회사가 지난 5월 에드먼턴 14425-125 에비뉴에 있는 건물을 170만 달러에 현금으로 매입한 뒤 3개월 후인 8월에 이를 주정부에 200만 달러에 매도한 사건에 대해 주 감사원장에게 조사를 요청했다.
샘 므레이쉬는 AHS 스캔들에 중심이 된 MHCare의 CEO로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되어 있는 인물이다. 거스리 장관은 AHS계약 의혹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아드리아나 라그랑지(Adriana LaGrange) 보건부 장관의 직무 정지를 요청한 바 있다. 인프라 부는 인근 건물에 필요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문제의 건물을 매입했다고 밝히면서 이 거래가 불법거래는 아니지만 3개월 사이에 30만불 가치 상승은 의심스러울 수 있다면서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또한 이번에 공개된 AHS 문건에 따르면 고관절 수술의 경우 영리의료기관의 수술비용이 공공의료의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Alberta Surgical Group(이하 ASG)은 고관절 수술의 경우 수술 건당 8,300달러를 주정부에 청구하는데 이는 공공의료기관의 건당 4,000달러를 두배 이상 상회하는 액수다. 또 다른 민간의료기관의 경우 건당 3,600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액수를 청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SG는 2024년1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6개월 계약 연장이 된다면 고관절, 무릎, 어깨 수술비용을 약간 낮추겠다고 제안했으나 여전히 AHS 내부 비용보다 상당히 높았다. 멘첼로풀로스 전 CEO는 지난 10월 말 사임한 마샬 스미스 주 수상 비서실장이 ASG와 계약을 연장하라고 지속적으로 압력을 넣었다고 말한 바 있다. MHCare Medical의 CEO 샘 므레이쉬는 레드 디어와 레스브리지에 있는 ASG 지분을 각각 25% 소유하고 있다. 주정부 고위공무원들이 AHS에 압력을 넣어 특정업체 밀어주기를 했다면 이는 부정부패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감사원의 정밀감사 외에 독립된 조사기관의 조사와 경찰 수사를 통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
스미스 주 수상은 2013년 야당 당대표로 재직할 때 레드포드 주 수상 비리를 파헤치고 비난하던 기백을 살려 AHS에서 시작된 부정부패 의혹을 말끔히 정리하고 정치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좌고우면 하지 말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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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25-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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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25-02-28 1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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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대체 수술: 공공의료 4,044달러. ASG 8,303 달러, Clearpoint health 3,622 달러
어깨 대체 수술: 공공의료 4,833 달러, ASG 11,243 달러, Clearpoint health 3,875 달러
무릎 대체 수술: 공공의료 4,306 달러, ASG 8,510 달러, Clearpoint health 3,276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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